[CHECK 책] 별빛과 데이터로 풀어낸 인류의 우주 탐구 이야기
지웅배 지음 《우리는 모두 천문학자로 태어난다》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세종대학교(총장 엄종화) 자유전공학부 지웅배 교수가 밤하늘을 올려다 보며 우주의 비밀에 다가선 인류의 역사를 담은 신간 《우리는 모두 천문학자로 태어난다》를 출간했다.
책은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쉬지 않고 밤하늘의 별을 세는 사업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루 종일 별만 세는 사업가의 모습에서 오늘날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는 현대 천문학자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류가 우주의 어떤 비밀을 밝혀왔는지를 따뜻한 말투로 전해준다.
책은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면서 얻게 된 가장 위대한 혜택이 별을 볼 수 있는 존재가 된 것이라 말한다. 흔히 인간은 직립보행을 통해 두 손이 자유로워지면서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인류 역사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런데 천문학자의 관점에서 직립보행은 조금 다르게 보인다. 인간은 두 발로 서게 되면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게 되었다. 직립보행을 통해 비로소 우주를 인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어쩌면 밤하늘을 바라보는 행위는 인간에게 타고난 속성이자 기나긴 역사 속 탐구의 시작이었을지 모른다. 과일이 언제 익고 떨어지는지, 맹수가 언제 찾아오는지, 강물이 언제 범람하는지를 알기 위해 인류는 오래전부터 하늘을 올려다봤기 때문이다. 천문학은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탐구심과 호기심에서 탄생했고, 인공지능과 컴퓨터가 천문학자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 지금도 우리 모두에게는 천문학자의 성정이 내재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은 왜 밤하늘을 올려다 볼까? 캄캄한 밤하늘에는 도대체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우리는 모두 천문학자로 태어난다》는 그 오래된 질문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하늘을 보는 행위가 단순한 과학적 탐구를 넘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근원적 행위라고 말한다. 유리건판에 찍힌 별을 세던 여성 천문학자들의 이야기부터, 수십 엑사바이트 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오늘날의 ‘인공지능 천문학’ 이야기까지 천문학의 패러다임이 전환된 역사적 순간들이 담겨 있다. 한편, 아직도 밝혀내지 못한 우주의 비밀과 천문학의 한계도 담겨 있다. 그리고 천문학이야말로 인간을 겸손하게 만들어 주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아는 것이 아닌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마음, 그것이 천문학자의 마음이라고 말한다.
작년 국립극단의 ‘사일런트 스카이’ 연극 무대에서 여성 천문학자 헨리에타 리빗의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되었던 배우 안은진을 비롯해, 가장 사랑받는 과학 유튜브 채널 중 하나인 ‘과학을 보다’에 함께 출연하고 있는 성균관대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 MC 정영진도 지 교수의 신간에 추천사를 더했다.
‘우주와 사랑에 빠진 천문학자’ 지웅배 교수는 구독자 수 26만 명, 누적 조회 수 4천만 뷰의 ‘우주먼지의 현자타임즈’를 운영하며 대중에게 널리 우주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는 과학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또한 구독자 2백 만이 넘는 채널 보다의 ‘과학을 보다’에도 고정 출연하며 다양한 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오아시스/2만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