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지령 1000호를 맞았다.

본지는 1988년 10월 15일 ‘한국대학신보’라는 제호로 창간돼 국내 최초로 대학 전문 매체 시대를 열었다. 창간초기 민주화 투쟁과정에서 대학교수와 대학생들의 생생한 역할을 기록으로 남기고, ‘보다 나은 세상을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지향하기 위해 발간했다. 이후 ‘대학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라는 슬로건 아래 고등교육정책 전문지로 발전해 왔다.

1995년 제호를 한국대학신문으로 바꾼 본지는 창간이후 지금까지 전문 군소매체가 갖는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언론사의 사적이익 추구보다 대학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정론을 펴 왔다. 그것은 ‘대학의 발전’이 ‘국가발전의 초석’이요, ‘대학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는 사명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본지가 지령 1000호를 맞은 작금의 대학사회는 고등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와 학령인구 감소 등 내적요인과 MOOC(온라인공개강좌) 시장 확대 등 글로벌 교육환경의 급변 등 외적요인으로 인해 대학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에 봉착해 있다.

특히 미래학자들은 오는 2030년이면 절반이 대학이 사라진다고 예측한다. UN밀레니엄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제롬 글렌과 테드 고든 박사는 시대변화로 적지 않은 대학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구촌의 폭발적 성장을 주도해온 산업화 시대는 가고 지식정보화 사회를 넘어 후기 정보화사회에 접어들어 모바일 등 1인 미디어가 가능한 현실과 IoT(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3D 프린터 등의 과학기술 발전 속도가 가속화되어 고전적인 집단교육으로는 학습소비자 만족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미래상을 반영하듯 미국이 주도하는 MOOC가 불과 3년여의 짧은 시간에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학습참여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제는 고등교육 또한 글로벌 무한경쟁에 놓이게 되며 경쟁력을 갖지 못한 국가의 대학들은 시대변화의 낙오자로 전락하게 된다고 한다.

이제 고등교육에 대한 인식의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우리의 교육영토를 확장해야 한다. 우리 대학들도 고등교육 대상을 내국인으로 국한할 것이 아니다. 교육영토를 확장하면 미래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교육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면 우리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면 된다. 전 세계 인구 60%를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에 아시아인의 수준과 정서에 맞는 학습 콘텐츠를 탑재한 K-MOOC를 개발, 보급한다면 지금의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 간 경쟁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내부 갈등과 진통을 겪지 않아도 된다.

이제 지령 1000호를 맞이하여 본지가 할 일은 자명하다

대한민국 대학들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모든 지식과 정보를 동원하여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본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본지가 앞에서 뒤에서 지원할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회원국 지위를 갖기까지 산업화 단계에서의 대학의 역할이 큰 뒷받침이 되었으며 이는 국가 인프라로서 훼손되어서는 안 될 훌륭한 국가적 자원으로 보아야 한다.

이에 오는 9월 본지는 전국의 주요 사립대학 총장과 정부, 국회관계자들이 참여하는 UCN(University Competitiveness Network)President Summit을 출범한다. 대학의 미래 경쟁력강화 및 문제해결 방안 도출을 위해 대학총장들과 정책당국자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하는 이 President Summmit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대비하고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집단지성'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대학들의 지속발전과 한국대학신문 지령 1만호를 기대하며.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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