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대학과 함께한 총장
디지털 교육환경 강화로 4차 산업 대응
여성 친화적인 대학으로 거듭날 것
임기가 아니라 20년 내다보는 혜안 필요해

박명순 경인여대 총장은 ‘원칙있는 방향과 소통이 만드는 신뢰’를 강조하며 총장에 취임해 재정지원대학 선정을 이끌었다.(사진=한명섭 기자)
박명순 경인여대 총장은 ‘원칙있는 방향과 소통이 만드는 신뢰’를 강조하며 총장에 취임해 재정지원대학 선정을 이끌었다.(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박종민 기자] 박명순 경인여자대학교 총장은 유아교육과 교수로 처음 교편을 잡았던 1998년부터 지금까지 경인여대와 20년 이상 동고동락했다. 학생생활연구소 소장부터 학생처장, 교무처장, 기획처장, 대외부총장, 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1월에는 ‘원칙있는 방향과 소통이 만드는 신뢰’를 강조하며 총장에 취임해 재정지원대학 선정을 이끌었다.

박 총장이 처음부터 교육을 전공해 교편을 잡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제약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교육의 꿈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결국 독일 튀빙겐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1998년 3월 경인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로 부임했다. 박 총장은 “결국에는 하고 싶은 걸 하는 성격이었다”고 웃으며 고백했다.

박 총장의 추진력에 힘입어 경인여대에는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경인여대는 3주기 대학 역량진단평가에서 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됐다. 대학의 숙원 사업이었던 예비군 훈련장 기부대양여 사업도 이뤄져 캠퍼스 부지가 넓어졌다. 박 총장은 새로 생긴 자원으로 ‘선택과 집중’에 힘써 경인여대의 발전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신임 총장이 그리는 경인여대의 미래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0일 경인여대 총장실에서 박명순 총장을 만났다. 학교의 역사와 상황을 묻는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는 모습에서 20년 이상 일해온 관록이 느껴졌다.

- 독일 튀빙겐대학에서 교육심리학을 공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교편을 잡게 됐나?

“한국에서는 70년대 여성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이 별로 없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이화여대 약학대학에 진학했다. 사범대학에 진학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어머니가 지닌 사회적 인식에 맞춰서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약학대학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제약회사에서 일하면서 2년 동안 돈을 벌었다.

주변의 요구로 약학을 공부했지만 여전히 교육 쪽에 관심이 있었다. 어린 시절 늘 학교 놀이를 할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교육에 대한 꿈이 있었다. 결국 못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연세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석사과정에 진학했다. 회사에서 대학원도 약학대학으로 가라는 권유를 받기도 했다. 월급도 주면서 일주일에 이틀은 대학원에 갈 수 있게 해준다는 제안이었지만 하고싶은 일을 하겠다며 교육학과로 진학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철이 없고 무모했던 시절이었다. 독일에 유학 갔을 때도 약학을 전공했던 이력을 보고 진로를 바꾸라는 권유를 받기도 했다. 모든 권유를 뒤로 하고 교육심리학을 공부해 한국에 돌아와 1998년에 경인여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 교무처장, 기획실장, 부총장 등 경인여대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대학 경영면에서 유리한 면이 많을 것 같은데 총장이 생각하는 장단점은 무엇인가?

“해당 대학 출신이 총장이 되는 것에 장단점이 있겠지만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몸담았던 대학의 역사와 특성을 모두 알고 교직원의 능력과 특성도 대부분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기 3년을 낭비하지 않고 곧바로 일처리를 할 수 있다. 여러 보직을 두루 경험했고 오랜 기간 학교에 재직하며 학교가 변화해오는 과정과 변화하고자 하는 방향을 같이 고민했기 때문에 경영한다는 측면에서 분명 유리한 점이 있다.

다만 총장이 원칙을 지키고 공정하게 일처리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경인여대에 오랜 기간 재직하고 여러 보직을 거치면서 생각의 범위가 경인여대란 조직의 틀에 얽매여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외부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어 그런 부분을 보완해 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 대학 내 주요 보직을 경험하면서 느꼈던 경인여대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경인여대는 지표관리가 안정적이다. 올해도 대학 기본역량진단에서 ‘일반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서 △특성화대학 △NCS 수도권 거점대학 △기관평가인증 △간호교육평가인증 △교원양성기관 △교육기부 진로체험기관 등 중요한 평가에는 빠짐없이 통과했다. 또한 경인여대는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 대학 경영이 건전하게 진행돼 예산이 합리적으로 효율적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적절하고 모든 살림이 규모가 있는 편이다.

단점이라면 대학으로서 캠퍼스가 비좁다는 점이다. 대학 부지를 정말 130% 활용하며 좁은 공간을 나눠 사용했지만 장소가 부족했다. 현재는 문제가 해소될 시점을 맞았다. 8년을 끌어오면 예비군 훈련장 기부대양여 사업을 진행해 학교부지가 현재의 2.7배가 된다.

오랜 기간 유지된 낮은 등록금도 조정이 필요하다. 재학생 입장에서는 낮은 등록금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사실 대학 등록금은 재학생에게 더 많은 투자로 이어진다. 2020년 기준으로 우리대학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은 588만 원인데 수도권 평균은 635만 원이다. 재학생에게 더 좋은 환경과 다양한 교육을 주기 위해서는 적정한 수준의 등록금 수입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박명순 경인여대 총장(사진=한명섭 기자)
박명순 경인여대 총장(사진=한명섭 기자)

- 총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처할 수 있는 디지털 교육환경을 강화하고 원칙 있는 방향제시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구상안이 있나.

“4차 산업혁명은 학교를 운영하는 데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때만 하더라도 체감하기는 어려웠는데 코로나19로 뭔가 바뀐다는 것이 체감되고 있다. 회의를 전부 동영상으로 하는 것도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당연한 일이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환경 조성은 공학계열이 없는 경인여대 입장에선 어려운 과제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는 ‘과거를 고집하지 않고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이 살아남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상상력과 데이터로 경쟁하는 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은 지식을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학생 개인의 잠재력과 한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코치가 되는 것이다. 미래대학의 모습은 원격강의가 일반화되는 양상인데 경인여대도 온라인 기반 교수·학습 체계를 제대로 확립하는데 힘쓸 것이다.

산업구조와 직종의 변화가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이기 때문에 신속하게 학과와 교육과정을 개편해 새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2018년 연구조사에 따르면 72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210만 개가 새로 생긴다고 한다. 현재 7세 미만의 아동이 성인이 되면 현재 일자리의 65%가 없어진다. 변화에 대처하지 못해 학생이 배운 것이 무용지물이 되는 교육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 취임사에서 소통을 강조했다. 총장이 말하는 소통이란 무엇인가?

“구성원의 화합과 참여를 중요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총장은 조직 구성원을 잘 화합시켜 편안하게 업무에 집중하는 가운데 조직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대의 생산성을 도출하는 역할을 한다. 경인여대는 구성원과 소통하는 신뢰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학은 교육기관이기 때문에 총장은 신뢰를 바탕으로 교수 및 교직원과 상호존중의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존중하는 에너지가 학생 교육에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단시간에 해결될 수 있는 과제는 아니지만 구성원의 화합을 이끌어 참여시키고 능동적인 참여와 소통으로 경인여대에 상생문화를 구축하려 한다. 구성원과의 지속적인 스킨쉽과 투명경영으로 상호 신뢰의 문화를 형성하고자 한다.”

- 재정지원대학은 3년 동안 많은 돈을 지원받는다. 받은 지원금을 활용해 대학을 어떻게 경영할 생각인가?

“대학을 운영하면서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 대학의 재정건전성인데 경인여대는 타 대학 대비 낮은 등록금으로 등록금 수입에서 다른 대학보다 불리하다. 입학자원의 감소가 수도권까지 영향을 미치면 재정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교육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돼 정말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다.

여러 가지 일에 나누는 식의 투자는 지양하려고 한다.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오히려 대학 전체에 이득이 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2022학년도부터 받는 재정지원금을 보람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반기에 학과와 행정조직을 살펴보고 지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체제를 준비하려고 한다.

특히 스마트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데 큰 부분을 할당하게 될 것이다. 우리 대학 교육기자재는 최신의 시스템을 따라가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 낙후된 전산 서버도 교체돼야 하고 HMD (Head Mounted Device)나 소프트웨어도 보강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 경인여대는 여성 대학이다. ‘여성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특별히 대학에서 추진하고 특성화 사업 또는 전략이 있나.

“‘여자대학’이란 대학명칭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여성과 남성의 구별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성과 남성의 차이점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우리 대학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영역의 전공이 많다. 앞으로도 여성 분야 특성화에 주력할 생각이다. 특히 인성 역량이나 여성리더십에 방점을 두려고 한다.

여자대학이기 때문에 학생회장, 대의원의장, 학과장 등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남녀공학에서는 아무래도 여학생에게 오는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경인여대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 최근 ‘글로벌 인재’ 양성에 주력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특히 국내 취업뿐 아니라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대학들이 많다. 경인여대의 해외취업 전략은 무엇인가.

“경인여대는 2018년부터 해외취업을 전담으로 하는 국제교류원 내에 글로벌커리어 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각 언어권별(영어, 중국어, 일본어) 해외취업 전담교수를 두고 해외취업 특별반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취업 특별반에 선발되면 교내 외국어 교육과 해외어학연수, 교환학생, 글로벌 현장학습 등에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글로벌커리어 센터에서는 해외취업특별반 학생을 대상으로 해외취업 특강, 해외취업 설명회 등을 열어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해외취업을 위한 이력서 작성과 인터뷰 준비까지 돕는다. 올해에는 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하는 ‘글로벌 현장학습 프로그램’에 총 15명(영어권 7명, 중국 7명, 일본 1명)의 학생이 선발돼 해외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호주, 싱가포르 등지의 호텔이나 항공사에 취업한 학생도 있다.”

- ‘메타버스’가 대세다. 대학에서는 메타버스로 교육환경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경인여대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순천향대학교의 메타버스를 활용한 입학식이나 숭실대학교나 건국대학교 관련 기사를 읽었다. 대학생의 특성과 삶의 환경에 맞춰 신속한 변화가 필요하다. 경인여대도 올해 수시입학 홍보를 준비하며 간단하게 메타버스를 시도했는데 현재의 고등학생에겐 그렇게 친숙하진 않은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람이 집에서 HMD를 활용해 대리만족을 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코로나19 팬더믹으로 말미암아 엄청난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 경인여대는 현실적이고 사회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디지털 교육을 제공하려 한다. HMD(Head Mounted Device)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VR 컨텐츠 제작법 등을 교육할 것이다.

각 전공 영역에서 3D 프린터를 활용한 제품 생산도 교육할 필요가 있다. 지난 8월 펫토탈케어과 학생이 경기도콘텐츠진행원에서 개최한 창업경진대회에서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애견입마개로 3위에 입상하는 일도 있었다. 이외에도 전체 학생들에게 교양과목으로 코딩교육을 채택하도록 하는 것을 고려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 앞으로 전문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평생직업교육기관’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경인여대에서 평생직업교육에 대해 힘쓰고 있는 프로그램이나 사업이 있다면?

“인천에서 계양구, 부평구, 서구를 대표할 수 있는 평생직업교육 전문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부총장 시절에 평생교육 관련 세마나나 포럼에는 빠지지 않고 배우러 다녔다. 경인여대는 인천시나 계양구 등과 많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학신문이 주최한 프레지던트 써밋에서 오산시와 협력하는 오산대 사례를 보고 많이 자극을 받았다. 최근 전문대학의 평생직업교육대학 전환은 학령인구의 감소로 입학자원이 줄어드는 문제와 연결돼 있다. 경인여대 역시 일부 입학정원을 평생교육정원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나 우선은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위해서 평생교육원을 활성화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경인여대 평생교육원은 인천교육청과 협력해 다양한 초중등 교사의 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수영장을 활용해 매 학기마다 수백명의 초등학생에게 안전수영 등을 지도하고 있다. 인천시의 관광 관련 재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골프, 수영장 등의 체육 시설을 활용하는 스포츠 수업도 운영하고 있다. 인천 계양구, 서구 지역 주민들 대상으로 전통민화, 수채화 등의 수업, 이태리 요리과정, 부동산 경매, 펫푸드와 펫아로마테라피 등 일반교양과정과 자격증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철거가 시작되는 ‘구 계양구 예비군훈련장’ 부지를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에는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과 MOU를 체결하고 인천시민대학 운영을 위해 인천 시민들의 생활 이슈에 밀접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하려 하고 있다.”

- 전문대학은 지역사회와 ‘공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경인여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현재 경인여대는 교수와 재학생 모두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교수진은 인천시나 계양구의 각종 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인천과 계양구의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재학생은 지역사회 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디자인학과는 계양경찰서에서 진행하는 지역안전을 위한 벽화그리기 같은 행사에 동반자가 되고 있다. 간호학과 졸업생들은 인하대병원이나 계양구의 한림병원 등에 취업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유아 아동계열 학생들은 인천 및 인근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우선적으로 선발해갈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식품영양과는 인천 계양구, 서구, 연수구 어린이급식관리 지원센터를 비롯해 서구 사회복지급식관리 지원센터를 위탁운영 하고 있는 등 각 분야별로 인천시 및 계양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학교 차원의 지원도 있다. 경인여대는 계양산 등반객의 안전과 사고 처리를 위해 계양경찰서와 협력해 드론을 띄우는 장소를 제공한다.”

- 학령인구 감소로 전국의 전문대학이 존립의 위기를 겪고 있다. 수도권도 예외는 아니다.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경인여대가 추진하고 있는 학생 모집 전략이 있을 것 같다.

“전략이 필요한 순간에는 가장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경인여대에 오는 학생은 대부분 인천과 경기도 부천, 김포, 일산, 서울 지역 학생이다. 대상 지역의 여고생이 가고 싶은 대학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깨끗한 시설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학생의 취향에 맞춰서 관리하고 있다. 식당의 조경이나 기념관 주변의 공원 등을 조성해 섬세하고 작은 것에 감동하는 여성의 취향을 최대한 존중해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교직원도 학생에게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재학생이 밖에서 우리대학이 좋다고 소개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취업을 한 곳에서도 경인여대 졸업생이 좋다는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의 이름을 알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취임 후 학교 앞 인천지하철 계산역을 ‘경인여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로 추진했고 이제 낙찰 받아 ‘경인여대역’이 병기된다. 지하철 방송에서도 이름을 들을 수 있다. 앞으로도 대학 발전을 위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든 분야를 가리지 않고 노력할 것이다.

또 다른 측면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 경인여대는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어 과정에 입학함과 동시에 학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국어 학당 학생을 포함해서 300명이 넘은 적도 있었다. 앞으로도 복합리조트 등 외국어 사용이 가능한 인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외국인 유학생을 더 적극적으로 유치할 생각이다.”

- 끝으로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말해 달라.

“교육을 두고 ‘백년대계’라는 말을 쓴다. 임기에 국한돼 경인여대의 발전을 구상하기보다 백 년까지는 아니더라도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며 대학을 운영할 수 있는 시각과 용기가 있으면 좋겠다. 퇴임하고 난 뒤에 구성원 모두가 총장이 앞을 내다보고 미리 준비해둬서 경인여대의 발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거나 현재를 교두보로 경인여대의 위상이 높아지게 됐다고 기억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도 구성원의 의견을 끝까지 청취하고 수렴하고자 노력하는 총장. 교육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을 아끼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일을 진행했던 총장. 교육을 최우선으로 모든 결정을 내렸던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최용섭 발행인(왼쪽)과 박명순 총장이 경인여대 대학 본부 앞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최용섭 발행인(왼쪽)과 박명순 총장이 경인여대 대학 본부 앞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 박명순 총장은…

독일 튀빙겐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과학 박사(교육심리학 전공)를 취득했다. 1998년 3월 경인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로 부임했으며 학생생활연구소 소장, 학생처장, 교무처장, 기획처장, 대외부총장, 부총장을 역임했다. 2008년 3월 대통령실 제2부속실 실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2018년 1월 경인여대 총장직무대행을 맡았으며 지난 1월 제10대 경인여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 = 최용섭 발행인 / 사진 = 한명섭 기자 / 정리 =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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