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선수는 2003년에 6억3천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반면 그와 홈런 경쟁을 벌였던 현대의 심정수 선수는 절반도 안되는 3억1천만원을 손에 쥐었다. 기록을 보면 별 차이도 없다. 2003년의 홍런 숫자를 보면 이승엽이 56개, 심정수가 53개. 3개 차이다. 타점을 봐도 이승엽은 1백44타점, 심정수는 1백42타점으로 2타점 차이 밖에 안된다. 타율은 오히려 심정수가 더 높았다. 그런데도 이승엽은 심정수의 2배가 넘는 연봉을 받았다. 두 사람의 실적 차이는 10%도 안되는 데 반해 연봉은 100% 이상 차이가 났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슈퍼스타가 고소득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포츠는 가장 잘하는 선수만을 좋아하고 기억하는 팬들이 존재하는, 이른바 '승자가 독식'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팬들은 이인자를 두 번 보는 것보다 일인자를 한 번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바로 이 점이 스포츠가 제조업 등 전통산업과 다른 점이다. 연예계도 마찬가지다. 김상택 이대 교수(경제학)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현상들을 사례로 들며 경제 원리를 쉽게 풀어놓은 '쉽게 배우는 경제학'(황금가지)을 펴냈다. 일반인이 경제학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생활 속의 경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도 어려운 학술 용어나 공식, 도표, 수식, 공식을 사용하지 않고도 경제학 개념들을 낯익은 일상의 사례로 풀어낸다는 점. 세계화와 자유무역, 게임 이론, 고용 문제에서부터 일상의 쇼핑이나 길거리 장사, 데이트 코스 정하기 등 사소한 문제까지 각종 경제 현안을 일상의 사례를 통해 재미있게 소개한다. 골동품을 갖고 있다가 헐값에 팔아버린 시골 할머니의 경우를 통해 시장의 힘을 설명하고, 이런 시장의 힘에 역행하는 정부의 잘못된 개입이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 옛 소련의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열심히 일한 개미가 게으른 베짱이를 도와야 하는지를 놓고 공평한 분배와 공공 정책을 설명하고,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려하지 않는 비용에 대해 들려주며, 공부방에서 아이들이 정말 공부하는지 궁금해하는 부모들의 사례를 통해 도덕적 해이를 분석한다. 또 사람들이 돈버는 방법을 분류해보고,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돈버는 방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재테크를 통해 대박을 꿈꾸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국가가 나서서 대박을 권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국민들이 대박을 향해 가고 있다면 그것을 막기 위해 정부는 열심히 일한 만큼 돈 벌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투명한 정책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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