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주재 미 프린스턴대 분교, 교재 놓고 중국 대학 당국과 잡음

2000-05-19     조용래
베이징대가 최근 이 대학에서 개최될 여름 어학 강좌프로그램의 교재 내용을 놓고 주관 대학인 프린스턴대에 수정을 요구해 잡음이 일고 있다.

교재 내용 중 일부가 중국의 정치·사회적 현실에 부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이 이유.

지난 8년간 베이징대는 프린스턴대의 여름 어학 강좌프로그램 교재내용 일부에 대한 수정 요구를 해왔으나 이번에는 전반적인 수정을 요구하고 있어 그 배경이 의심스럽다는 것이 프린스턴대의 입장이다.

실제로 교재 내용 수정에는 최근 『인민일보』에 실린 '언어학 교재를 통한 미국 사상의 중국 침투'라는 칼럼이 크게 작용했다고 미 고등교육 전문지 『크로니클』은 전했다.

이 칼럼은 전 프린스턴대 교재 제작 담당이었던 치화 교수가 쓴 것으로 약14개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의 교재내용을 비판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특히 이번 교재의 내용 중 "왜 중국인 운전자는 보행자에 양보하지 않는가"와 "앞으로 활성화될 이메일을 통해 사실상 중국의 언론 자유가 도래할 전망"에 관한 것 등 정치적 문제와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킨 것이 중국 당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

베이징대 해외교육학장인 천푸는 "만약 교재가 담고 있는 내용이 중국 인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이라면 그것은 교재로서 부적절하다"며 "이번 수정 요구안은 전적으로 이 같은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베이징대의 내부보다는 외부 검열기관을 통해 이 같은 수정안이 나왔을 것이라며 최근 있었던 중국 인기여류작가가 받은 공안의 +검열을 예로 들었다. 그녀의 소설은 판금 조치됐다.

문제의 이번 여름 어학강좌 프로그램은 오는 6월 23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미 프린스턴대, 하버드대, 예일대 등에서 온 1백20명의 미국인들도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