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년 동안 어떤 직업이 뜨고 어떤 직업이 없어졌을까?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의 전환을 겪는 동안 직종의 변화도 다양했다. 컴퓨터 중매원,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개발자, 정보보호컨설턴트 등 새 직업들이 조명받기 시작한 반면 성냥제조원, 볼링점수기록원 등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등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중앙고용정보원이 올해 발표한 ‘1995, 2003 한국직업사전’에 근거해 지난 15년 국내 직업사회의 명암을 살폈다. ‘2003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공식 등재된 전체 직업수는 7천9백82개. 유사직업명칭까지 포함하면 1만여개의 직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문가’로 분류된 직업은 1천7백49개로 증가추세를 보여 우리 사회가 신체활동 보다는 지식에 기반을 둔 사회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명(明)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한 성장을 보이며 ‘명(明)의’의 자리를 차지한 직종은 단연 IT관련 분야다. ‘2003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IT분야에서 신종 직업이 가장 많이 등장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 분야 관련 직업은 7년 전보다 4.2배나 늘어났다. 한국직업사전이 소개한 올해의 새 직업은 컴퓨터 바이러스 치료사, 인터넷 데이터센터 관리원 등. 이밖에 인터넷으로 남녀를 이어주는 컴퓨터 중매원, 아바타 디자이너,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 등도 새로운 직업군에 올랐다. 이같은 IT강세는 지난 ‘1995 한국직업사전’의 결과와도 일맥상통하고 있어 IT분야 성장세의 지속성을 증명하는 듯 보인다. 중앙고용정보원의 지난 95년 발표에 따르면 87년부터 95년까지 10여년 동안 컴퓨터 관련 분야에서만 인공지능연구원, 컴퓨터디자이너, 정보검색원 등 4백여 직업이 새로 등장했다. 서비스·문화산업 분야에서 외모와 이미지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너 강사, 화장술 강사, 네일아티스트 같은 직업도 등장했으며, 의료 분야의 전문화로 운동처방사, 음악치료사,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 등이 신생 직업에 등재됐다. 이밖에도 커피 전문 제조자인 ‘바리스타’와 학술분야의 이벤트학 교수, 바둑학 교수 등도 새로 신생 직업으로 분류됐다. 자격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근 10년 사이 부기, 생사(生絲)산업기사, 전화교환기능사, 유독물 기능사 등 자격 종목이 사라졌으며 게임그래픽 전문가, 텔레마케팅 관리사, 게임 프로그래밍 전문가, 디지털 제어 산업기사, 패션 머천다이징 산업기사 자격증이 신설됐거나 신설될 예정이다. 암(暗) 반면 단순기능직과 광업 등 쇠퇴 산업 관련 직업들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컴퓨터의 발달로 타자기 사용이 줄면서 타자기 수리원이 없어졌고, 대규모 염전 발전으로 사람 손이 불필요해져 일명 ‘염전 반장’이라 불리던 염전 감독이 사라졌다. 광업쇠퇴와 함께 광산제도 보조원, 대형착암기 보조원 등의 직업이 없어졌으며 담배 제조공정 자동화로 필터공급조작원, 접착제제조원 등의 직업도 소멸했다. 또 90년대 중반 단기간 호황을 누리던 무선호출기, 시티폰 관련 직종도 자취를 감춰 통신시장 판도 변화를 실감케 했다. 이밖에 주산학원강사, 볼링점수기록원, 성냥제조원 등의 직업도 거의 사라져가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중앙고용정보원이 87년부터 10여년 동안의 직업세계 추이를 조사해 발표한 ‘95년판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당시에는 인공지능연구원, 컴퓨터 디자이너, 정보검색원 등 컴퓨터 관련 직업 뿐 아니라 저작권관리원도 유망직업으로 손꼽혔다. 반면 기계화에 밀려 나무껍질채취원, 손세탁원, 우산수선원 등이 사라지고 팩스가 일반화되면서 텔렉스원 자취를 감췄으며, 한때 고소득 직종으로 분류됐던 항법사도 컴퓨터항법장치의 개발과 함께 사라졌다. 이밖에 나무의사, 수족관다이버, 수의디자이너, 경마예상지발매원, 패션코디네이터 등도 당시 신종직업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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