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교육, 현지 기업 연구 등 폭넓고 보다 심층적으로 접근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대학 내에 중국기업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소가 생겼다. 예비창업자들은 중국시장을 탐방하며 현지 시장을 배운다. 단순한 어학연수가 아닌 ‘특정분야’의 교류를 위해 중국행을 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13일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우리 대학과 중국 대학 간 교류가 한층 넓어지고 깊어지는 추세다. 10년 전, 어학연수 위주의 학생 교류에서 창업을 위한 교류, 중국 기업 연구를 위한 교류 등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디자인‧미용 등 각 대학의 특화된 분야를 중심으로 이른바 심층교류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국대는 '대학의 미래가 중국에 있다'는 믿음으로 최근 중국 연구에 한창 열을 올리는 대학 중 하나다. 건국대는 지난 1월 중국 시베이대학과 ‘한중교육센터’를 공동 설립하고, 2월 건국대 안에 ‘KU 중국기업연구소’를 창설했다. 조현준 KU 중국연구원장 겸 중국기업 소장은 “KU 중국기업연구소는 중국·중화권 기업들을 국영기업, 교판기업, 민영기업, 가족기업, 벤처기업, 다국적기업, 화교기업 등 7개 유형으로 구분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중국은 4년제 대학만 2000여 개에 달한다. 눈여겨볼 점은 대학에서 직접 설립해 투자‧운영하고 연구개발, 산학연계를 추진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특수한 형태의 기업을 일컬어 ‘교판기업’이라 하는데, 대표적인 게 칭화대의 칭화홀딩스다. 한국 대학에도 기술지주회사나 학교 기업 등 비슷한 형태가 있긴 하지만 수익이 미미한 수준이라 참고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칭화홀딩스의 총자산은 800억 위안(약 14조 원)에 달하고 산하 100여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칭화과기원(STP)이 그 중 하나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춘의 핵이다. 칭화과기원은 창업기업 인큐베이팅, 첨단기업 연구 개발, 창의적 인재 양성, 과학 성과물 산업화로, 칭화대의 중요한 플랫폼이 됐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얻어 400여개 국내외기업이 입주해 있다.

KU 중국기업연구소는 이같은 산학문화 연구 등 중국연구를 활발히 해 이를 건국대 경영대학원 등과 연계, 연구와 취업 등과 관련 교류를 한층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하기로는 호남대도 만만치 않다. 호남대는 1995년 중국어과를 개설한 후 중국의 한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당시에는 호남대에서 중국으로 가는 학생에 비해 호남대로 오는 중국의 교환학생은 크게 적었는데, 지금은 1년에 약 80명의 중국 학생이 호남대를 찾는다.

박상령 호남대 국제교류본부장은 “호남대와 중국의 관계가 10년에 이른다. 이전에는 한류열풍 때문에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한국을 찾는 유학생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히 한국어뿐만 아니라 특정 분야의 교육에 있어 교류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산동성 요성대학과 교류 협약을 맺은 광주대 역시 중국과 교류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광주대는 “요성대학과 광통신·디자인 분야를 중심의 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앞으로도 광주대의 특성화와 맞는 중국의 대학들을 찾아 협약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학과 중국의 교류가 전문화‧활성화되는 데는 학생자원이 부족한 우리 대학의 현실과 대학의 수는 많지만 교육 시스템이 완벽하게 자리 잡지 못해 중국내 교육적 요구에 부응하기 어려운 중국 대학의 현실이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중국의 대학과 시장은 현재 국내 대학의 상황이 악화될수록 더 가치가 있다”며 “안 그래도 어려운 지방대의 현실에서 교육부의 정원 감축 압박까지 있으니 인구도 많고 가까운 중국이 (진출에) 가장 좋은 대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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