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컷·1등급비율·표점 최고점·만점자 비율, 수능 난도 ‘판단기준’

(사진=한국대학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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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2020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4일 전국 1185개 시험장에서 시작됐다. 최근 실시됐던 수능·모의평가의 ‘난도’는 어땠을까. 

현재 수능·모평 난도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지표는 1등급 컷과 표준점수 최고점, 1등급 비율 등이다. 올해까지 최근 4년간 실시된 수능·모평에서 나온 관련 지표를 집계한 결과 단연 높은 난도를 보인 것은 지난해 수능이었다. 

원점수 1등급 컷을 보면, 지난해 수능의 ‘악명’은 명확히 드러난다. 국어영역 1등급 컷인 84점은 다른 모평·수능과 비교하더라도 확연히 낮은 수치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1등급 컷이 낮아진다는 점을 볼 때 ‘국어 수능’으로까지 불렸던 지난해 수능의 국어 난도를 짐작해 볼 수 있다. 

국어만 어려웠던 것이 아니다. 수학도 만만치 않은 난도를 보였다. 특히 나형에서 그 정도가 심했다. 수학(가) 1등급 컷은 92점으로 2018학년, 2017학년과 동일했지만, 수학(나) 1등급 컷은 88점으로 최근 치러진 수능 가운데 가장 낮았다. 2018학년과 2017학년 수학(나) 1등급 컷은 92점으로 지난해 등급컷 대비 4점이나 높았다. ‘킬러문제’가 다소 쉬워지면서 만점자 비율은 늘었지만, 전반적인 수험생들이 체감하기에는 어려운 시험이었다. 

국어·수학만으로도 ‘불수능’이 예약됐던 지난해 수능에 한층 더 불을 지핀 것은 영어였다. 영어는 2018학년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상황. 첫 해인 2018학년 수능에서는 영어 1등급 비율이 10.03%였지만, 지난해 수능에서는 5.3%로 ‘반토막’이 났다. 원점수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 나온다는 점을 볼 때 시험이 어려워 고득점을 한 학생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수능 외에는 어려운 시험이 없었을까. 올해 실시된 6월 모평 난도도 지난해 수능보다 덜했을 뿐 결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점수 1등급 컷이 국어 87점, 수학(가)와 수학(나) 각 89점으로 전부 90점을 밑돌았다. 영어 1등급 비율도 7.76%로 2018학년 수능과 비교하면 다소 낮은 편이었다. 

다만, 수능 전 마지막으로 치러진 9월 모평의 난도는 6월 모평보다는 나은 편이었다. 국어 1등급컷과 수학(가) 1등급컷이 각각 90점과 92점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수학(나) 1등급컷이 88점으로 낮아지긴 했지만, 6월모평과의 차이는 1점에 불과했다. 다만, 영어 1등급 비율이 5.88%로 지난해 수능과 비슷해지며, 난도가 높아졌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엇다.

올해 수능 난도에 대한 대략적인 얼개는 수능 다음날인 15일 오전이면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입시기관들이 모은 채점 데이터를 바탕으로 등급컷을 내놓고, 이를 내일 오전까지 정교하게 가다듬기 때문이다. 

다만, 입시기관들이 내놓는 난도 분석 데이터는 정확하다고 보긴 어렵다. 각자 보유한 채점 데이터가 달라 대략적인 수치를 내놓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표준점수 최고점 및 만점자 비율 등이 전부 공개되는 내달 4일 성적 발표 이후에야 정확한 난도 분석이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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