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한국관광대 16~20일간 ‘원격수업 현황 보고서’ 입수, 확인
학생, 교직원 취재 결과, 다른 대학서 보였었던 문제점은 확인되지 않아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통해 지난해부터 에듀테크 구축 ‘학생교수소통시스템’ 원동력

한국관광대학교 팀즈를 활용한 비대면 실시간 강의 화면
한국관광대학교 팀즈를 활용한 비대면 실시간 강의 화면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한국관광대학교가 지난해 도입한 ‘학생교수소통시스템’이 탄탄한 준비 작업 끝에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비대면 수업)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다른 대학에서 서버 다운이 빈번하거나, 접속이 원활하지 않는 등의 문제점을 보인 반면 한국관광대에서는 이러한 부분에서 차질 없는 원격수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본지는 한국관광대가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1주일간 진행한 ‘원격수업 현황 보고서’를 27일 입수했다. 이를 확인한 결과, 이번 실시간 원격수업에 한국관광대학교는 ‘학생교수소통시스템’을 활용했으며, 운영 측면에서 서버 다운 없이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국 대학가가 원격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양상이다.

한국관광대는 이미 지난해부터 ‘스마트 학습환경개선 사업’ 가운데 하나로 ‘학생교수소통시스템’을 도입했다. 코로나19로 지난달 교육부가 개강 연장을 결정한 것과 함께 원격수업 활용을 권고했는데, 한국관광대는 실시간 원격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시스템을 점검해 왔다. 또한 학생회와 학과를 중심으로 사전 오리엔테이션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이 대학은 실시간 원격수업 대응팀을 구성해, 원활한 강의진행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다른 대학에서 지적된 원격수업의 문제점들이 한국관광대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본지가 25일 보도한 기사 ‘대학생 10명 중 7명 “원격수업 불편…과제물 대체 많아져”에서 원격수업이 불편하다고 답한 대학생들은 이유로 △수업 플랫폼이 여러 곳이라 혼란만 가중된다(20.2%) △출결관리가 어렵다(15.7%) △서버 다운이 빈번하고, 접속이 원활하지 않다(14.2%) △교수님 목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는다(12.7%) △영상이 저화질이라 강의내용이나 판서 확인이 어렵다(10.4%) 등 다양한 답변을 내놨다.

반면 한국관광대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팀즈’로 플랫폼을 단일화 △출결관리시스템을 사용한 학생 확인 △서버 다운을 막기 위한 MS플랫폼 이용 △안정적인 네트워크 품질유지로 고음질 교수 강의 제공 △고화질 화이트보드, 강의자료 화면공유 등으로 다른 대학에서 발견된 문제점을 극복했다.

본지가 확보한 한국관광대 원격수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공수업이 실시되는 수요일인 18일에 특히 많은 학생들이 실시간 원격수업에 접속,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대학교는 수요일은 ‘전공 데이(Day)’, 월요일과 금요일은 ‘전공+체험위크 데이’, 화요일과 목요일은 ‘교양 데이’로 편성해 혁신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관광대학교 비대면 실시간 수업운영 - 프로그램별 활성사용자 현황
한국관광대학교 비대면 실시간 수업운영 - 프로그램별 활성사용자 현황

또한 접속한 학생들의 날짜별 활동유형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3월 9일부터 이 대학은 학생들과 비대면 수업을 위한 과목별 오리엔테이션을 일주일간 실시했는데, 이에 따라 ‘기타 활동’ 수치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원격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6일부터는 ‘채널 메시지’ ‘채팅 메시지’ ‘모임 활동’도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한국관광대학교 비대면 실시간 수업에 따른 날짜별 활동유형 사용자수 현황
한국관광대학교 비대면 실시간 수업에 따른 날짜별 활동유형 사용자수 현황

한국관광대는 13개 학과에서 1학년 198강좌, 2학년 200강좌, 교양 138개 강좌 등 모두 536강좌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전임교수가 326강좌, 외래교수가 210개 강좌를 진행한다.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위해 사용하는 환경을 보면 재생 프로그램과 브라우져(웹), 스마트폰(ios, 안드로이드)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격수업을 통해 전공 5과목과 교양 3과목을 수강하는 윤혁 한국관광대 학생회장(호텔조리과2)은 “처음 운영되는 원격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화상, 채팅, 음성 등 다양한 수업자료를 활용해 수업이해에 어려움이 없었다”며 “학생회 차원에서도 교수님과 함께 사전에 테스트를 해보고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고, ‘팀즈(Teams)’를 활용해 수업과 과제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대학교 팀즈를 활용한 비대면 실시간 강의 콘텐츠
한국관광대학교 팀즈를 활용한 비대면 실시간 강의 콘텐츠

올해 한국관광대에 입학한 새내기 김예은씨(군사과1)는 “대학의 3월 낭만을 동기들과 함께 할 수 없어 아쉽지만, 교수님과 얼굴을 보면서 실시간 수업을 하고 있고 학과 친구들과도 화상채팅을 통해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고 전했다.

이한희 한국관광대 국제비서과 겸임교수는 “대학 실시간 수업 대응팀의 노력으로 첫 온라인 수업을 무사히 마쳤다”며 “많은 염려와 불안이 있었는데 의외로 시스템 환경이 좋고 실시간 소통이 원활해 만족할 만한 수업이 됐다”고 평했다.

한국관광대학교 비대면 실시간 수업에 따른 날짜별 팀즈 사용 현황
한국관광대학교 비대면 실시간 수업에 따른 날짜별 팀즈 사용 현황

한국관광대는 정규교육과정 시간표에 맞춰 매시간 50분 수업으로 쌍방향 소통하고 있다. 또 매주 약 1300개의 자체 실시간 콘텐츠를 생산하며 교육의 질을 보장하고 있다. 다른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 콘텐츠를 보고 난 뒤, 과제를 수행하는 비대면 온라인 수업 방식과는 다른 방식이다.

최수진 한국관광대 교수학습센터장은 “학생들의 역량설계 교과목인 ‘체인지 교과’를 이번 실시간 강의에서도 화상 양방향 대화와 문자, 공동작업을 통해 실시하고 있다”며 “앞으로 실습중심 교과의 학습권도 보장하기 위해 ‘보충학습’을 운영한다고 이미 공지를 했고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최수진 한국관광대 교수학습센터장 “선견지명, 준비된 에듀테크 덕에 실시간 소통수업 100% 진행”
※ 본지는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대면이 아닌 유선전화로 인터뷰를 27일 진행했습니다.

최수진 한국관광대 교수학습센터장
최수진 한국관광대 교수학습센터장

- 한국관광대 원격수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한국관광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원격수업 방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팀즈’를 이용한 실시간 수업을 100% 진행하고 있다. 실시간 원격수업으로 공간적 제약만을 극복해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렸다. 교내에 LMS가 있지만, 모든 수업은 ‘팀즈’로 플랫폼을 단일화 해 2000여 명의 학생과 교수가 동시에 접속했고, 차질없이 진행됐다. 실시간 강의는 종료 뒤 녹화돼 주당 1300개 이상의 시수가 기록되고 있다.”

- 언뜻 들으면 사전제작 방식보다 실시간 쌍방향 강의가 더 힘들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실시간 수업은 교수에게도 부담이 덜하다. 교육부의 전면 원격수업 권고에 따라, 원격수업 콘텐츠를 사전제작하려면 짧은 시간에 교수자는 직접 온라인강좌 개발을 위해 원고를 집필하고 온라인과정 설계를 해야 한다. 촬영을 위해 새로 개발해야 하는 자료나 미디어 환경 구축도 많은 부담이 된다. 대학 내 전담조직이 있다 하더라도 미디어제작실에서 촬영, 편집, 시스템 탑재 등에 많은 시간과 수고가 요구된다. 반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할 경우, 대면수업과 유사하게 강의장과 연구실, 자택에서 강의 자료와 내용의 많은 수정없이 진행할 수 있다. 교수자 개인의 힘으로 수업을 운영할 수 있어 강의 동영상을 사전제작·게시하는 수업방식보다 강의자의 부담이 훨씬 적다고 할 수 있다.”

- 또 다른 쌍방향 수업 방식의 장점이라면.
“학습자와 상호작용 활동도 더 활발해진 듯하다. 교수자의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할 뿐 아니라 쌍방향 영상과 음성, 채팅으로 상호작용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학생 입장에서 대면보다 음성이, 음성보다 문자 형식을 취할 경우 의견개진이 더 자유롭다. 교실학습에서 있을 수 있는 동료나 환경에 따른 주의분산 요소도 적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자신의 진도에 맞춰 압축적으로 수업을 마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개인적으로 과외를 받는 것처럼 집중이 잘 된다는 학생도 있다.”

- 어떻게 이러한 시스템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었나.
“지난해 시작된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대학 캠퍼스에 ‘오피스365’를 에듀테크로 구축해 ‘학생교수소통시스템’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학생교수소통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 교원대상 활용워크숍, 교수 실천공동체(KTC CoP)를 통해 교수방법도 연구했다. 온라인 학급 운영과 ‘팀즈’를 이용한 화상 교수회의를 진행하며 어느 정도 에듀테크 사용이 익숙해진 상태다. 이번 원격수업을 위해 사전테스트, 온라인 수업을 위한 워크숍, 헤드셋과 카메라, 마이크가 내장된 노트북 대여, Q&A게시판 운영, 수업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 출결 확인이나 복습 등 학생의 학습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학생들에게 학번에 기초한 아이디를 부여해 수강생들만 접근하고, 매 교시의 생방송 수업은 추후 게시물로 등록해 녹화된 이후에도 내용을 참고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룹 콜을 이용해서 출석체크와 질문·응답, 다수가 토론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된다. 강의계획서나 수업자료를 첨부, 교수의 화면을 공유할 수도 있다. 과제제출 시 학생별 피드백과 점수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 외에도 학생의 문서에 교수가 직접 수정을 하거나 모든 학습자가 동시에 문서를 공용할 수 있는 기능은 그 중에서도 백미라고 생각한다.”

-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이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실습과 평가의 문제, 학습자의 불안정한 학습환경에 대한 보완책 등이 필요하다. 우리 대학은 體仁智(체인지)라는 실천적 인식론에 기반한 교육철학을 가지고, CHANGE 핵심역량을 실천학습으로 육성하고 있다. 앞으로 실습중심 교과와 원격수업의 미흡함을 보충하기 위해 학습자의 요구를 수렴해, 방과후수업이나 여름방학 중 보충수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클라우드 기반 협업 툴은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문서 공유와 협업, 채팅 등의 기능을 지원하며, 비즈니스 환경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를 틈타 교육시장에도 전면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관광대 교수학습센터는 협업 툴의 교육 활용 가능성은 어디까지이며 그 한계는 무엇인가에 대한 경험적 데이터를 축적할 계획이다. 원격수업의 단점을 이해해 이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접근을 지속적으로 연구해, 좋은 수업을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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