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남은 수능, ‘경각심’ 부르는 계기 되나

10월 학평 수학 나형 15번 문제에 오류가 발생해 수험생 전원 정답으로 처리됐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10월 학평 수학 나형 15번 문제에 오류가 발생해 수험생 전원 정답으로 처리됐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수능 전 마지막 ‘실력검증의 장’인 10월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평)에서 ‘문제 오류’가 발생했다. 시험을 주관한 서울교육청이 11일 채점결과를 통지하는 과정에서 2교시 수학 나형 15번 문제에 오류가 발생 ‘전원 정답’처리가 된 사실이 확인됐다. 얼마 남지 않은 수능에서만큼은 문제 오류를 피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지난달 27일 실시된 10월 학평 수학 나형 15번 문제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문제 오류가 나옴에 따라 모든 수험생이 15번 정답을 맞힌 것으로 성적처리가 이뤄졌다.

이번에 오류가 발생한 문제는 이산확률분포의 성질을 이용해 새롭게 정의된 확률변수의 평균을 구하는 문항이다. 서울교육청은 “계산을 간소화하기 위해 평균과 분산의 값을 정수로 제시했다. 확률변수 X의 평균으로 주어진 값은 6이었다. 하지만 이는 문제 조건에서 확률변수 X가 취할 수 있는 값인 1~4보다 커 실제로 존재할 수 없는 확률분포가 됐다”며 “‘모두 정답’으로 처리한다”고 했다. 

수학은 과목 특성에 따라 문제 오류가 나올 시 복수 정답보다는 조건 설정 자체가 잘못돼 정답이 없는 경우가 간혹 나온다. 이 경우에는 답이 없기에 수험생 전원 정답으로 처리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국어 과목은 시문학 작품에서 해석 여하에 따라 복수 정답이 인정되는 경우가 간혹 나타난다. 영어는 수치 해석, 탐구는 문제 조건이 불명료한 경우 복수정답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을 더했다.  

전원 정답처리가 됨에 따라 수학 나형에 응시한 수험생은 모두 원점수 4점을 얻게 됐다. 본래 0점이었어야 할 최하위 수험생의 원점수도 4점이 됐다. 이에 따라 등급컷은 본래 예상보다 다소 높아졌다. 수학 나형 1등급컷 원점수는 82점, 2등급컷 원접수는 72점인 것으로 계산된다.

10월 학평은 전반적으로 어려운 양상을 보였다. 문제 오류가 발생한 수학 나형에 더해 국어도 어려웠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원점수 기준 국어 1등급컷은 87점에 불과했으며, 2등급컷도 80점으로 결코 높지 않았다. 시험이 어려운 탓에 낮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상위 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상황으로 이해하면 된다. 반면, 수학 가형은 1등급컷 92점, 2등급컷 84점 등으로 국어와 수학 나형에 비해서는 다소 평이한 난도를 보였다. 

내달 3일로 예정된 2021학년 수능이 3주 가량 남은 시기에 발생한 ‘문제 오류’는 수능에서만큼은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경감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 이사는 “학평은 실전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치르는 시험이기에 이번 문제 오류는 해프닝 선에서 끝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능은 문제 출제와 검수 과정을 보다 엄격히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려가 나오는 것과 별개로 최근 들어 수능은 문제 오류가 없는 모습을 계속 보여 왔다. 2014학년 세계지리, 2015학년 영어와 생명과학Ⅱ, 2017학년 물리Ⅱ와 한국사 등 연일 오류가 끊이지 않고 나왔던 수능은 2018학년부터 지난해 실시된 2020학년까지 3년간 아무 문제가 없는 ‘무결점 수능’의 면모를 자랑한 바 있다. 

2021학년 10월 학평 수학 나형 15번 문제
2021학년 10월 학평 수학 나형 15번 문제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