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IB의 요람’ 대구시, IB 회장단과 함께 미래교육 발전방향 모색
올리 페카 헤이노넨 회장, IB 도입한 대구 초‧중‧고 성과 확인 및 워크숍 참석
IB 교육 정착 앞장선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이번 포럼 통해 결과 증명

지난 16일 ‘대구 IB 교육 발전 방향과 공교육 혁신 워크숍’에 참석한 헤이노넨 IB 회장이 참가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 16일 ‘대구 IB 교육 발전 방향과 공교육 혁신 워크숍’에 참석한 헤이노넨 IB 회장이 참가자의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지원 환경이다. IB의 진입장벽을 낮춰 소수만의 교육이라는 인식을 탈피하겠다.”

대구광역시교육청의 초대로 대구에 방문한 올리 페카 헤이노넨(Olli Pekka Heinonen) 국제 바칼로레아(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 회장은 한국대학신문사를 비롯한 대구 지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IB 도입 확대를 위한 선결 과제와 이번 포럼 목적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 16일 대구에서는 국내 바칼로레아 도입의 성과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열렸다. IB를 도입한 대구 초‧중‧고등학교 관계자들이 모여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IB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자 마련된 이번 포럼은 헤이노넨 IB 회장을 비롯한 IB 본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오전 대구에 도착한 IB 회장단은 강은희 대구시교육감과 함께 대구외국어고등학교에서 직접 수업 진행 모습을 참관했다. 이후 강당에서 IB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독려하고 교육과정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IB는 스위스의 비영리 교육재단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에서 연구·개발한 국제 인증학교 교육 프로그램이다. IB는 객관식 평가가 아닌 서술형 위주의 교육과 자기주도적 학습으로 학생들의 학업역량, 비판적 사고, 창의성 등을 기르는 데 목표를 둔다.

IB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PYP(Primary Years Programme) △중학교 MYP(Middle Years Programme) △고등학교 DP(Diploma Programme) 등으로 나뉘며, 대구시교육청은 현재 대구지역의 27개 초·중·고등학교(IB 월드스쿨 10개, IB 후보학교 15개, IB 관심학교 2개교)에서 IB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강 교육감은 지난 2018년 대구에 IB 교육을 정착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선거에서 당선된 바 있다. 이후 대구 각급 학교에 IB 도입을 시작해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교가 IB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왼쪽)과 헤이노넨 IB 회장이 대구외고에서 IB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대구시교육청 제공)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왼쪽)과 헤이노넨 IB 회장이 대구외고에서 IB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대구시교육청 제공)

이후 대구 호텔수성으로 자리를 옮긴 IB 회장단과 대구시 교육 관계자들은 IB 교육 한국어 번역, 지속가능한 교육발전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는 앞선 내용에 대한 심층적인 답변을 내놓고 앞으로의 국내 IB 교육 계획을 설명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헤이노넨 회장과 IB 관계자는 ‘대구 IB 교육 발전 방향과 공교육 혁신 워크숍’에 참석했다. 이번 워크숍은 대구에서 IB 교육을 효과적으로 도입한 우수 사례 학교들의 발표 위주로 구성됐다.

먼저 IB 월드스쿨로 인정받은 대구 삼영초등학교의 이옥정 교장이 ‘IB PYP’ 우수사례로 발표에 나섰다. 이옥정 교장은 “교사 주도적 협의 문화가 정착돼 IB 개념기반 탐구학습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며 성과를 발표했다.

중학교 IB 교육단계인 ‘MYP’를 잘 도입한 학교로는 대구중앙중학교에서 정성윤 교장이 사례를 소개했다. 정 교장은 “역량중심 교육과정을 통해 사용자 경험성이 배가되고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행위 주체성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같은 효과는 학생들이 평생학습자로서의 면모를 다져 미래사회의 문제해결능력까지 이어질 수 있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고등학교 중에서는 앞서 소개된 대구외고에 이어 포산고등학교가 ‘IB DP’ 과정의 우수 학교로 선정됐다. 포산고는 절반의 교원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IB 워크숍을 이수해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정광재 포산고 교감은 “DP 과정에서는 에세이, 소논문 등 다양한 글쓰기 수업으로 학습자 본인의 지식을 재구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며 “각자 작성한 과제에 대해 학우들과 교사들이 빠른 피드백을 내려줘 학생들의 학습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포산고 역사 교사 A씨는 “원래 교사로서의 목표는 단순히 아이들의 역사 성적을 높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IB 교육을 맡으면서 목표가 바뀌었다”며 “학생들이 진정한 역사 평생학습자가 되도록 돕고 싶다.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역사 지식이 필요할 때가 많을 텐데 그럴 때 학습할 동기와 역량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6일 ‘대구 IB 교육 발전 방향과 공교육 혁신 워크숍’에 참석한 정성윤 대구중앙중학교 교장이 학교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 16일 ‘대구 IB 교육 발전 방향과 공교육 혁신 워크숍’에 참석한 정성윤 대구중앙중학교 교장이 학교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구시교육청 제공)

각급 학교의 발표가 끝난 후에는 IB 교육을 담당하는 교원들의 질문이 회장단에게 쇄도했다. 질문들에 대해 헤이노넨 회장은 IB 교육의 시스템적인 측면에서부터 교육 외 부분에서의 조언까지 정성들여 답했다.

먼저 IB 프로그램이 한국에서 어떤 어려움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지원책이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헤이노넨 회장은 “어느 나라, 도시든지 IB를 도입하면서 겪었던 혹은 겪고 있는 문제들이 있다. 바로 첫 번째 단계인 IB 교육에 숙련된 교사를 모집하는 것과 현지 대학의 인지도와 입학문제 해결이다”며 “IB 본부에서는 한국 국가기관과  IB 아시아태평양본부와 연계해 인력 확충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사례들이 있으니 성과로 보여주겠다”고 답했다.

다른 교사는 IB 교육에 학부모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할 지원 방안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헤이노넨 회장은 “학생의 성취도와 부모의 교육 관심도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큰 관심보다는 오늘 하루에 대한 관심, 어떤 것을 배웠는지 등 일상적인 관심으로도 학습역량 상승에 큰 도움이 된다”며 “해결할 사안이 아닌 공동체 안에 학교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보이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부모와 학교가 더 밀접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이번 포럼을 마치면서 “IB 회장단의 대구 방문을 통해 IB 본부와의 협력관계가 더욱 공고해졌다”며 “대구 IB 교육의 발전이 촉진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과 올리 페카 헤이노넨 IB 회장은 오찬 간담회에서 대구시 교육 관계자들과 IB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대구시교육청 제공)
지난 16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과 올리 페카 헤이노넨 IB 회장은 오찬 간담회에서 대구시 교육 관계자들과 IB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대구시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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