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서울대 신입생의 학력 저하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는 3명 중 1명, 수학은 5명 중 1명이 기준미달의 실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는 계속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이며, 그나마 사정이 나았던 수학도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교육의 수월성은 외면하고, 보편성만 쫓은 결과란 평이 뒤따른다.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대학교로부터 제출받은 ‘2017~2020학년도 연도별 신입생 수학 및 영어 성취도측정시험 평가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 신입생들의 기초 학력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 수학 과목에서의 기초학력 부족비율은 15.02%였으며, 영어는 33.26%였다. 수학은 10명 중 1~2명, 영어는 10명 중 3명 이상이 기초학력에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러한 기초 학력 미달 인원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이후 계속 꾸준히 증가 양상을 나타낸 영어에 이어 그간 다소 비율이 줄어드는 양상이던 수학마저 올해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서울대 신입생 중에서 영어 실력이 기초에 미달해 ‘기초영어’를 수강해야 하는 학생의 비율은 △2017년 29.55% △2018년 30.42% △2019년 32.48% △2020년 33.26%다. 4년 간 기초미달 비율이 3.71%p 증가했다.  

수학도 문제가 심각하다. 수학 실력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기초수학’ 혹은 ‘미적분의 첫걸음’ 등의 강의를 수강해야 하는 학생 비율은 2017년 20.66%에서 2018년 18.07%, 2019년 14.37%로 줄어드는가 싶더니 올해 15.02%로 늘어났다. 

반면 성적우수자의 비율은 줄었다. 영어성적이 우수해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는 ‘영어면제’ 비율은 2019년 3.76%에서 2020년 2.82%로 줄었고, 최고 난도의 ‘고급수학’ 수강 대상 비율도 2019년 10.93%에서 2020년 10.16%로 줄었다. 

곽 의원은 원인을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서 찾았다. 전반적인 기초학력 저하는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평준화 일변도의 교육정책을 추진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교실혁명을 통한 공교육 혁신’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폐지 등 획일적인 평등과 경쟁 없는 균등주의 교육을 추진하다 보니 하위권 학생 비율의 증가와 상위권 학생 비율의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을 경험한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2019년부터 가시화 된 것으로 곽 의원은 분석했다.

곽 의원은 “정부가 진정으로 공교육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면 교육경쟁력이 하락하고 있음을 애써 감추지 말고, 학생들이 정당한 노력에 정당한 대가를 얻을 수 있도록 학력향상 지원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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