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너스 칼럼] HE is coming - 그린 뉴딜과 대학의 역할을 위한 제언
[아너스 칼럼] HE is coming - 그린 뉴딜과 대학의 역할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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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현 에너지신소재화학공학부 교수)
김기영
김기영 전 한국기술교육대 총장(현 에너지신소재화학공학부 교수)

“지구는 인류에게 끝없이 내주기만 하는 존재라고 믿어 버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는 언제나 불확실한 청구서가 따라온다는 진리를 간과했던 것이다. 현재의 기후변화는 그 청구서의 기한이 도래한 것과 다름없다. 이 새로운 세상의 현실에 어떻게 적응하는가에 따라 생물종으로서 인류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글로벌 그린 뉴딜》 제레미 러프킨)

올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류 모두가 눈에 띄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우리 눈에 잘 띄지 않는 더 큰 위협이 우리에게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바로 지구온도 상승이다.

지구 온도 상승으로 인한 ‘기후 변화’는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세계경제포럼의 ‘2020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서도 ‘기후변화 대처에의 실패’가 충격이 가장 큰 항목으로 지목되고 있다. 스웨덴의 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TIME>지의 ‘2019년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고,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올해 봄에 정부의 기후변화 행동을 촉구하는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지구 기후변화를 인류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는 여론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코로나19 등과 같은 전염병도 자연 파괴로 인한 지구 기후변화가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국제사회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에서의 ‘기후변화협약’을 시작으로, 1997년 12월의 ‘교토의정서’ 그리고 2015년 12월 '파리협정'을 채택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다. '파리협정'은 지구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하기 위한 국제적인 약속이다. 지구온도가 2℃ 더 오르면, 그린랜드 빙하가 모두 녹아 바닷가 지역은 물에 잠기게 되고 이산화탄소는 바다에 흡수돼 바다 생물이 사라진다고 한다.

지구온도 상승의 원인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다. 온실가스 중에서도 이산화탄소가 주 감축대상이 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원인은 석유,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의 사용이다. 세계기상기구에 의하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화 이전에는 200ppm 전후였으나, 2018년에는 407ppm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세계 7위 온실가스 배출국가 오명, 고속경제 성장의 그늘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다. 작년 말 발표된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2020’ 보고서에서 전체 61개국 가운데 58위로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소비 감축 노력 모두 ‘매우 미흡’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국민 총생산(GDP)이 늘어나면 에너지 소비량도 증가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최근 선진국에서는 GDP와 에너지소비의 디커플링이 시작됐고, 에너지소비 감소와 에너지 효율 향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도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집약적 산업 위주로 고속경제 성장을 했다. 따라서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소비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비용도 부담하면서 온실가스를 과감하게 줄이지 못하면,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나라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경제도 어려워지면서 대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나온 대책이 ‘한국판 뉴딜’로, 핵심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다.

그린 뉴딜 에너지 전환의 주역은 수소
그린 뉴딜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여야 한다. 감축 방안으로는 에너지 효율 증대, 배출탄소 처리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 등이 있다. 최대 효과 방안은 기존의 화석 에너지원을 비화석 에너지원으로 바꾸는 에너지 전환이다.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태양광과 풍력 등 자연에너지의 치명적 약점은 바람이나 햇빛이 항상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이 커질수록 전력의 변동성이 심해지므로 전력 송배전 그리드 운영의 유연성, 신속성, 효율성의 제고가 요구된다.

전력 변동성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수소가 등장한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로 만든 후 저장하는 것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을 이용, 수소를 생산하면 온실가스의 배출이 최소화되는 소위 ‘그린수소’의 제조가 가능하다. 특히 수소는 배터리에 비해 대규모로 장기간 저장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수소는 지금까지 비료의 원료와 석유정제 등 주로 공업원료로서 쓰여 왔다. 그러나 이제는 에너지로서 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미세먼지나 온실가스를 배출할 염려가 없고, 대량으로 존재하는 물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므로 향후 기대가 큰 청정 에너지 자원으로 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자연에너지와 연계해 그린 뉴딜에서 에너지 전환의 주역이 될 것이다.

그린 뉴딜 선도할 융합형 인재 양성 필요
그린 뉴딜에서 또 하나의 변화는 에너지 공급체계가 중앙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에너지 전환은 에너지-사회시스템의 전반적인 전환을 의미하는데 기술적·경제적 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변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즉 ‘주민 수용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는 소규모 분산형으로 다수의 지역에 설치되므로 설치 지역 주민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선결과제다. 독일은 협동조합을 통한 시민 참여 확대와 지방 정부의 역할로 주민의 지지를 이끌어 내면서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추세 때문에 분산발전소 설치 지역의 지자체, 지역주민, 시민단체 그리고 대학 등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지역의 대학은 기술 개발과 지역인재 양성 역할 외에도 개발 기술 적용 그리고 지역주민, 지자체, 시민단체 등의 협력체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린 뉴딜을 위해서는 이를 수행할 인재의 양성도 뒷받침돼야 한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능력이며 부문 간 연결과 협력이 중요하므로 그린 뉴딜 역시 ‘융합형 인재’를 필요로 한다. 그린 뉴딜에는 산업과 사회의 전환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므로 금융도 매우 중요하다. 기술과 금융을 아우를 수 있는 인재도 양성해야 한다.

화석연료 중심의 경제 체제에서 빨리 탈피하지 않으면 ‘미래의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탈탄소 사회’를 위한 기술, 금융, 사회 인식 등이 선진국에 비해 전반적으로 뒤쳐져 있다. 이를 빠르게 따라가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양성과 대국민 인식 제고가 선행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전국 100여 개 대학에 에너지공학과 등 관련 학과가 설치돼 있어서 신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 관련 강의·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기업, 지역 공동체와의 협력으로 새로운 산업의 인재 양성과 주민 공감대 형성에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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