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률 전년 대비 0.6%p 감소, 직장건강보험 가입자 감소폭 더 커
‘직업교육의 메카’ 전문대 70.9%…63.3% 일반대와 ‘큰 격차’
올해도 의약계열 취업률 ‘최고’…‘문송한’ 인문계열 ‘최저’
‘첫 공개’ 이동통계, 취업 1년 이내 19.1% ‘이직’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고등교육기관 전반의 취업률이 전년 대비 다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 등이 28일 발표한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 일반대·전문대·기능대·산업대·교대·일반대학원 등 고등교육기관의 취업률은 67.1%로 전년 대비 0.6%p 감소했다. 1년간 안정적으로 취업을 유지했는지를 나타내는 ‘유지 취업률’이 다소나마 오른 점은 위안이 되는 부분이지만,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체가 1.2%p 감소했다는 점은 우려를 사는 대목이다. 

취업률이 다소 줄어든 것 이외에는 예년과 비슷한 양상이다. ‘직업교육의 메카’인 전문대가 일반대보다 높은 취업률을 보인 점, 의약계열이 가장 높은 취업률을 보인 반면 인문계열은 가장 낮은 취업률을 보인 점, 남성이 여성 대비 취업률이 높은 점 등 비슷한 흐름이 유지됐다. 취업 후 1년간 이직 등을 한 사례가 있는지를 조사한 ‘이동통계’가 올해 처음 발표된 것은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고등교육기관 취업률 0.6%p 감소…건강보험 직장가입 1.2%p 감소 ‘우려’ =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9일 ‘2019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일반대 △교대 △산업대 △전문대 △각종학교 △기능대 △일반대학원 등 전체 고등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지난해 2월과 재작년 8월 이들 기관을 졸업한 55만35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말일 기준 취업·진학 여부, 급여 수준, 취업 준비기간 등의 세부정보를 파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세청, 고용노동부, 병무청,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의 공공 데이터베이스도 연계했다.

지난해 2월과 재작년 8월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55만354명 가운데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취업에 성공한 인원은 32만3038명이다. 졸업자 가운데 대학원 등으로의 진학을 선택했거나 군입대한 경우, 외국인 유학생, 취업불가능자, 취업률 제외 인정사례 등을 제외한 ‘취업 대상자’는 모두 48만1599명. 취업 대상자를 기준으로 산정한 취업률은 67.1%였다. 

고등교육기관 취업률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시기를 1년 앞당긴 2018년 취업률은 67.7%로 2019년 수치에 비해 0.6%p 높았다. 다만 2017년 취업률이 66.2%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 발표된 2019년 취업률은 앞선 두 해에 비해 낮다고만은 보기 어려웠다.

분야별 취업자를 보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29만1929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유계약자(프리랜서)가 1만8347명으로 뒤를 이었으며, 1인 창업자 6137명, 개인창작 활동종사자 2981명, 해외취업자 2853명, 농림어업자 종사자 791명 순이었다. 

전년 대비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비율이 1.2%p 감소한 것은 다소 우려를 사는 부분이다.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했다는 것은 여타 취업 사례 대비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을 받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감소폭이 전체 취업률 감소 수치보다 크다는 것은 그만큼 안정적인 직장을 구한 사례가 줄었음을 의미한다. 

■‘취업률 강세’ 전문대, 일반대 대비 높아…교대 취업률 ‘대폭 감소’ = 학제, 즉 대학 유형에 따른 취업률을 비교한 결과 직업교육을 표방하는 전문대가 일반대를 이번에도 큰 폭으로 앞선 사실이 확인됐다. 전문대 취업률은 70.9%로 전년 대비 0.2%p 줄었지만, 일반대의 63.3%에 비해 7.6%p 높았다. 

일반대의 취업률은 감소폭이 컸다. 전년 64.2%에서 0.9%p나 취업률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취업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친 데 따른 결과물로 보인다.

올해도 가장 높은 취업률을 보인 곳은 기능대학이었다. 기능대는 전년 81%에서 1%p 낮아진 80%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기능 인력 양성을 기치로 고용노동부가 직업훈련 등에 집중하기 위해 세운 ‘폴리텍’이기에 매년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능대에 비해서는 수치가 낮지만, 일반대학원의 높은 취업률은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일반대학원은 전년도 78.9%에서 1%p 취업률이 오르며 79.9%로 폴리텍의 취업률을 0.1%p 차이로 따라잡았다. 여타 대학 유형을 졸업한 이후 추가적인 교육을 받으며 전문성을 한층 신장시키는 곳이기에 취업 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대는 부정적인 면에서 눈길을 끈 사례였다. 교대 취업률은 68.8%에서 63.8%로 5%p나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교대는 한 해 전에도 72.9%에서 68.8%로 4.1%p 취업률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불과 2년 새 10%p 가까이 취업률이 감소하게 된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원양성 규모 축소, 지자체별 교원 임용 규모 축소 등 ‘임용대란’의 영향이 취업률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 모양새다. 

이외 대학유형들 중에서는 산업대가 70.1%에서 71.5%로 1.4%p 취업률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전국에는 청운대와 호원대 2개 산업대가 존재한다. 순복음총회신학교와 한예종이 소속돼 있는 각종학교는 종교·예체능이란 각각의 특성답게 55.8%로 가장 낮은 취업률을 보였다. 

■지역별·성별 취업률, 인천 제일 높고, 부산 제일 낮아 = 고등교육기관의 소재지를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의 취업률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이 비수도권에 비해 취업률이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은 취업대상자 19만4841명 중 13만3764명이 취업해 68.7%의 취업률을 기록했으며, 비수도권은 28만6758명 중 18만9274명 취업으로 66%의 취업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이 비수도권 대비 2.7%p 높은 취업률을 기록한 것이다.

가장 높은 취업률을 기록한 지역도 수도권이었다. 인천의 취업률이 70.1%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 68.7%, 경기 68.4%로 수도권 내 3개 시도의 취업률은 전국 평균 대비 모두 높았다. 

가장 낮은 취업률을 기록한 지역은 부산이었다. 부산은 63%로 타 시도 대비 낮은 취업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이어 경북 64.2%, 경남 64.8% 등 영남지방의 취업률이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반면 울산(69.4%), 전남(69.1%), 대전(68.9%), 충남(68%), 제주(67.7%) 등은 평균 대비 높은 취업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 취업률은 남성이 69%, 여성이 65.2%로 남성이 3.8%p 높았다. 전년 대비 두 성별의 취업률은 모두 감소 양상을 보였지만, 남성 취업률 감소폭이 0.6%p로 여성(0.8%p)보다는 다소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2.6%p 차이였던 남녀 취업률 격차는 2017년 3%p, 2018년 3.6%p, 2019년 3.8%p로 매년 소폭이나마 늘어나는 양상이다. 

■계열별 취업률, 여전한 ‘의약 최고’…‘문송한’ 인문 올해도 ‘최저’ = 학문계열별로 취업률을 집계한 결과 올해도 의약계열의 취업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의약계열 취업률은 83.7%로 전년 대비 0.4%p 상승했으며, 평균값인 67.1%와의 차이도 컸다.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 등에서 항상 공급 인력이 사회 수요 대비 부족하다는 평이 나오는 계열이기에 취업률이 높게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높은 취업률을 보인 계열은 올해도 공학계열이었다. 공학계열은 전년 대비 1.8%p나 취업률이 낮아지며 69.9%로 70%를 밑도는 취업률을 보였지만, 그래도 여타 계열 대비 취업률이 높았으며, 전체 평균보다도 취업률이 높은 모습을 보였다. 

의약계열과 공학계열 이외 계열들은 모두 평균을 밑돌았다. 자연계열이 0.4%p 하락한 63.8% 취업률을 기록한 것을 필두로 △예체능계열 64.5% △사회계열 63.4% △교육계열 62.7% 순으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가장 취업률이 낮은 계열은 인문계열이었다. ‘문과라 죄송하다’는 뜻의 ‘문송하다’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취업에 있어 난항을 겪고 있는 인문계열은 56.2%의 낮은 취업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57.1% 대비 0.9%p 감소한 수치인 데 더해 모든 계열 가운데 유일하게 60%를 밑도는 수치였다.  

■취업만 하면 끝? ‘유지’가 더 중요…취업률 감소 불구 ‘유지취업률 증가’ = 취업률에는 특정 시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취업에 성공했는지를 보는 ‘취업률’ 이외에도 ‘유지 취업률’이라는 지표가 별도로 존재한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11개월 후에도 여전히 직장 취업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신분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지를 조사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취업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따지는 지표다. 단순 취업 성공 여부를 넘어 안정적인 취업 유지를 본다는 점에서 취업률보다 한층 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고등교육기관 취업률은 감소한 양상이지만, 유지 취업률은 전년 대비 1.2%p 오른 80.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대학원이 90.8%를 기록한 데 이어 일반대가 81.2%, 전문대가 75.3%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유지 취업률이 오른 양상을 보였다. 산업대와 각종학교, 기능대학 등의 유지 취업률은 소폭 감소했지만 학교 수가 많지 않기에 고등교육기관 전반에 나타난 유지 취업률 증가 양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계열별로 보면, △공학계열 84.8% △의약계열 84.1% △교육계열 82.1% 등에서는 평균값보다 더 높은 유지 취업률이 나타났다. 반면 △사회계열 79.1% △자연계열 77.6% △인문계열 75% 등은 유지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예체능계열은 65.8%로 가장 낮은 유지 취업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이동 현황은?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일자리 이동통계’ 첫 발표 = 올해 취업통계 조사결과에는 예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지표가 등장했다. 이직 등의 사유로 취업 후 1년 내 일자리를 바꾼 비율을 나타내는 ‘이동률’이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일자리 이동통계’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됐다. 교육부는 “올해부터는 통계청과 협업해 졸업자의 취업 후 1~2년간 일자리 이동 현황과 경로를 다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이동통계’도 발표한다”고 밝혔다. 

2018년 2월과 2017년 8월 고등교육기관을 졸업해 2018년 12월 31일 기준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 분류된 30만1182명을 조사한 결과 2019년 12월 31일까지 1년 내 일자리를 옮긴 이동률은 19.1%(5만743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직장을 옮기는 비율이 높았다. 남성은 17%로 평균 대비 낮은 이동률을 보인 반면, 여성은 21.2%가 1년 내 직장을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별로는 예체능계열이 23.4%로 이동률이 높은 편이었으며, 이어 교육계열 22.9%, 의약계열 22.2%, 자연계열 19.5%, 인문계열 19.3% 순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여성 비율이 높다고 알려진 계열들의 이동률이 높은 모양새다. 

대학 유형에 따른 이동률도 다소 차이를 보였따. 전문대가 22.5%로 비교적 높은 이동률을 보인 가운데 기능대가 19.8%, 산업대가 19.1%, 일반대가 17.5%, 일반대학원이 16.6%로 뒤를 이었다. 특정 직종에 취업하는 교대의 이동률은 13.9%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송성헌 통계청 통계데이터허브국장은 “올해 처음 공표한 이동통계는 졸업자 정보와 일자리 행정자료를 연계해 대학 졸업 후 일자리 이동 경로를 작성한 패널(종단면) 분석형 통계”라며 “이동통계가 청년층 고용과 미래일자리 지원정책 수립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졸업 전 취업 결정이 가장 많아…절반 가까이 중소기업行 = 상세 취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를 대상으로 추가 세부정보를 조사한 결과 졸업 전에 취업을 결정한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중 35.8%가 졸업 전 취업에 성공했다고 말했으며, 졸업 후 3개월 이내에 취업했다는 비율도 25.9%나 됐다. 이어 6개월 이내 15.1%, 9개월 이내 14.3% 순이었으며, 10개월 이상 취업을 준비해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된 사례는 8.9%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같은 현황이 ‘취업 준비기간이 짧을수록 성공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체 취업 대상자 가운데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는 60.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해외취업 등을 전부 고려한 전체 취업률이 67.1%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명 중 3명은 취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짧은 취업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취업에 성공한 것은 분명 긍정적인 사례이지만, 준비기간의 길고 짧음과 관계없이 취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대부분은 ‘중소기업’에 취업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기업유형별 취업자 비중을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이 46%로 절반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비영리 법인 16.8%, 대기업 10.9%, 중견기업 8.4%, 공공기관·공기업 8.2%, 국가·지자체 6.1% 순이었다. 취업 준비생 대다수가 대기업·공기업 등을 선호한다는 점을 볼 때 취업의 ‘질’이 좋다고만은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으로 상당수가 진출한 취업자들은 주로 제조업에 많이 취업했다. 산업유형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가 18.9%로 가장 많았고, 보건·사회복지 15.9%, 교육 9.7%, 전문·과학·기술 8.6%, 도소매 7.8%, 공공행정 7.4%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에 따른 ‘초봉’ 차이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 졸업생은 월 평균 241만6000원, 석사 졸업생은 370만3000원, 박사 졸업생은 581만7000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이 아닌 전체 인원의 중간값을 나타내는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학부는 215만원, 석사는 311만3000원, 박사는 462만800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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