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등 특수대학원 등록금 200여 만원 초과하는 경우도
대학원생 “반값등록금 때처럼 되레 대학원 입학금 오를까 두려워”

[한국대학신문 장진희 기자] 전국 41개 국공립대가 입학금을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고, 사립대에서도 입학금 폐지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대학원 입학금 폐지 논의는 전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원 입학금은 일반적으로 대학 입학금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일반대학원 평균 입학금은 63만 6000원이었다. 대학 평균 입학금인 56만 9000원보다 6만 7000원(11.7%)가량 비싸다. 입학금이 가장 비싼 대학원은 고려대로 114만 5000원이었다. 성균관대가 114만 1000원으로 그 다음으로 높았다.

대학원 학생들은 대학원 입학금 문제도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 입학금과 마찬가지로 산정 근거가 불투명하고, 학생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교육부 분석에 따르면 대학 입학금 80%가 입학업무와 무관하게 쓰였다는 결과가 나와서 대학원생들 사이에서도 입학금 책정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신정욱 전국대학원총학생회협의회 전문위원은 “높은 입학금도 문제인데다 같은 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박사 과정에 진학할 때 입학금을 이중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논의 대상에서 대학원이 제외된 것은 정부가 대학원은 공공의 영역이 아니라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우창 서울대 대학원 총학생회 고등교육전문위원은 대학 입학금 폐지가 자칫 대학원 등록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 반값등록금이 추진 될 때 등록금이 동결되자 일부 대학이 대학원 등록금을 올린 사례도 있었다”며 “단순히 대학원 입학금 문제가 제외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대학원생 부담으로 전가될 수도 있어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로스쿨 등 일부 전문대학원 입학금은 일반대학원 평균을 훨씬 웃도는 실정이다. 송기석 국민의당 국회의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금은 204만 8000원으로 로스쿨 중 가장 높았다. 그 뒤로는 중앙대가 180만원, 건국대가 169만 7000원, 한국외대가 160만원 순으로 비쌌다. 로스쿨은 일반대학원에 비해 등록금자체도 높은 수준이어서 학생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최창훈 전국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법학협) 회장은 “로스쿨의 경우 의학전문대학원과 같이 실습 기구가 필요한 것도 아닌데 학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입학금을 포함해 과도하게 책정된 등록금을 낮추고, 장학금을 확대해달라고 꾸준히 요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법학협 차원에서 오는 11월 중 교육부에 관련 문제를 건의할 계획이다.

일부 국공립대별로 대학원 입학금 폐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지역거점국립대 관계자는 “대학원생들의 고충도 있어 우리 대학에서는 폐지가 논의되고 있기는 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와 ‘사립대 입학금 제도개선 협의회’는 대학원 등록금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육부에서 주문한 입학금 폐지 대상에서 대학원은 애초에 빠졌기 때문이다.

교육부도 대학원 입학금은 각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신미경 대학장학과장은 “아무래도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대학과 대학원 입학금이 함께 결정되니 학교 측이 대학원 입학금 인하 압박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