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최근 내년부터 외국대학이 국내에 대학을 설립, 인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으나 정작 외국대학들은 국내에 들어 올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그 동안 대학개방에 대해 고등교육이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등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았 으나 재정압박에 시달리는 사립대 입장에서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한 것이었다. 외국대학과의 합작이 잘만 이뤄진다면 외자유치를 통해 대학의 활로를 모색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외국대학 입장에서 볼 때 우리나라에 대학을 설립한다는 것 은 타산이 맞지 않는 일이다. 특히 투자규모가 크고 자본회수가 불확실한 종합대학을 설립 하거나 인수, 합병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높은 땅값이나 저렴한(?) 등록금 등을 감당해 낼 도리가 없는 까닭이다. 더군다나 2003년이면 국내대학의 모집인원이 지원자의 숫자를 능가할 것이 예견되고 일부 지방대의 경우 이미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등 대학에 대한 수요도 크게 줄어든 상 황이다. 이래저래 우리나라 대학시장은 외국대학의 좋은 먹이감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 대교협 등에 따르면 2~3년 전만 해도 외국대학이 국내 진입 의사를 타진 해 오는 경우가 빈번했으나 최근에는 거의 없었으며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이후에 는 국내 경제상황의 추이를 관망하는 데에만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외국대학이 국내대학과 제휴하여 가상대학을 운영하거나 학사교환 형태로 공동학 위를 수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따라서 이같은 외국대학의 진입이 국내대학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 등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정부와 각 대학은 다각적인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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