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대 전환 후 ‘여진’, 총학 단식농성 ·· 대학 "제도 동시운영 어렵다"

▲ 서울과학기술대 총학생회는 학교본부의 8학기제 등록금 책정 방식에 반발해 정문 앞 천막 총학생회를 마련하고 단식을 9일째 진행 중이다.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서울과학기술대가 올해 등록금을 1% 인하했지만 등록금 책정 방식을 놓고 총학생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되면서 등록금 책정을 학점제에서 학기제로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학 이승훈 총학생회장(건축시스템디자인 4)은 학점제 부활과 등록금심의위원회 재구성, 예결산안 공개의무화를 요구하며 8일째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19일 총학생회는 학기제로 운영할 경우 학생이 등록금을 과다납부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승훈 총학생회장은 “지난해 4학년 재학생 대상으로 8학기 수강학점을 조사한 결과 우리학교 재학생이 8학기에 듣는 학점은 평균 10점 미만이었다”며 “학기제로 운영하면 듣지도 않는 수업에 대한 수업료를 내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학기제는 4년제 대학이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로 모든 학생들이 학점에 상관없이 동일한 등록금을 내는 방식이다. 학생이 정해진 학점 내에서 자유롭게 강의를 듣고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한 학기 재학생 수에 따라 등록금을 산출할 수 있어 수입을 예측하기 쉽다.

반면 학점제는 수강학점에 따라 등록금을 납부하는 종량제 방식이다.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등록금 부담이 낮고 수강계획을 세우는 데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대학본부 입장에서는 한해 수입을 예측하기 어렵고, 수강취소를 할 경우 등록금을 환불해줘야 하므로 행정적 소모가 크다. 서울과기대는 지난해 일반대학 전환 전까지 학점제로 운영됐다.

총학생회는 8학기 중 7학기는 학기제로 등록금을 납부하고 마지막 8학기는 학점제로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졸업학점이 140학점으로 7학기만 다니면 졸업학점을 채울 수 있다”며 “8학기에 평균 10학점도 듣지 않는데 등록금을 전액 납부하라는 것은 학교가 등록금 인하로 줄어든 수입을 만회하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산업대 체제에서 일반대학 체제로 전환되며 발생한 '산고'”라며 “4년제 일반대학 중 학점제를 운영하는 대학은 없고, 두 제도를 함께 운영하는 것은 행정력 낭비”라고 못 박았다.

대학본부가 학기제 운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회는 28일 전체학생총회를 통해 요구를 관철 시킨다는 계획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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