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이 각종 지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자체 구조조정안 마련

[한국대학신문 민현희·이현진 기자]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8월 말 2013학년도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 43곳을 발표한 뒤 약 6개월이 지났다. 현재 해당 대학들은 각종 평가 지표 개선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며 ‘하위 15% 대학’이라는 오명을 떨쳐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대학은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을 계기로 대학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겠다”며 “올해 평가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불명예를 씻을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현재 재정지원제한대학들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단연 취업률 제고다. 실무 직원들뿐 아니라 총장까지 실시간으로 취업률을 체크하며 수치를 0.1%P라도 더 끌어올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민대의 경우 총장 주재 회의에서 매주 취업률 제고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물론 취업률 현황 차트를 총장실, 부총장실, 학생처장실에 붙여놓고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 대학은 올해 신입생부터 진로·취업 관련 교양과목인 ‘진로개발’을 필수 이수토록 하는 등 취업률 제고를 위한 장기적인 방안 마련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이재경 국민대 기획처장은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자신의 적성, 전공 관련 진로 등을 정확히 알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어야 취업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며 “각 학년에 맞는 취업 지원책을 마련해 학생들의 취업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대 경영대학은 지난 학기부터 단과대학 차원에서 별도의 취업지원실을 개설해 ‘전공 맞춤형’ 취업 지원에 나섰다. 경영대학 취업지원실은 적성 검사부터 취업 관련 전공과목 운영,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스킬까지 취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한다. 그동안 2000여명의 경영대학 재학생 중 절반 이상이 취업지원실에서 상담·지도를 받았다.

경영대학 취업지원실 이영신 팀장은 “단과대학으로서는 재학생 수가 많은 편이어서 개별 취업지원실을 마련하게 됐다”며 “대기업 못지않게 우수한 중견기업들이 많음에도 학생들이 몰라서 지원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의 역량 강화와 함께 우수 중견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배재대도 총장실에 대형 모니터를 설치하고 총장이 직접 취업률 등 각종 평가 지표를 상시 모니터링 중이다. 이를 위해 배재대 내 각 부서는 매일 평가 지표를 체크해 업데이트하고 있다. 배재대는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에 상대평가가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 전국 대학의 평가 지표도 꼼꼼히 살피고 있다.

배재대 관계자는 “매주 재정지원제한대학 평가와 관련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한 달에 한 차례씩 자구 노력에 대한 종합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재정지원제한대학 탈출에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만큼 모든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배재대는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을 계기로 자체 구조조정안 마련에 착수, 종합적·장기적인 대학 경쟁력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이 대학은 지난해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 직후 교수, 직원, 학생, 외부 전문가 등으로 ‘미래전략위원회’를 구성해 학제개편에 관한 논의를 벌여왔다. 위원회는 다음 달쯤 그동안의 논의를 종합해 학과 통폐합, 입학정원 조정 등에 대한 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양대 역시 지난해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 직후 ‘위기관리위원회’를 신설하고 대학 발전을 위한 장기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교수 9명, 직원 5명으로 이뤄진 위원회는 매주 한 차례씩 회의를 열어 평가 지표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 자체 구조조정, 수익사업에 관한 논의도 벌이고 있다.

윤재희 안양대 기획처장은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벗어나는 것을 넘어 지속적인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노력 중”이라며 “수익사업으로는 평생교육원 활성화, 한국어학당 운영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재정지원제한대학들은 교수 신규 충원, 장학금 확충, 교육 환경·프로그램 개선 등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대는 지난해 장학금을 2011년 대비 75억원 증액했고 위덕대는 교수 33명을 신규 채용해 교원확보율을 지난해 56.5%에서 현재 73% 수준으로 15%P 이상 끌어올렸다.

아울러 위덕대는 재단으로부터 20억원의 특별 지원금을 받아 기숙사 리모델링, 강의실 책·걸상 교체, 편의시설 확보 등도 추진 중이다. 또 ‘대학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열어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이라는 위기를 대학 구성원이 합심해 이겨나가는 학내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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