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 입시 실기평가위원 3분의 1은 외부인사로 꾸려야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충남 A일반고에는 ‘원래 서울사람’인 친구들이 한 반에 3분의 1이 넘는다. 서울에 집이 있지만 주소지만 옮겨놓고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학교는 홈페이지에 농어촌특별전형 해당 지역이라는 사실을 홍보하면서 ‘교육이주’ 학생 유치에 여념이 없다.

앞으로는 농어촌특별전형 지원자격을 얻기 위해 지역 명문고로 ‘교육이주’을 떠나는 서울 강남 학생들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사전 예고한 대로 현재 고2가 대학에 들어가는 2016학년부터 농어촌특별전형 지원 자격을 고교3년에서 중·고교 6년으로 강화했다.

또 예·체능 실기고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실기고사 평가위원의 3분의 1 이상을 외부 위원으로 구성하도록 한다. 그외 대입전형 간소화, 수시 최저학력기준 완화, 대학별 고사 지양 등 대입기본 방향은 그대로 유지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29일 발표했다.

■농어촌특별전형 ‘비정상의 정상화’ =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농어촌학생 특별전형 지원자격을 기존 '고교 3년 농어촌 지역 거주'에서 '중·고교 6년 거주'로 강화한 것이다. 농어촌특별전형은 입학정원의 4% 이내로 인원수는 적지만 교육 불균형 해소에 적잖은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도입초반과 달리 최근에는 농어촌특별전형의 실질적이 혜택이 서울이나 광역시 등 대도시 출신 위장전입 학생들의 차지가 돼 버렸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2012년 감사원 감사 결과 서울의 주요 대학과 지방의 거점 국립대 등 55개교에서 학생 400여명이 이 같은 편법으로 농어촌학생 특별전형에 합격했다가 적발된 바 있다. 이를 두고 ‘비정상의 정상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이번 조치로 실제 농어촌 출신 학생들의 대학 입학은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해당 지원 자격을 갖춘 수험생들이 전보다 감소하게 되면서 농어촌특별전형 지원자들의 수시와 정시 합격선이 종전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질적인 예체능 실기고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 방안도 제시됐다. 대교협은 음악, 미술, 체육, 무용 등 전공별로 여러 개의 대학이 연합해 실기고사 평가를 하고, 평가위원은 최소 3인 이상으로 구성하되 3분의 1 이상을 타 대학교수로 구성하도록 했다. 체육특기자 특별전형에서 공정성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면접의 반영 비율을 최소화하고 학생부 활용과 종목별 기초실기 실시 등을 장려하기로 했다. 이는 강제사항이 아니라 권장사항이다.

■수능간소화 기조 유지··전반적으로 올해와 비슷 = 대교협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2016학년도에도 전형방법 수를 수시 4개, 정시 2개로 제한한다.

간소화 조치의 하나로 수시에서의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완화해, 수시에서 수능요소를 활용하는 복잡한 입시를 지양하기로 했다. 나아가 수능최저학력 기준은 백분위 사용이 금지되고, 등급을 사용하되 정시 수준 이하로 설정하는 것이 권고된다. 대학들은 아예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없애거나 말 그대로 ‘최저학력기준’으로만 활용해야 할 전망이다.

논술 등 대학별 고사는 되도록 시행하지 않도록 유도하며, 시행할 시 고교 교사를 논술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에서 출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대학별로 수시 논술 모집인원은 소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축소된 인원만큼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인원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시에서는 가나다 군별로 모집인원을 분할해 더 우수한 학생을 뽑고자 하는 대학들의 편의주의적 전략이 금지된다. 모집단위 입학정원이 200명 이상인 대형 학과를 제외하고는 분할 모집이 불가하다. 일부 대형학부나 단과대학 규모의 모집단위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대학마다 한 개 군에서만 학생들을 모집하게 된다.

정원외 특별전형 대상은 결혼이주민으로 확대된다. 기존에는 재외국민과 외국인만 대상이었지만 앞으로는 외국에서 초·중·고를 나와 한국국적을 취득한 결혼이주민도 정원외 특별전형 대상에 포함된다.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직자 특별전형은 대상이 일반고 또는 평생학습시설에서 직업교육과정을 이수한 자로 확대됐다. 기존에는 특성화고 졸업 후 산업체에서 3년 이상 재직한 사람만이 해당됐다.

'2016학년도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 자세한 내용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홈페이지(http://univ.kcue.or.kr)나 설명회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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