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문대학 기획평가관리자협의회 공식 출범… “전문대 기획·평가 새 역사 연다”

“기획은 나침판, 평가는 기준점”… 교육계 전문가들 기획·평가 기능 강조 전문대학 4주기 기관평가인증 변화 공유… 허위자료 제출 대학 제재 고려 교육부 대학규제혁신추진단 “기관평가인증 공정·객관 평가에 협조 요청” 초대 회장에 김민영 한양여대 기획처 IR센터 팀장… “상생 플랫폼 만들 것”

2025-11-21     윤채빈 기자
한국전문대학 기획평가관리자협의회 관계자들이 20일 여수 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년 한국전문대학 기획평가관리자 협의회 직무연수 및 창립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윤채빈 기자)

[한국대학신문 윤채빈 기자] “우리는 이제 전문대학 기획·평가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준비가 됐다. 2025년 한국전문대학 기획평가관리자협의회 창립총회의 개회를 선언한다.”

오장원 한국전문대학 기획평가관리자협의회 추진위원장의 선언과 함께 전문대학 기획·평가 관리자들의 첫 공식 협의체가 닻을 올렸다.

오장원 협의회 추진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윤채빈 기자)

한국전문대학 기획평가관리자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0일 여수 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년 한국전문대학 기획평가관리자 협의회 직무연수 및 창립총회’에서 공식 출범했다. 현장에는 협의회 추진위원단을 비롯해 김영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회장, 최준영 한국고등직업교육평가원(이하 평가원) 원장 등 교육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오장원 추진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전문대학 기획·평가 관리의 중요성과 협의체 출범의 의미를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전문대학은 각종 평가·인증을 통해 교육과정 혁신, 행정 선진화, 재정 집행의 투명성을 높여 왔다”며 “최근에는 산업정책 전환 흐름을 신속히 반영하는 교육 거점으로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기획은 대학의 나침판, 평가는 기준점으로서 그 역할이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며 “협의회가 실사고시의 정신 아래 데이터와 근거 기반의 정책 대응 역량을 강화해 기획·평가 행정의 위상을 높여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영도 전문대교협 회장은 축사에서 기획·평가 기능의 전략적 중요성을 짚었다. 김 회장은 “기획과 평가는 대학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축”이라며 “대학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기획이 필요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평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 격물치지의 자세로 변화하는 사회를 통찰해 전문대학 정책을 지속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협의회가 정책 연구와 우수사례 공유의 지혜 플랫폼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전문대교협도 협의회의 안정 정착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최준영 한국고등직업교육평가원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윤채빈 기자)

■ ‘전문대학 4주기 기관평가인증’ 주요 변화 = 이어 각계 전문가들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최준영 평가원장은 3주기와 달라진 4주기 기관평가인증 운영 방향을 설명했다. 우선 평가 기준 명칭이 바뀌는데, 3주기에서 사용한 ‘보완’은 4주기부터 ‘조건부충족’으로 변경된다. 정량·정성 평가 방식도 분리된다. 기존에는 정량 미흡 시 일부를 정성평가로 보완했지만, 4주기에서는 정량 지표는 정량대로만 평가한다. 다만 정량 지표는 충족 기준의 90%까지 조건부충족으로 인정된다.

서면평가 절차도 강화된다. 대학은 서면평가 단계에서 모든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부족한 부분은 현장에서 재확인한다. 이에 따라 서면평가 기간은 하루 늘고, 현장 확인은 1박 2일로 단축된다.

최 원장은 허위자료 제출에 대한 제재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에는 시정조치 또는 인증취소가 전부였으나, 심사진행 단계별로 페널티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심사진행 전에는 총장 명의 확인서 제출 의무화, 자료 제출 일체 파일화로 사전 변경 차단 등을 적용한다. 심사진행 종료 후에는 허위의 중대성에 따라 인증취소와 신청제한 조치를 부과한다. 중대한 허위자료는 인증취소+차회 신청 제한, 반복적 허위자료는 인증취소+차회·차차회 신청 제한이 이뤄진다. 

최 원장은 “일부 대학의 반복적 허위자료 제출 문제가 지속되며 강력한 페널티 요구가 많다”며 “협의회가 만들어진 것도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 대학 간 우수사례를 공유하며 함께 발전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협의체를 통해 잘한 사례는 적극 벤치마킹하며 상생 발전하는 문화가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전문대학 기관평가인증, 공정하고 객관적 평가로 자리 잡길”  = 권경욱 교육부 대학규제혁신추진단 주무관은 기관평가인증 실무 과정에서의 애로사항을 공유하며, 전문대학 관계자들에게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참여를 당부했다.

권경욱 주무관은 “기관 평가 인증에서 보는 각 기준들이 대학 교육의 발전을 위해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함으로써 또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구조라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정부 대학 평가를 담당하고 최근 기관 평가 인증을 통해서도 느끼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보고서를 부정하게 작성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한 사례가 언론을 통해 드러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부정행위가 평가 이후 적발돼 점수 정정 등으로 통과했던 대학이 탈락으로 바뀌는 사례를 여러 차례 봤다”며 “평가 부담이 크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도 부당한 방식의 평가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학 관계자들에게 실무적 당부도 전했다. 권 주무관은 “평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전자문서 시스템을 도입해 행정 효율을 높여달라”며, “평가기준과 절차는 고등직업교육평가원이 담당하므로 관련 문의와 자료 제출은 평가원으로 일원화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협의회에서 좋은 의견을 제시해준다면 교육부도 함께 고민하고 지원하겠다. 전문대학 기관평가인증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춘 공신력 있는 평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민영 한양여대 기획처 IR센터 팀장이 한국전문대학 기획평가관리자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사진=윤채빈 기자)

이날 협의회 출범과 함께 초대 회장도 선출됐다. 회장에는 김민영 한양여대 기획처 IR센터 팀장이 취임했다. 김 회장은 “협의회가 앞으로 기획과 평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상생의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전문대학의 목소리를 모아 유관기관에 전달하고,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