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아 아주대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책임상담원

김영아 아주대학교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책임상담원
김영아 아주대학교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책임상담원

시간이 갈수록 일상이 무기력해지고, 가슴은 어딘가 답답하며, 공허하고 멍한 상태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학생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이러한 마음 상태를 달랠 길이 없어 한탄하다 보면 자책과 자기 비난을 하게 되고 한없이 축 가라앉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다른 사람들처럼 좀 잘했으면 좋겠다고 괴로워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다른 사람들도 온라인 시대는 모두 처음이다.

이제는 인터넷 강의와 비대면 대학 생활로 일상생활을 융통성 있게 관리하는 자기조절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내면서 과제와 수업, 수면시간 등을 각자 상황에 맞게 배분해야 하고, 적당한 대인관계를 위해서는 또 다른 형태의 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

물론 가장 건강한 삶은 규칙적인 생활 리듬을 만드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정해놓은 시간에 일어나 원하는 만큼 알아서 공부하고, 필요한 만큼 사람을 만나는 일을 혼자서 꾸준히 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약간의 강제권을 만들어 삶에 일정한 통제력을 발휘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즉 자기조절능력을 키우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자기조절능력이란 다양한 외적·사회적 상황에서 행동, 사고, 감정 등을 적응력 있고 융통성 있게 다루는 방법을 기르는 습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기조절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효과적으로 수행해보고 싶은 행동에 대해 분석이 필요하다.

먼저 자신이 해보고 싶은 특정 행동에 대해 적어본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것보다는 과거에 성공한 적이 있는 행동을 쓰는 것이 좋다. 그래야 과도한 기대나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그 행동이 어느 때 잘 일어나는지, 또 어떤 상황에서는 지켜지지 않는지 적어보도록 한다. 잘 지켜지지 않았을 때는 그 직전에 어떤 충동이나 생각이 들었는지, 감정 상태는 어땠는지도 작성해본다. 그다음 효과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어디서부터 행동의 단계를 수정하면 되는지 써보도록 한다.

예를 들어 새벽 1시에는 잠이 들어야 다음 날 일정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자꾸 더 늦게 잠을 잔다고 해보자. 자려고 누웠지만 재미있는 영상을 보는 일에 푹 빠지거나 잠자리에 드는 순간부터 온갖 걱정거리가 떠오른다거나 할 수 있다. 또 스트레스 상황이나 감정을 다칠 만한 일을 겪었을 수 있다. 이처럼 효과적인 행동이 이뤄지지 않는 문제 상황을 적다 보면, 우리는 무엇이 필요한지 그 방법은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즉 우리가 마지막으로 점검할 것은 문제가 되는 행동을 없애고 효과적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생각이 마음속에 어느 정도 자리 잡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자신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통찰이 없는 자기관리는 이뤄지기 어렵다. 자기 인식 후에 마음껏 비효율적으로 행동했다가 효과적인 방법으로 돌아오는 것이 훨씬 더 빠른 방법일 수도 있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지속되면 남들에 비해 열등하다는 생각만 키우게 되기도 한다.

우리는 늘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또 세상은 원하지 않아도 변할 것이며 우리는 원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적응할 것이다.

온라인 시대에 맞춰 교내 커뮤니티를 통해 친구를 만들고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들끼리 소그룹 공유방을 만들어 서로를 격려하며 수업 시간 지키기 게임을 하는 등의 자발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또 최근 유행하는 각종 성격검사도 대학 내 학생상담센터에서 표준화된 정식 검사를 모두 무료로 해볼 수 있으니 이를 통한 자기 이해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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