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한빛 기자] 사이버대학이 설립된 지 어느덧 15년이 지났다. 인터넷의 태동기인 2000년대 초반부터 온라인 교육을 활용해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평생교육을 실시해온 사이버대학은 현재 평생교육을 넘어 고등교육의 한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

21개 대학에서 20만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현재 10만여 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지만 사이버대학은 고민거리가 있다. 아직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채 고등교육의 변방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정부 재정지원과 예산 편성에서도 소외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이버대학의 대표 협의체인 원격대학협의회는 사이버대학의 인지도 향상과 입지 강화를 위해 원격대학협의회법안(원대협법) 제정을 추진했다. 제18대와 19대 국회에서 연이어 법안을 발의했지만 번번이 법안통과가 좌절됐다. 오히려 고등교육법에 속하는 대학으로서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하는 대신 대교협 내부로 들어가 활동해야 한다는 지적이 돌아왔다.

외부의 지적도 일리가 있지만 사이버대학을 대표하는 협의체는 분명 갖춰져야 할 필요가 있다. 원대협은 단순히 사이버대학을 대표하는 협의체가 아니다. 온라인교육의 확산과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재직자와 은퇴자 등 평생교육 수요자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충실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0대 국회 개원 이후 원대협은 법안 통과를 위한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미미한 인지도와 무관심 속에 진행됐던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국회 업무보고에서 법안 통과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관련 상임위인 교문위 위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을 대표로 법안 발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러한 희망을 키울 수 있는 행사도 연달아 계획돼 있다. 오는 10월 31일부터는 본지 주관 사이버대학 프레지던트 서밋이 열리며, 11월 29일에는 원대협 주관으로 국회에서 미래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좋은 기회일 수도 있지만 사이버대학에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기도 하다. 사이버대학의 존재와 역할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교육과정을 운영하는지 왜 사이버대학의 운영이 필요한지를 알리고 단합된 목소리, 일치된 의견을 내놓아줘야 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단순히 통과가 필요하다는 논리만을 보여서는 안 된다. 지난 18대와 19대 당시의 실패를 되새기고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 어떤 부분의 보완이 필요한지 되짚어보지 않는다면 20대 국회에서도 원대협법의 통과는 불투명해질 것이다.

앞으로 열리는 행사에서 사이버대학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20주년이 되는 2021년에는 원대협과 사이버대학이 당당하게 고등교육의 한 축으로 대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