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에 개혁의 칼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동안 주로 행정 및 조직 등 구조적인 측면이 개혁 대상이었지만 최근 들어 교수 및 직원, 학생 등 구성원들까지도 개혁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개혁 없이 경쟁력 없다’는 대학들의 신념에 따른 것으로 대학가도 자율과 경쟁 시대에 접어든 만큼 개혁의 폭과 강도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KAIST가 재임용 심사에서 연구실적이 부진한 6명의 교수를 탈락시킨 것을 비롯해 성균관대, 연세대 등도 재임용 심사에서 교수들을 탈락시켰다. 또한 중앙대는 교원 승진 및 재임용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서울대 역시 교수 승진 정년보장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상위 10% 교수들에게 대학원생 T/O와 연구비 등의 혜택을 주는 '교수 차등화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교수사회=철밥통’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이에 대한 교수들의 불만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연구하지 않는 교수’는 생존이 어려운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우수한 교수를 확보하고 동시에 (교수들에게) KAIST가 능력과 적성에 맞는지를 조기에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심사 시기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남표 총장은 취임 후 적극적인 개혁에 나서 대학가에 개혁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 총장은 △정년보장 교수 심사 탈락 및 연구부진 교수 퇴출 확대 △학점에 따른 수업료 차등 부과 △총장이 직접 신입생 반 담임 △학생실전 투자 펀드 10억 원 지원 등 '쉼 표' 없는 개혁 드라이브를 추진하고 있다.

개혁의 칼바람은 직원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교수 사회 못지않게 철밥통으로 여겨지던 대학 직원 사회에 서비스 마인드가 도입되고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서울대는 모니터링요원들이 4개월에 걸쳐 교직원들의 근무 실태를 조사한 ‘행정서비스 평가보고서’를 발간했다. 서울대는 평가 결과에 따라 우수 직원들의 경우, 개인별 성과금을지급했다. 또한 서울대는 직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1971년 이후 출생 직원들을 ‘경력대상 관리 직원’으로 지정, ‘2010년까지 텝스 800점 이상’을 획득하도록 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중앙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행정문화 Change Up!'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행정문화 Change Up’ 운동은 모든 행정에 실명제를 도입해 책임 있고 친절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중앙대는 이 운동이 시작된 후, 얼마 전 실시한 재학생 대상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게 나오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

중앙대 김영찬 사무부처장은 “수요자 중심의 행정서비스 실천을 위해 각 부서에 서비스 헌장이나 기준을 마련했다”면서 “홈페이지에 24시간 불친절 사례를 신고할 수 있는 행정불친절 제로센터도 운영하면서 실시간으로 불친절 관행을 개선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대학만 가면 끝’이라는 생각에서 탈피되고 있다. 대학들이 인증제를 강화하고 영어 의무 강의 비율을 확대하는 등 면학분위기를 적극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KAIST는 지난해 신입생부터 학점에 따른 수업료 차등 부과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점 3.0(만점 4.3) 이상의 경우 수업료가 면제되고 3.0 미만~2.0 초과자는 일부를, 2.0 이하는 전액을 내야 한다. KAIST의 올해 수업료는 600만원이다.

한양대는 리더십 인증제를 국내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했다. 리더십 인증제는 경영 마인드를 갖춘 인재 육성과 체계적인 리더십 계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학생들은 4년 간 해당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또한 연세대는 김한중 총장의 발전 계획에 따라 학생들이 영어를 포함한 두 가지 이상의 언어 구사 능력을 갖추도록 언어 인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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