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과 인성 두루 갖춘 공무원 양성 특화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 좋은 교육은 좋은 환경에서 시작된다. 이런 면에서 동양대는 좋은 교육을 위한 기반이 어느 대학보다 탄탄하다. 선비의 고장으로 유명한 경북 영주에 위치하고 있는 데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인근에 자리 잡고 있어서다.

선비정신과 소수서원 교육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동양대의 설립 이념은 캠퍼스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동양대 캠퍼스에는 소수서원과 같이 유달리 소나무가 많다. 단순한 조경수가 아닌 학문을 의미하는 학자수(學者樹)다. 옛 선비정신을 잇고자 하는 동양대의 의도가 담겼다. 현대의 공직자를 양성하는 동양대의 ‘공무원사관학교’ 브랜드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선비정신은 한국정신의 본질”이라며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마음으로 선비정신을 함양하며 오늘의 과학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인간형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동양대는 선비정신과 소수서원의 교육정신 계승을 설립 이념으로 한다.

■전통과 현대의 어울림이 만들어내는 인재= 동양대는 전통적인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인성은 물론, 전공분야의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현암정사’에서는 인성과 전통예절에 관련한 교육이 이뤄진다.
동양대에는 소수서원의 강학당(유생들이 모여 강의를 듣던 곳)을 본 따 지은 ‘현암정사’라는 전통 한옥 건물의 인성교육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인성과 전통예절에 관련된 교육과 강의를 진행한다. 학생들은 입실하면 먼저 신발 정돈부터 철저히 하고 바닥에 가부좌 틀듯이 앉아서 2시간 정도 강의를 듣는다. 인성과 예절 교육의 중요성을 몸으로 익히게 하기 위해서다.

인성교육의 토대 위에 특성화분야 전문가 양성이 뒤따른다. 동양대는 4년제 철도대학과 국방기술대학을 각각 2005년과 2006년에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철도대학에서 배출한 인재들은 한국철도공사를 비롯한 철도관련 기업체에 취업하는 비율이 높다. 국방기술대학에서는 전문적 기술사관생 양성을 목표로 군과 방위산업체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진화 중인 공무원사관학교, 다양한 공무원 양성= 동양대는 2004년 전국 4년제 대학 최초로 ‘공무원사관학교’를 표방해 주목받았다. 동양대는 단순히 공무원을 양성하는 기관이 아니라 지성과 인성을 겸비한 진정한 선비를 길러내는 브랜드로 발전시켰다.

동양대는 타 대학이 운영하는 고시원과는 달리 전체 학과를 대상으로 ‘공무원 양성’이라는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행정고시를 비롯한 경찰간부후보생, 7·9급 행정직, 기술직, 군무원, 철도공사까지 학생들의 다양한 분야의 공직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공무원사관학교가 개교 후 7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행정고시 등 총 150여명의 공무원을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공무원사관학교는 진화 중이다. 이미 공무원 양성으로는 최고로 꼽힐 정도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틈새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공무원 하면 흔히 떠올리는 일반직 공무원 외의 다양한 분야의 공무원·준공무원 직렬을 집중공략하며 학생들의 공직 진출에 팔을 걷어붙였다. 각종 고시와 경찰직, 다양한 전공 관련 공무원까지 여러 반으로 구성돼 있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동양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검증된 공무원사관학교 시스템을 전 학과 학생들의 취업지원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디자인계열 특성화로 이 분야 공무원 채용을 대비한 데 이어 올해는 정부의 복지공무원 증원 방침과 맞물려 사회복지학과를 활용한 공무원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2012학년도부터는 보건의료행정학과와 철도전기통신학과를 신설해 관련 분야 공무원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동양대 입학식은 집지 의식으로 진행된다.
■차별화된 인성교육, 입학식부터 다르다= 동양대의 입학식은 특별하다. 집지행사 때문이다. ‘집지(執贄)’란 제자가 스승을 처음으로 만날 때 ‘제자로 받아주십시오’라는 경의를 표하고 스승의 고마움에 답하는 예폐를 전달하는 의식이다. 학생대표가 집지, 즉 폐백을 총장에게 올린다. 예물로 육포와 지도편달을 부탁한다는 의미의 회초리를 함께 올리며, 총장은 답례로 배움에 열중하라는 뜻에서 지필묵을 준다.

매년 5월 셋째 주 월요일 성년의 날에는 전통 성년례가 치러진다. 학생들이 성인으로서 책임의식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최 총장은 “분홍색과 청색의 한복을 입은 학생들과 학과 교수들이 함께 차를 마시는 예식 속에서 절도 있으면서도 자유롭게 성인이 되는 과정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BOX] 감성이 묻어나는 캠퍼스로 변모

2012년 동양대 캠퍼스는 많은 변화를 맞았다. 우선 학교 매점을 리모델링해 학생들이 편안하게 쉬고 대화할 수 있는 ‘DYU Cafe’가 생겼다. 컴퓨터만 있어 용건이 있을 때만 찾는 기존 컴퓨터실의 모습에서 획기적 인테리어와 공간 재창출을 통해 쉼터형 자유PC실로 변신한 ‘樂School’이 캠퍼스 내 각 건물에 들어섰다.

또한 연극영화학과 학생들을 위해 최첨단 무대시설과 각종 조명시설을 구비한 131석 규모의 소극장 ‘동양극장’을 신설했다. 동양극장은 1930년대 당시 대한민국 최초의 연극전용극장인 동양극장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다. 동양대 관계자는 “훌륭한 배우와 연출가 탄생을 기원하며 지역의 연기에 꿈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장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HIP 운영으로 디지털 선비 양성”
김운회 비서홍보실장(경영관광학부 교수)

▲ 김운회 교수
동양대는 ‘디지털선비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선비’란 도덕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시민으로 선비정신과 장인정신을 계승‧발전하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인류문화 창달에 기여하는 글로벌 지도자를 뜻한다. ‘HIP(Humanity Improvement Program)’는 디지털선비 인증의 한 분야로 인성과 자기 계발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김운회 동양대 교수(비서홍보실장)는 HIP에 대해 “사제 간의 유대감과 친근감을 높여 학생들의 감성과 정서를 어루만지는 업그레이드된 인성교육”이라고 말한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개인별 밀착 면담과 지도를 진행해 대학생활 적응도를 높이고 인성교육과 진로 지도를 목적으로 한다.

개인별 밀착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각 학부(과) 신입생들을 해당학부(과) 교수에게 균등 배분한다. 보통 20명 내외의 학생을 한 명의 교수가 담당한다. △대학생활 안내 △성격검사 △진로검사 △개인별 상담 △인성교육(사회봉사·스포츠·등반·문화탐방) △진로지도(직장인 또는 졸업생의 성공스토리 소개·기업 견학 등) 등이 다양하게 이뤄진다. 김 교수는 “정해진 틀은 없고 담당 교수의 판단 하에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차원에서도 HIP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규 수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특정 요일과 시간을 정해 빈 강의실을 제공해 원활한 프로그램 진행을 돕는다. 교내 체육시설과 휴게 공간 도 활용할 수 있게 하며 담당 교수에게는 일정 액수의 학생 지도비도 지급한다.

학생들의 호응도 높다. 김 교수는 “신입생들이 처음에는 다소 어리둥절하게 여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즐기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무엇보다 교수와 학생 사이가 가까워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많은 대화들 속에서 나오는 학생들의 고충과 불만 사항들을 대학 본부에 건의, 개선하는 노력을 보이는 점도 학생들의 호응을 얻는 이유 중 하나다.

동양대는 HIP의 교육 대상을 신입생에서 전학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학년 단위로 운영되는 지도교수 체제와 충돌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전학년 HIP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선배가 멘토가 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이 간섭을 싫어하는 성향이 있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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