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화선·장군의 아들 등의 영화세트도 구현

▲ 동서대 센텀캠퍼스에 마련된 임권택 영화박물관 내부.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거장’으로 불리는 영화감독 임권택을 조명하는 박물관이 국내 최초로 문을 연다.

19일 동서대는 부산 해운대 센텀캠퍼스에 임권택 영화박물관을 이달 28일 개관한다고 밝혔다. 센텀캠퍼스 2층에 100여 평 규모로 마련된 이 박물관은 196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끈질기게 ‘거듭나기’를 반복해왔던 임 감독의 영화인생을 ‘떠도는 삶’이라는 키워드 아래 6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이 중 5개 섹션을 포함하는 상설전시는 영화감독이 되기 전까지 인간 임권택의 △유년기·청년기 시절 △'두만강아 잘 있거라;로 데뷔 이후 액션과 사극 등의 장르영화 만들기에 몰두하던 초창기 △고유의 세계관과 스타일로 자기만의 영화세계 만들기에 천착하는 시기 △'장군의 아들'과 '서편제'로 국민감독의 이름을 획득하는 시기 △자신만의 세계를 확립한 이후 삶과 예술의 합일을 지향하는 2000년대 현재를 조망한다.

독립적인 1개의 섹션인 기획전시는 시의성을 가지는 주제로 계속 새롭게 꾸며질 예정이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올해 개봉 20주년을 맞이하는 판소리영화 '서편제'를 조명한다. 영화가 개봉된 1993년에서 이듬해까지 '서편제'를 다루는 다양한 기사와 서평, 영화 속 인물들의 의상, 20여개에 이르는 상패, 임권택 감독이 판소리 연구를 위해 들었던 레코드판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진다.

상설전시 공간에는 시기별로 임권택 감독의 영화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주요한 영화의 장면에 친절한 해설이 덧붙여진 동영상, 영화 포스터, 영화스틸, 영화제작과 관련된 여러 자료들이 전시된다. 수십 년 전에 임권택 감독이 영화제작 현장에서 사용했던 시나리오 원본들, 영화의 원작 소설들,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다루는 신문, 잡지 기사들이 라이브러리 형식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1990년대 한국 액션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쓴 '장군의 아들'에 등장하는 극장 ‘우미관’ 세트와 2002년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취화선'의 세트도 작은 규모로 재연된다.

이번 박물관 개관을 위해 임 감독과 50년 이상 작업해온 수많은 영화인들이 수많은 자료와 귀중품을 기증했다. 조선 후기 천재화가 오원 장승업의 삶을 그리는 '취화선'의 세트에는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그림을 그렸던 김선두 중앙대 교수가 임권택 영화박물관을 위해 그린 '취화선' 속의 작품 5점이 걸렸다. MBC 미술센터는 '취화선'의 장승업 의상을, '서편제' 의상을 담당했던 이해윤씨 아들 권유진씨는 해당 의상을 기증했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영화영상을 특성화 하고 있는 동서대 학생들이 임권택 감독의 영화세계를 배우고 연구하는 장이 될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거장인 임권택 감독과 우리 영화의 역사를 모든 이가 함께 즐기고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된 문화예술 공간으로서 부산의 영화영상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서대는 지난 2008년 한국영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고자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을 설립한 바 있다. 임권택 감독은 이 대학 석좌교수이자 명예학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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