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 없인 대학 생존 어려워”… 연구·교육·행정 전 분야 AI 혁신 필요
남기석 한국외대 경영대학원장, ‘대학의 AI 활용 필요성’ 주제발표 ‘AI 리서치 허브’ 구축, ‘학습 설계자’로 전환 등 연구·교육·행정 분야별 방향 제시 “AI 전환, 세계 대학 평가 우위 점하는 핵심 요소 될 것”… 과감한 AI 혁신 당부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온라인 지식 플랫폼의 확장과 채용시장의 변화, AI에 의한 단순 업무 대체 등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달로 인한 변화로 대학이 위기에 닥친 가운데, 이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연구, 교육, 행정 전반에 걸쳐 AI 활용을 통한 과감한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남기석 한국외국어대학교(한국외대) 경영대학원장 겸 경영대학장은 21일 더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제34회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남 원장은 이날 ‘대학을 둘러싼 외부 환경 변화와 대응 전략’ 세션에서 ‘대학의 AI 활용 필요성’을 주제발제를 통해 AI의 발달로 인한 대학의 근본적인 위기를 진단하고 연구, 교육, 행정 분야별로 어떻게 AI를 활용하면 좋을지 제시했다.
우선 남 원장은 현재 대학의 위기가 단순한 학생 수 감소를 넘어선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플랫폼이 지식습득 기회를 확장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정보를 제공하면서 기존의 전공 지식 전달 방식의 유효기간이 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채용시장에서는 학벌 중심에서 창의적,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인재 선호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특히 신입사원 수준의 단순 업무는 AI로 대체되고, 궁극적으로 AI 활용 능숙자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학이 AI 활용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생존과 글로벌 경쟁력 모두에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남 원장은 대학 차원의 ‘AI 리서치 허브’ 구축해 연구 분야의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연구 시간 단축 △말로만 그치지 않는 교수자 간 융합연구 촉진 △대형 국책사업 수주율 제고 등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교수자의 역할 변화와 평가 체계 전면 재설계가 핵심이라고 꼽았다. 교수자가 단순한 지식 전달자를 넘어 학생들에게 AI 활용을 지도하고 비판적 사고를 촉진하는 ‘학습 설계자’로 전환해야 한다 이유다.
특히 남 원장은 “AI 탐지 도구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넘어서는 진정한 학습 성과 평가가 필요하다”며 “AI를 활용해 면접 보듯 테스트하는 방식을 도입하면 학습평가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구술시험, 실습, 팀프로젝트 등 학업진정성 평가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 분야에서는 AI 사무 자동화를 통해 교직원의 단순 반복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대학 운영 비용 절감 및 생산성 증대를 이룰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입시, 등록, 장학, 상담 등 학생 데이터를 통합 분석을 통한 전략적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구축도 제안했다. 이를 활용하면 중도 이탈 가능성이 높은 학생을 조기에 식별 가능하고, 맞춤형 지원 제공, AI 기반 예산 편성 및 자원 배분 최적화 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남 원장은 “이러한 AI 전환은 QS, THE와 같은 세계 대학 평가에서 우위를 점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AI를 통한 연구의 질 향상, 혁신적인 교육 및 행정 시스템 구축이 대학의 혁신성과 평판 지표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AI 활용 능력은 듣고 아는 것만으로 숙련될 수 없다. 구성원이 직접 AI를 체험하고 체계적으로 활용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캠퍼스 문화와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면서 “AI는 대학의 경쟁력을 초격차로 끌어올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총장님들이 과감한 AI 혁신을 이끌어 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