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통신대 제9대 총장 선거 임박… 후보 3인, 마지막 합동연설서 핵심 공약 공개
26일 방송대 제9대 총장 선출 앞두고 마지막 합동연설회… 후보 3인 10분씩 정견 발표 기호 1번 김옥태 “온라인 강의·지역 대학 시스템 등 방송대 강점 살려 재정 약화 반전” 기호 2번 유범상 “교육 인프라 강화·연구비 증액·공정 인사… 구성원과 만드는 ‘따뜻한 변화’” 기호 3번 김종오 “원격·고등·평생·공공 4대 정체성 강화… 국고·등록금·기금 통한 재정 안정”
[한국대학신문 윤채빈 기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가 제9대 총장 선거를 앞두고 24일 교내 열린관에서 ‘총장임용후보자선거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연설회에는 기호 1번 김옥태(미디어영상학과 교수), 기호 2번 유범상(사회복지학과 교수), 기호 3번 김종오(경영학과 교수) 후보가 참석해 10분씩 정견을 발표했다.
■ 김옥태 후보 “K-고등평생교육 플랫폼·지역대학 특화로 방송대 정체성 재정립” = 기호 1번 김옥태 후보는 재정 약화에 직면한 방송대가 ‘최고 수준의 온라인 강의’와 ‘전국 단위 지역대학 시스템’이라는 고유 강점을 기반으로 반전을 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대는 다른 국립대와 달리 재학생 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여서 재정 수입이 급락하고 있다”며 “이를 돌파하려면 방송대의 정체성인 온라인 교육 역량과 지역대학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법으로 ‘한국형 고등평생교육 플랫폼’을 제안했다. 이 플랫폼은 AI 기반 맞춤 학습 추천, 학사행정 간소화, 문제은행 기반 재택시험 등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또 ‘한국식 줌’을 도입해 콘텐츠 보안을 강화하고, EBS 콘텐츠 출판부에 분산된 방송대 자료를 통합 관리해 교육 접근성·수익 구조 개선을 동시에 이끌 수 있다고 했다. 후보는 “이 네트워크가 자리 잡으면 학생 수에만 의존하지 않는 재정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대안으로는 ‘학과별 지역 특화 교육’을 내세웠다. 후보는 “학과별로 진행해오던 지역대학 교육 활동을 복원하고, 지역대학에 자체 예산을 부여해 지역 학장이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하겠다”며 “이 모델이 정착되면 지역을 살리는 변화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분이 방송대는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방송대 법 개정 때도 100% 찬성으로 통과된 것은 아니었다”며 “구성원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지만, 우리는 변화의 DNA를 가진 대학”이라며 “그 변화의 출발점을 이번 주 수요일, 김옥태에게 맡겨달라”고 했다.
■ 유범상 후보 “AI·디지털로 배움을 확장해 지역과 세계로 나아가는 방송대” = 기호 2번 유범상 후보는 방송대가 학생 수 감소와 위상 약화라는 현실을 마주한 만큼, 사회가 필요로 하는 대학으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지금의 교육환경은 50년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며 “방송대는 AI·디지털 기술로 학습의 경계를 넓히고, 평생 경력 개발을 지원하는 대학으로 거듭나 지역과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효율만 따지는 ‘차가운 변화’가 아니라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따뜻한 변화’, 시스템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과정을 만들어가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후보는 학생·교수·직원·조교 등 구성원별로 세분화한 공약을 제시했다. 학생 공약으로는 △입학 전 ‘나의 길 찾기’ 포털을 통한 적성·장학금·전공·자격증 정보 제공 △‘경력 나루(KNOU)’ 시스템을 통한 실습~취업 연계 지원 △해외 봉사 학점 연계 프로그램 신설 등을 내놓았다. 교수 공약으로는 △교육·연구비 증액 △교내 연구 기간 6개월~3년 다양화 △연구 기자재·비품 자율 구매 등을 제시했다. 직원·조교를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시스템 △자기계발 지원 확대 △실습 전담 조교제 도입 등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그는 이러한 공약을 바탕으로 방송대를 ‘AI 기본교육 대표 기관’이자 ‘지역사회의 진정한 거점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모든 변화는 탄탄한 재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등록금 현실화, 국립대 유성 사업 확대, 글로벌 학생 유치, 콘텐츠 수익 다변화 등으로 재원 확보 전략을 실행해 임기 내 방송대 재정 2천억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후보는 고용노동부·법무부·교육부 위원 활동과 서울·경기·인천 등 지방자치단체 정책 개발 경험을 언급하며 “정부 사업을 확보하는 법, 지자체와 협력하는 법을 알고 있다. 무엇보다 사람들을 설득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했다”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지시가 아닌 동행으로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김종오 후보 “AI 전환기, 지금이 방송대의 열린 기회… 검증된 실력으로 완성” = 기호 3번 김종오 후보는 방송대 부총장으로 재직하며 예산·행정 전반과 교수·직원·조교들의 업무 현실, 학생들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왔다고 했다. 그는 “현장 소통의 시간을 거치며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분명히 알게 됐다”며 “부총장으로서 정보·예산·데이터·행정을 직접 챙기며 성과를 낸 만큼, 검증된 실력을 총장 자리에서 더 크게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대한민국이 AI 기본사회, 디지털 대전환, 평생학습 체계 개편이라는 큰 흐름을 맞이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방송대의 열린 기회”라고 강조했다. 전국 13개 지역대학, 공공대학이라는 법적 지위, 50년 넘게 축적된 지식 콘텐츠와 학습 데이터가 AI 시대의 강력한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후보는 방송대 4대 정체성인 ‘원격·고등·평생·공공’을 미래 경쟁력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을 제시했다. “원격은 AI 기반 스마트교육으로, 고등은 품격 있는 연구 생태계로, 평생은 전 세대를 위한 학습 플랫폼으로, 공공은 국가대표 지식 인프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네 가지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선 재정과 사람이 핵심 기반”이라며 재정 구조 개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방송대 재정의 세 축을 △국고지원 △등록금 △발전기금으로 규정하며 “국고지원 비율은 다른 국립대에 비해 턱없이 낮다. 국립대 평균 수준까지 반드시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AI 기반 정보화 사업 등 대규모 혁신은 국고 없이 불가능한 만큼, 정부 예산 구조와 설득 방식을 잘 아는 제가 직접 뛰겠다”고도 했다. 등록금에 대해서는 “교육 품질과 대학의 자긍심을 지키기 위해 등록금 현실화 논의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며 “교육부와의 협상은 제가 책임지고 해내겠다”고 말했다. 발전기금에 대해선 “미래 세대를 위한 유산”이라며 “현재 350억 원 수준에 머물고 있는 기금을 대폭 확충해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든든한 안심펀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공약도 꼼꼼히 살펴봤다”며 “당선되면 두 후보를 직접 찾아뵙고 그 뜻을 하나로 모아 ‘원팀 방송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방송대에서 24년간 교육·연구·행정 현장을 지켜온 그는 “안으로는 혁신을, 밖으로는 기회 창출을 이끄는 총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 18일과 20일 1·2차 공개토론회에 이어 진행된 연설회는 제9대 총장 선거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일정이다. 선거는 26일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