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는 장차 생명을 다루는 의사를 키워내는 곳이기 때문에 양질의 교육여건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최근 문민정부 때 신설된 의대의 대부분이 각종 교육여건을 갖추지 않아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수술도구 한번 만져보지 못하고 졸업한 의사에게 생명을 맡긴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의대 교육여건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교수 1인당 학생수. 특히 임상 교수 수는 실험실습 위주의 의대 특성상 빼놓을 수 없는 지표이기 때문에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여타의 단과대와 상대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근본적인 것이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97년 6월 현재 교수 1인당 학생수가 가장 적은 대학은 을지의대와 포천중문의대. 각각 0.6명으로 교수확보율이 다른 의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더욱이 이들 대학은 지난해에 의대 하나만으로 신설돼 특성화 대학의 표본으로 정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두 대학이 모두 40명씩의 신입생만을 선발, 교수확보율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같은 비율이 계속 유지된다고는 속단할 수 없다. 울산대 의대와 가톨릭대 의대, 한림대 의대 등은 각각 0.7명, 0.9명, 1.4명 등으로 각각 3, 4,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아대 의대, 대구효성가톨릭의대, 인제대 의대 등도 1.8명~2명으로 교수확보율이 높은 편이다. 10위권 안에 든 대학 중 이른바 명문 사립대는 연세대 의대밖에 없어 의대의 교육여건은 명문 사립대와 비례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위권에도 3~4개 명문 사립대만 들어 있어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이화여대 의대와 고려대 의대의 교수 1인당 학생수는 각각 3.3명으로 공동 16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바로 뒤를 한양대 의대(3.8명)가 잇고 있다. 한편 20위권 의대 중 국립대는 단 2개대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와 충남대로 교수 1인당 학생수는 각각 3명. 특히 제주대 의대는 무려 37명으로 전체 의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96년 신설된 이 의대는 교수수가 형편없이 모자라 타지역의 의대 교수들이 출장을 가서 하루에 1주일분의 수업을 몰아치기로 강행하는 등 교육 부실이 심각한 실정이다. 이밖에 경북대 의대(15명)와 아주대 의대(12.4명)도 교수확보율이 생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1인당 의대 건물 면적(㎡) 순위는 역시 포천중문의대가 2천1백47㎡로 1 위를 차지했다. 이는 2위인 서남대 의대(2백26㎡)와 3 위인 을지의대(1백94㎡)보다 10배 가량 많은 것이다. 4위는 부도의 한 원인이 되었던 단국대 의대로 60.5㎡이며 울산대 의대(41.4㎡)와 계명대 의대(40.5㎡)가 뒤를 잇고 있다. 영남대 의대(39.8㎡)와 가톨릭대 의대(39㎡)는 7위와 8위를, 성균관대 의대와 고려대 의대는 각각 32㎡, 30.18㎡로 9위와 10위를 차지했다. 한편 학생 1인당 의학 서적(권) 순위는 성균관대 의대가 8백75권으로 1위다. 2위인 울산대 의대의 2백21.6권보다 약 4배 가량 많다. 3위부터 8위(연세대 의대, 고려대 의대, 한양대 의대, 계명대 의대, 이화여대 의대, 원광대 의대)는 1백60여권부터 1백10여권으로 그다지 차이가 나질 않는다. 하지만 9, 10위인 가톨릭대 의대(95.2권)와 서울대 의대(90권)는 이들 의대보다는 절반 가량 적고 1위인 성균관대 의대보다는 10배 가량 적어 편차가 심한 편이다. 대학병원 기부금 수입은 9개 의대만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톨릭대가 15억9천여만원으로 1위이며 2위는 경희대(8억1천여만원)로 나타났다. 1위와 2위는 절반 가량의 차이가 난다. 3위인 연세대는 4억9천여만원으로 4위인 인제대(1억3백여만원)보다 4배 가량 많다. 단국대와 고신대, 경원대는 7천여만원에서 5천여만원으로 각각 5, 6, 7위를 차지했다. 관동대와 계명대는 각각 6백만원, 1백여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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