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인 부산대학교 총장

차정인 부산대 총장
차정인 부산대 총장

존경하는 효원가족 여러분!

개교 75주년의 해, 2021년 희망의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올해 신축년(辛丑年)은 코로나19의 그늘에서 벗어나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우리의 높은 꿈과 목표를 향해 힘차게 전진해야 하는 새 출발의 해입니다. 효원가족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이 가득한 한 해 되길 기원합니다. 

지난해 우리 대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알찬 발전을 이루며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이 정부의 ‘영남권역 감염병전문병원’ 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국비 409억 원을 포함한 총 7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2023년이면 최고수준의 감염병 전문병원을 개원합니다. 

올해 국가예산에 우리 대학의 신규 시설사업이 많이 포함되었습니다. 정보의생명공학관, IT관, 동물실험센터, 천연물안전연구센터 신축 예산이 편성되었습니다. 고가장비인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이 국립대 최초로 배정되었고, 실험실 안전환경 예산도 대거 확보해서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체계 구축에 들어갑니다.

교육과 연구 분야의 성과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교육혁신처와 연구처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마치고, 우리 대학의 연구역량을 제고할 ‘윤인구 학술위원회’를 신설했습니다. 오랜 숙제였던 약학대학 6년제 학제전환을 위한 학내절차도 모두 마쳤습니다. 국립대학육성사업,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충실한 운영에서도 우리 대학은 국립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교육부의 ‘4단계 BK21사업’에 모두 36개의 교육연구단(팀)이 선정되어 전국 대학을 통틀어 2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BK21사업은 선정 자체가 대학의 교육과 연구 역량을 증명하는 권위 있는 지표입니다. 이제 우리 대학은 앞으로 7년간 대학원 교육과 연구의 기틀을 또 한 번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교육부의 ‘대한민국 교육기부 대상’에 부산대가 5회째 선정되면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소외계층을 돌보며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해주신 학생·교수님·직원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업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대학은 철저한 방역 속에서 부분적 대면수업과 1·2학기 전면적 대면 기말고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습니다. 우리 대학의 현명한 대처방법은 타 대학에 모범이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 대학 교직원들이 맡은 역할에 충실하면서 캠퍼스를 안전하게 지켜내는 모습을 보며 저는 큰 신뢰를 갖게 되었습니다. 

故경암 송금조 회장님은 2003년 당시 개인기부사상 최고액을 우리 대학에 기부하여 양산캠퍼스 시대를 열 수 있게 한, 잊을 수 없는 은인입니다. 지난해 우리 대학은 경암선생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부산대학교장(葬)’으로 예우를 다하였지만, 저는 아직도 그분의 생전에 우리 대학이 예우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죄송한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대학을 대표하여 경암교육문화재단과의 관계 회복을 위하여 진심을 다할 생각입니다. 

제21대 총장으로서 부산대 도약의 임무를 부여받은 후, 두 번째 해를 맞는 저는 무겁고도 영예로운 소임을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저는 우리 대학이 처해 있는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 모든 일을 출발하고자 합니다. 우리 대학은 비수도권의 대학입니다. 수도권 일극 집중과 지역인재의 유출, 학령인구의 감소라는 냉혹한 사회구조적 환경 속에 놓여 있습니다. 대학의 위상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당장은 우리 대학이 평온해 보이지만 실상은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며, 우리는 이 사실을 회피하지 않고 직시해야 합니다. 현실인식은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점입니다.   

종합대학의 발전은 그야말로 종합적인 것이어서, 도약이나 돌파라고 할 만한 장족의 발전은 한 번의 기발한 생각, 한 번 찾아온 행운, 하나의 정책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마치 무거운 플라이휠을 한 방향으로 한 바퀴 한 바퀴 돌리며 밀고 나가면서 추진력을 축적해 나가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내부를 혁신하면서 도약을 준비하고, 외부에서 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매일 매일의 크고 작은 훌륭한 결정들이 차곡차곡 쌓일 때, 비로소 돌파와 도약이라는 성과가 나올 것입니다. 부산대 구성원 모두의 결의와 지혜를 모아야 가능한 일입니다. 

먼저 저부터 총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대학발전을 위한 대외적 활동을 더욱 담대하게, 더욱 치밀하게 펼쳐 나가겠습니다. 저는 국가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라는 논의구조를 중시해 왔습니다. 이 협의회가 지난해 논의구조를 넘어 실행구조화하면서 활성화한 것은 큰 진전입니다. 저는 거점국립대뿐 아니라 124개의 비수도권 지역대학들과도 협력관계를 강화하여 정부정책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특히, 우리 대학은 전국의 지역대학과 국회, 정부에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의무제」 법률 개정안을 제안해 둔 상태입니다. 이 제도는 지역의 우수인재가 지역대학에 진학하고 공부하여 지역에 정주하게 하는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수단이 될 것입니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이 진척되어 있으며, 지금은 입법 진행과정의 장애요인만 챙겨보는 단계입니다. 

또한, 국립대 총장들과 함께 가칭 ‘국립대학법’ 제정을 위한 연구와 입법제안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습니다. 국립대학 재정을 튼튼히 하고, 조직과 인사, 재정운용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등의 국립대학 발전에 필요한 전반적 사항이 법률조항으로 탄생할 수 있도록 힘을 쏟아 보겠습니다. 

이에 더하여 수의과대학을 유치하고 대학회계법을 개정하면 우리 대학은 도약의 확실한 기반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올해는 선거공약 사항들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겠습니다. 캠퍼스환경과 학생의 교육환경, 재정과 교직원 복지, 멀티캠퍼스 균형발전, 최고심의기구로서 교무회의 위상 정립을 여러분과 함께 이뤄 나가겠습니다. 상호존중과 협력의 직장 문화를 꽃피우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학문단위 구조개편은 우리 대학의 주요 과제입니다. 부산대학교의 장기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단과대학과 학과의 최적의 편제 구조가 무엇인지 점검해야 합니다. 학생의 입학·교육·취업을 위한 최상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하며, 그밖에 불합리한 요소를 개선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언젠가는 해야 될 우리의 공동 책무입니다. 

부산대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마음으로, 미루지 말고 우리가 합시다. 교수님들로서는 학과통합이나 소속변경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 불편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총장으로서 교수님들의 자유로운 학문 활동을 최고의 가치로 보호하되, 학문의 자유에 속하지 않는 사항에 대해서는 학교의 장기적 발전을 최상의 가치로 추구하겠습니다. 

저는 총장에 취임하면서 선택의 순간에는 늘 ‘부산대 발전’ 하나만을 생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리 대학의 나아갈 방향을 두고 여러 의견이 분출하는 순간순간이 오면, 대학발전을 염원하는 진정성 높은 목소리, 종합적인 성찰에 기반한 목소리를 중심에 두겠습니다.  

사랑하는 부산대가족 여러분!

2021년은 시민들의 헌금과 사랑으로 출범한 부산대학교가 75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올해를 코로나 극복의 원년으로 삼아, 움츠렸던 어깨를 다시 활짝 펴고 담대한 도전을 이어갑시다. 시민들이 우리 대학의 시작을 열어주었던 만큼, 이제 우리 대학이 시민들의 희망이 됩시다. 담대한 지성의 힘으로, 멈추지 않는 혁신으로, 힘을 모아 시대를 열어갑시다. 감사합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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