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원 '지역 밀착,특화'로 승부

전문대교협 세미나서 개선방안 모색

2010-05-28     김기중
전문대학이 평생교육원에 대한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대학의 장점인 ‘특성화’와 ‘지역 밀착’이 핵심이다. 이를 토대로 독창적 프로그램을 만들고 수익을 내는 동시에 대학 이미지도 올리자는 것. 전문대교협은 이에 따라 지난 27~28일 충남에서 세미나를 열고, 평생교육원 발전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07년 발간한 <평생교육통계자료집>에 의하면 현재 전국적으로 평생교육기관은 총 11만5000여 개에 달한다. 전문대학은 현재 145개 대학에서 125개 교육원을 운영 중이다. 강좌 수는 3825개, 수강인원은 17만6056명에 달한다. 그렇지만, 대부분 강좌가 교양 또는 예체능 교육에 치우쳐 있으며, 직업교육 역시 단순 기술이나 단편적 지식 습득 차원에 불과하다는 데에는 대부분의 전문대학이 동의하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교양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대학에서는 평생교육원이 본래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마련이다. 특성화된 프로그램이 없고 백화점식 교양에 치우치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지의상 전국전문대학평생교육원협의회장(안산공과대학 사회교육원장)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대학의 질 높은 교육적 가치를 사회와 공유해 지역 전체의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해야 할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이 대부분 대학의 홍보 기구로 활용되고 있으며, 영리 추구의 수익사업 일환으로 수강생 모집에만 혈안이 돼 교육장사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 회장은 전문대학의 역할에 대해 “전문대학은 사회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공급하는 데 존립 근거가 있다”며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기관으로서 학습자의 수요와 요구를 분석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해 주길 주문했다.

백은순 평생교육진흥원 평생교육정책본부장은 “소외계층에 대한 수업료 감면, 무료강좌 개설 등 일부 서비스 제공에도 불구하고 학습비 부담으로 인해 대학부설 평생교육원 수강이 곤란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교양 과목은 10만~20만원, 예체능 과목은 20만~40만원, 자격증 등 평가인정과목은 20만~70만원 정도다. 대학별·과목별·학력 인정 여부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나 대학의 노력으로 수강생에게 좀 더 혜택을 줘야 한다는 것.

아울러 지자체·산업체와 구조적 연계 부족도 문제로 거론했다. 백 본부장은 “지역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지자체+대학 파트너십’ 형태의 연계구조가 필요한데, 소수 대학만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기존의 지역산업체가 원하는 교육과정과 현재 개설 프로그램 간의 간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문대학 평생교육원이 부설로 운영되면서 대학운영의 보조 기능만 수행하고 있는 점과, 그로 인해 주로 성인학습자 전담기능만 담당하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평생교육원의 대학 내 지위를 격상해 프로그램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백 본부장은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낮은 수준의 교양 위주 교육프로그램이나 프로그램 중복, 영리목적의 프로그램을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재금 교과부 평생학습정책과장은 “성인 재직자에 친화적 학사제도 운영, 산업계 수요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대학 교원과 산학협력단 등의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산업계가 전문대학을 포함한 직업교육 과정의 편성·운영, 질 관리에 참여하기 위해 산업별 협의체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 과장은 이에 대해 “전반적으로 인력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체는 직업교육 분야의 인력양성에 참여 유인이 부족하고, 중소기업은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산업계가 교육부문에 수요를 전달할 수 있도록 산업별 협의체를 운영·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재정 지원을 통해 교육훈련 프로그램 개발 및 재직자 훈련운영 등으로 질적 성장을 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평생교육원 개선의 성공 사례들이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동아방송예술대학 평생교육원의 평생학습중심 대학은 ‘지역과 함께하는 평생교육’을 내걸고 대학의 장점인 방송을 활용해 성공한 사례. 당초 재학생 영어 보충학습을 위해 설립한 평생교육원이었지만, 타깃을 다시 정하고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 교육 설비를 활용했다. ‘안성마춤 농산물 영상마케팅과정’과 ‘소호창업마케팅제작과정’을 개설하고, 1개 반에 1명의 전임교원 지도교수와 학습도우미를 배정했다. 기본 제작기술 교육과 동시에 팀별 과제를 수행토록 했다. 3명을 기본으로 팀을 구성하고, 팀별로 기획한 작품을 스스로 제작토록 지도했으며, 각 단계에서는 학습도우미가 꼼꼼히 챙겼다. 그 결과 ‘유별난 하루’ 외 30개 작품을 만들었으며,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푸른농촌 가꾸기에서 사례발표도 하는 등 성공을 거뒀다.

한림성심대학 평생교육원은 지난 2006년 개관한 후 2007년 프로그램을 개선해 성공한 사례다. 특히 지역특성화 과정 중 입문 수준에 해당하는 ‘바리스타 과정’을 심화과정인 ‘라떼아트&카페 메뉴 로스팅 과정’으로 바꾼 게 효과를 봤다. 특히 춘천시와 에티오피타의 자매결연을 통해 에티오피아 커피테마파크를 설립하면서 지원자가 몰렸다. 그 결과, 2007년 수입은 2006년에 비해 44.4배나 증가했으며, 현재까지 계속 지원자가 몰리면서 수익이 올라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