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아 아주대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책임상담원

김영아 아주대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책임상담원 
김영아 아주대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책임상담원 

최근 교육부에서는 대학 내 학생상담센터를 활성화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학생의 마음건강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대학생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교에 대한 소속감은 저하됐고, 일상생활은 제한적이다. 정서적으로 위축되기 쉽고 미래에 대한 압박과 불안감은 높아졌다.

이를 위해 상담센터의 상담인력을 확보하고, 지역 내 전문기관과의 연계 및 대학평가에도 지원 현황을 반영하는 등 강도 높은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대학 기관’ ‘지역 정신건강 센터’ ‘대학병원’까지 이어지는 3차 안전망으로 기관 간 협업체계를 구성한다는 교육부의 방안이 실효성이 있는 지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초·중·고교에 1차, 2차, 3차 안전망 체계로 Wee프로젝트를 구성한 것처럼 말이다.

사실 청년층을 대표하는 대학생의 정신건강에 위험신호가 켜진지는 꽤 오래 됐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청소년 사망원인 1위는 여전히 자살로 나타났다. 20대 청년의 심리·정서 문제의 실태를 연구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보고서(2018)에 따르면 20대 청년의 10% 내외는 고위험 집단으로 분류됐다.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70% 이상이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청년층의 마음건강 지원에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대학 내에서 학생들의 심리적·정서적 고통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상담사의 입장에서 교육부의 대학생 마음건강 지원 확대 방침은 반길 만하다. 상담센터는 대학 내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여러 노력을 기울여 자체적으로 기관을 홍보해야만 한다. 해마다 새로이 입학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마음건강 증진을 위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기관이 교내에도 있음을 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국 대학생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 체계나 홍보도 있다면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학교의 특성과 상황에 맞게 교내 구성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앱이나 포탈 사이트를 이용해 실시간 마음건강 서비스들이 구현된다면 심리적 위기에 대한 예방과 캠퍼스 내 인식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당장 마음이 힘들고 혼란스러울 때에 바로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보다는 주변의 친구나 지인들을 찾게 된다. 또는 그저 혼자서 묵묵히 견뎌 내거나 익명의 커뮤니티에 자신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마음을 해소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라도 마음이 힘들 때에는 서로의 지지체계가 될 수 있는 문화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기본적인 마음건강 교육도 활성화 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 사회에서 마음건강과 관련된 여러 지원과 심리상담 서비스가 점차 확대된다는 것은 그만큼 삶이 지치고 힘들다는 뜻일 것이다. 불확실하고 불안하며 치열하게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는 세상 속에 살아가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먼저 자신이 그러한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는 것이다. 한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상관없이 그저 우리 시대의 모습을 바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곤 그 고통을 애써 비켜가지 않고 감내하겠다는 마음을 품고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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