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캠퍼스 성공 힘들어…전략적 파트너십 필수
UA 마이크로캠퍼스 소개…비용 절감 방법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유학생 관리 강조

이기정 한양대 교수가 29일 열린 UCN 프레지던트 서밋 4차 콘퍼런스 발제자로 나서 국제화를 통해 대학이 당면한 재정위기를 풀어 나가야 한다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이기정 한양대 교수가 29일 열린 UCN 프레지던트 서밋 4차 콘퍼런스 발제자로 나서 국제화를 통해 대학이 당면한 재정위기를 풀어 나가야 한다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이기정 한양대 교수(교육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위원회 위원장)가 코로나19 이후 대학이 당면한 재정위기를 국제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29일 서울클럽에서 열린 ‘2020 일반대 UCN 프레지던트 서밋(이하 서밋)’에서 ‘외국인 유학생 다변화전략과 외국대학과의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 운영’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한양대 사례를 소개하며 대학재정에 국제화가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양대는 외국인 재적생 수가 2012년 1868명에서 2019년 3636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수입내역도 같은 기간 171억여 원에서 457억여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교수는 국제화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외국대학과의 공동 교육과정 운영’을 제시하며, 코로나19 이후 대학이 직면한 국제화 위기의 돌파구를 공유했다. 

코로나19로 유학생 유치는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학교재정은 앞으로 더 악화될 것이다. 재정확충을 위해서는 외국인 유학생을 더욱 유치해야 한다”며 “유학생 관리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당장 다음주부터 ‘교육국제화 인증’을 검토한다”며 “정량평가보다는 정성평가가 중요하다. 인증 받은 대학의 공통점은 유학생 관리를 잘한다는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이어 “지역을 핑계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힘들다고 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가장 큰 문제는 내부의 반대다. 총장이 리더로서 구성원에게 인센티브를 돌려주고, 독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국제화 특성 학과 발굴 △유학생을 위한 온라인 교육 활성화 △취업 혹은 대학원 진학 연계 △유학생 국적 다양화 △지자체 취업시장과 연계 등을 유학생 유치의 효율성을 높일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와 같은 해외캠퍼스 추진에 대해서는 박한 평을 내놨다. 국내 대학이 활용할 수 있는 해외캠퍼스 진출 가능 프로그램으로 △해외분교 △해외 캠퍼스 △프랜차이즈 등이 있지만 본교 재정에 기여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예일대 싱가포르 캠퍼스는 정부 정책에 반하는 커리큘럼으로 인해 운영에 애로사항이 있다는 예를 들었다. 영국이 남호주에 많은 해외캠퍼스를 설립했지만, 현재는 거의 사라졌다는 점도 언급했다. 인천 송도에 있는 5개 해외캠퍼스도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해외캠퍼스는 생기는 속도보다 없어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며 “단독으로 해외 캠퍼스를 만든다면 재정에 기여할 가능성은 ‘0’”이라고 말하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이 교수가 말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은 지역 스폰서십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전략적 파트너십이란 해외 정부‧지자체와 협력해 해외캠퍼스를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 캠퍼스의 30%는 지역 스폰서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추천했다. “해외 진출한 대기업과 전략적 파트너를 맺어야 한다. 예를 들어 베트남에 삼성전자 공장이 있다. 한양대에 인근 10만평의 땅을 준다고 해 찾아가 기공식을 열기도 했다”고 이 교수는 소개했다. 

이어 “동남아에 진출한 대기업들이 많다”며 “이들은 매니저급 직원들 교육을 바라고 있다. 현지에 나간 기업과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컨소시엄을 만들어서 진출하는 방법이 있다. 정부는 해외 캠퍼스나 분교를 만들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면서도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실적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쟁력 있는 대학이나 프로그램 등을 바탕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해외로 나가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세계 어디서나 학위를 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인 미국 애리조나대 마이크로캠퍼스(The University Of Arizona Microcampus)를 소개하기도 했다. UA 마이크로캠퍼스는 전세계 650곳에 위치한다. 어디서나 강의를 들어 미국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이 교수는 “경비를 줄이는 데 유용하다”면서 “학점당 200~500불, 평균 7000불의 등록금을 낸다. 여러 대학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니 비용을 절감하고, 경쟁력도 갖췄다”며 참고할 것을 당부했다.  

이 교수는 ‘비관주의자는 모든 기회에서 역경을 보고, 낙관주의자는 모든 위기에서 기회를 본다’는 윈스턴 처칠의 명언을 소개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