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모집 등록이 본격화되면서 등록률을 둘러싼 대학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한 대학들의 경쟁이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유명 대학들이 동문 등을 앞세워 우수 학생 유치에 나서는 경우는 이제 정례화가 됐으며 유명 대학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대학들은 명품 특전제도를 앞세워 1등급 우수 학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수학생 유치, 유명 대학들도 치열
지금은 유명 대학들이라고 해서 우수 학생 유치에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등급제 여파로 재수생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명 대학들 역시 우수 학생 유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등이 경영대학 합격자들에게 독려 전화를 했던 고려대는 올해에도 어윤대 전 총장 등이 직접 경영대 합격자들에게 독려 전화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동문들의 노력과 대통령 배출 학교라는 위상에 힘입어 고려대는 이번 정시모집 1차 등록 마감 결과, 지난해에 비해 11%가량 등록률이 향상됐다.

숙명여대는 지난해의 경우 입학처 주관으로 우수 학생 유치에 나섰지만 올해는 단과대학들이 담당하고 있다. 단과대학들은 등록 독려 전화, 합격자 미팅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방소재 학생들을 위해서는 교통비까지 지급하고 있다.

한국외대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지난 14일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새내기 한마당 축제’를 개최했다.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한 대학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것. 이날 행사에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강주안 아시아나항공 사장 등 유명 동문들의 입학 환영 메시지가 공개됐으며 소녀시대, 슈퍼키드 등의 연예인 공연도 진행됐다.

▶유명 대학들도 우수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한국외대는 지난 14일 새내기 한마당 축제를 개교 이래 처음으로 열었다.

한편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 7개 사립대 모임은 미국 입학설명회를 추진하고 있다. 설명회는 워싱턴과 LA, 뉴욕 등에서 열릴 예정이며 시점은 3월 말이나 4월 초경이다. 대상은 재외국민 전형 지원자들과 학부모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국내에서의 경쟁도 좋지만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고 외국에서 훌륭한 인재를 데려오자는 취지"라면서 "개별 학교 차원에서 하면 비용이 더 든다. 교포들의 입장에서도 알차고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명품 특전, 우수학생 유치의 힘
유명 대학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 학생들의 지원이 적은 학교들의 경우, 명품 특전을 앞세워 우수 학생 유치에 성공하고 사례가 늘고 있어 주목된다.

‘특성화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숭실대는 이 제도 시행 이후 2006년 54명, 2007년 13명 등록 등 1등급 우수 학생 유치에 결실을 맺고 있다. 올해에도 11명의 1등급 학생들이 합격했다. 매년 등록자 수가 감소한 것은 자격 요건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첫 해에는 수능 2개 영역 1등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2007년에는 수능 3개 영역 1등급 학생을, 올해에는 수능 4개 영역 1등급 학생을 대상으로 각각 전형을 실시했다.

‘특성화장학제도’는 4년간 장학금과 매달 생활비 40만원 지급, 세계 유명 대학 박사과정 진학 시 연간 학자금 3만 달러 2년간 지급, 해외 연수 기회 제공, 지방 소재 학생의 경우 기숙사 무료 제공 등의 특전이 주어진다. 또한 숭실대는 ‘특성화장학제도’덕에 특목고에서도 입학 설명회 기회를 갖는 등 부대효과도 누리고 있다.  

고승원 입학홍보팀장은 “지금은 1등급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대학이 됐고 우수 학생들이 들어오면서 학교 전체 이미지 제고도 가능해졌다”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학교의 의지다. 선택과 집중에 대한 소신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원대 역시 명품 특전제도로 우수 학생 유치에 성공한 사례. 경원대는 올해 신설된 바이오나노대학에 수능 1.8등급 이내 최상위권 학생들이 다수 합격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나’군과 ‘다’군으로 분할 모집한 바이오나노대학은 ‘나’군의 경우 합격자 22명 가운데 11명이 1.8등급 이내 학생들이고 다른 11명은 2등급 이내 학생들이다. ‘다’군의 경우 합격자 22명 전원이 1.8등급 이내 학생들이며 심지어 불합격자 12명 역시 모두 1.8등급 이내 학생들이다.

경원대의 성공 비결은 우수 학생들의 눈길을 끄는 ‘특전’ 때문. 바이오나노대학은 노벨상 수상자인 스티븐 추 버클리대 교수를 비롯해 우수한 교수진을 자랑하며 1.8등급 이내 학생들에게는 4년간 전액장학금과 매월 30만원 이상의 학업보조비 등이 지급된다. 

김완희 입학처장은 “21세기를 선도할 수 있는 분야인 바이오나노 분야를 선정, 학내 특성화 학과로 지정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수능 시험 뒤 바이오나노대학 교수들이 전국 130개 고교를 방문하면서 적극적인 홍보활동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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