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1546년 단종 복위에 목숨을 바친 사육신 가운데 한 명인 박팽년 선생 일가에는 효성스런 얘기가 전해져 온다. 일가가 멸족될 당시 선생의 형제들은 아버지 박중림 선생과 죽음을 맞으면서 울며 고하길 “임금에게 충성하려 하매 효에 어긋난다”고 했다. 박중림 선생은 “임금을 섬기는 데 충성하지 못하면 효가 아니다”라고 태연히 웃으며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진정한 충과 효는 별개가 아님을 일깨워 주는 일화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일컫는 이유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사람으로 해야 할 도리에 있다. 그 도리의 핵심은 바로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에 대한 효도, 자신이 터전을 이루고 생활할 수 있도록 울타리가 되어준 국가(과거의 임금)에 대한 충성이라고 할 수 있다. 

효와 충은 교육에서도 중요한 가치로 다뤄지고 있으며, 가정과 국가를 지탱하는 근본이념이기도 하다. 평생 나라를 지키는 직업군인은 기본적으로 부모에 대한 효심이 지극해야 한다. 그 대상은 자신을 낳아준 부모이기도 하지만 넓게 보면 우리 사회의 어른들이기도 하다. 이런 인식이 확산되면 결국 사회를 지탱하는 주체라 할 수 있는 국가에 대한 충성으로 연결된다. 두 가지 가치는 별개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 관계다.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강대국의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며, 자국 우선주의에 기초한 민족주의가 발흥하고 있다. ‘국력은 국방의 힘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국가마다 군비 증강 등 국방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국방의 핵심인 인적 구조에 있어서도 양적 확대보다는 질적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 민족의 사상적 기반인 효와 충에 기반을 둔 직업군인 양성은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며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혼돈의 세계정세에서 우리 민족이 나아가야 할 길은 바로 효와 충에 기반한 윤리적 정체성 확보에 있다. 그 역할을 대신할 전문가 양성은 시대적 소명이라 할 수 있다.

경민대 효충사관과
경민대 효충사관과

- 효충사관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는지
“기본적으로 가족에 대한 사랑 특히 부모에 대한 효성심이 지극하고 나라, 즉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충만해야 한다. 또한 부사관으로 임관해 직업군인의 길을 걸어야하기 때문에 조직 생활에 적합한 품성을 갖춰야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교과목 학업성취도를 갖춰야 하지만, 그보다는 학업에 임하는 자세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 자신보다도 타인의 입장을 더 존중하고 배려하며 조직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함께 윗사람을 존중하고 따르는 마음도 가져야 한다. 봉사 관련 동아리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학급이나 학교에서 임원이나 학생회 간부를 맡아 조직 내에서의 역할도 경험해 볼 필요가 있다.”

- 효충사관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젊은이들의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기업의 채용이 줄어들고 있다. 세수 부족으로 인해 공무원 채용도 감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입학이 곧 취업이라는 의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군장학생 선발시험을 거쳐 학비를 전액 지원받을 수 있으며, 졸업 후에는 군인공무원(9급)으로 진출할 수 있다. 부사관이 아닌 장교를 희망할 경우 3사관학교 편입을 통해 꿈을 이룰 수도 있다. 글로벌 민족주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국가마다 전통적 가치관에 입각한 우수한 군 인력 양성이 시대적 과제로 등장했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 효충사관과에 입학하면 어떤 내용을 공부하게 되는지
“부사관뿐만 아니라 3사관학교 편입 등 지휘관으로서의 자질함양을 위해 별도의 리더십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담교수 지도 하에 한자·영어·태권도·전산능력 등 자격증 시험을 대비하고, 다양한 특강을 통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효학개론 △실천효고개론 △효리더쉽론 △효교육론 △효경 △효법제 및 행정론 △충효예교육과 병영문화 △의사소통 △지적능력 △인간관계 △조직관리 △상담심리 △생활한자(군사실무) △생활과 컴퓨터 △제식훈련 △무도 △병영체험1 △병영체험2 △국방체육 △군대윤리 △국가안보 △군법개론 △전쟁사 △무기체계 △국가안보 △군리더쉽 △북한학 △직업군인론(부사관실무) 등의 과목을 배우게 된다.”

- 효충사관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효교육지도사, 컴퓨터 활용능력(CPT), 인터넷정보검색사, 한자, 프리젠테이션, 문서실무사, TOEIC, 위험물관리기능사, 태권도를 비롯한 각종 무도와 군 복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 효충사관과를 졸업하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육군본부, 해군리더십센터, 공군리더십센터와 협약을 체결해 육·해·공군과 해병대 부사관으로 임관하거나 육군3사관학교에 편입해 장교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일정 기간 복무한 후 전역할 경우 효교육지도사로 효문화진흥원 등 관련 기관에서 근무할 수 있다. 군무원이나 국·공·민간기업 취업에도 유리하다. 직업군인을 희망하지 않을 경우에는 효 관련 기관이나 효를 철학으로 하는 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

- 효충사관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는?
“효충사관과는 경민대에만 설치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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