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 입시는 늘 안개 속이다. 4년제 대학의 정보는 전형별로, 대학별로 줄줄이 꿰어져 보기 좋게 나오는 반면, 전문대학의 입시정보는 얻기 쉽지 않다.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언제 지원해야 하는지부터 막막하다. 서울대부터 이어지는 소위 ‘주요 4년제 대학’부터 입시를 떠올리는 관성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있어 생기는 일이다.

하지만, 전문대학은 결코 4년제 대학의 하위 대체제가 아니다. 취업이 중시되는 현실 속에서 전문대학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2013년만 하더라도 67.9%와 64.8%로 별 차이 없던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의 취업률 격차는 날이 갈수록 커진다. 전문대학의 취업률은 어느새 70%를 넘나들고 있지만, 4년제 대학 취업률은 60%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 됐다. 4년간 대학을 다니며 전문대학의 가치를 실감한 ‘대졸자’들이 전문대학으로 발길을 돌리는 ‘U턴 입학’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전문대학 입시는 대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코로나19로 한 해 대입일정이 크게 엉크러진 고3들을 위해 올해 치러질 전문대학 입시의 개괄부터 차근차근 소개하고자 한다.

올해 치러질 2021학년 대입에서 전국 135개 전문대학은 모두 20만8327명을 모집한다. 전형별 비중은 수시모집이 압도적으로 크다. 수시모집 인원은 17만9486명으로 86.2%에 달하는 반면, 정시모집 인원은 2만8841명으로 13.8%에 그친다. 4년제 대학과 마찬가지로 수시모집에서 선발하지 못하는 인원들은 정시로 이월되지만, 수시모집의 비중이 훨씬 크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전문대학 진학을 노리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수시모집에 지원할 필요가 크다.

전문대학 수시모집의 특징은 1차모집과 2차모집으로 구분된다는 점이다.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을 각 1회 실시하는 4년제 대학 입시와 달리 전문대학 입시는 수시모집에서 한 번의 기회를 더 준다.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에 모두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두 대학유형 간 복수지원이 허용돼 있다. 한 대학 유형만 고집해 지원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과 달리 지원횟수 제한도 없다. 원하는 선에서는 얼마든지 원서를 내도 무방하다. 일부 특수대학·과기원 외에는 6회로 지원이 제한돼 있는 4년제 대학 입시와의 큰 차이점이다. 전문대학 정시모집도 지원횟수에 제한이 없다. 4년제 대학과 달리 ‘모집군’이 없기 때문이다. 수시 1차모집과 2차모집, 정시모집 모두 수험생이 원하는 만큼 지원할 수 있는 것이다.

단, 수시모집에 합격할 시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는 대입의 ‘대원칙’은 전문대학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니 주의해야 한다. 전문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한 경우에는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 정시모집에 모두 지원할 수 없다. 4년제 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한 경우도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추가합격’이라 불리는 ‘미등록충원합격’의 경우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되므로 한 해 입시를 포기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미등록충원합격 시 등록을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시모집에 지원하려는 경우에는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의 개념부터 이해해야 한다. 일반전형은 일반적인 고교 졸업생이나 졸업 예정자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을 뜻하는 반면, 특별전형은 일정한 지원자격을 갖춰야 지원 가능한 전형을 의미한다.

특별전형은 다시 정원내 특별전형과 정원외 특별전형으로 구분된다. 정원내 특별전형의 예로는 △고교유형별 대상자 △대학 자체기준 △추천 및 특기자 △경력자 및 사회지역 우선 △사회지역배려대상자 등이 있다. 정원외 특별전형은 △전문대학 이상 졸업자 △기회균형선발 △장애인 등 대상자 △만학도 및 성인재직자 등이다.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진학을 모두 염두에 두는 고3 수험생들은 특별전형도 잘 살펴야 한다. 정원내 특별전형에 고교유형별대상자전형인 일반고출신자전형과 특성화고출신자전형을 두기 때문이다. 지원자격에 따라 유리한 전형이 크게 달라지기에 모집요강을 꼼꼼히 살펴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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