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우리말 속담에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이 있다. 이는 여럿 중에 굳이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모양 좋고 보기 좋은 것을 선택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산업화 단계 초기만 해도 실용적이고 튼튼하며 높은 효율을 지닌 제품이 선택의 기준이었다면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현대에 와서는 보기 좋고 예쁜 제품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품질이었다.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자동차는 소비자들의 거센 저항과 함께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그러나 자동차 회사들의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현재 선택의 기준은 디자인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하자면 자동차산업도 패션산업처럼 소비자들의 기호와 감각에 맞는 시대적 감성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더 이상 품질이나 가성비를 내세워서는 중국의 자동차 회사 등에 추월당할 수 있고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

기존의 틀을 벗어난 파격적인 변화로 새로운 자동차 디자인을 갈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인 모습으로 다가갈 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다행히도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품질 못지않게 디자인에도 집중적인 투자를 함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자동차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그리고 플라잉카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와같은 기술적 발전은 과거와 같이 몇몇 자동차 회사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사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협력적 관계를 통해 공유 기술로 생태계를 구축하는 흐름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디자인 분야만큼은 소비자들에게 자사 브랜드의 가치와 비전 그리고 정체성을 강력하게 어필하는 추세라 할 수 있다.

특히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급격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의 자동차와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이 필요하게 됐고 자동차 회사마다 실력이 검증된 디자이너를 영입하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 기아자동차가 브랜드의 이미지를 바꾼 혁신을 단행했다. 단지 로고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소비자들은 그 로고에 마음이 끌려 자동차를 구입했다는 통계도 나온 바 있다. 이것은 그만큼 디자인이 브랜드의 가치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자동차는 이제 생활필수품이자 도로 위의 패션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이너를 육성하기 위해 자동차 회사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인재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자동차디자인은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어떤 대상을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으로 바라볼 수 있는 영감과 예술적 재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학교수업도 단편적인 지식을 암기하는 수준이 아니라 지식을 활용해 다양한 실험과 함께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은 고등학교에도 창의성을 개발하기 위한 발명반, 탐구반, 디자인반 등 다양한 형태의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자동차디자인은 그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라는 기계적 구조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꼭 디자인반에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자신의 창의적 능력을 발현할 수 있는 동아리라면 적극적으로 참여해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미술 과목 못지 않게 수학 과목도 디자인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적 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아주자동차대 자동차디자인
아주자동차대 자동차디자인

- 자동차디자인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요?
“샌프란시스코의 육상 케이블카에서 착안한 H사의 S–Link는 세계 각각의 도시를 위해 최적화하며 실용성과 기능을 강조하고 있으며 K사는 용의 비늘을 형상화한 드래곤 스킨 패턴의 헤드램프와 별을 연상케 하는 스타 클라우드 테일 램프, 곤충의 날개처럼 2단으로 열리는 버터플라이도어 등 미래적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창사이래 최대 규모의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잘키운 디자인 하나면 열 가지 재주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기업의 위상 제고는 물론이고 수익 창출에도 엄청난 결과를 몰고 온다.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 디자인은 산업 디자인의 꽃으로 불리는 것이다. 인간의 문명이 존재하는 이상 자동차는 반드시 필요하고 그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회사는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제품의 성능 못지않게 디자인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 때문에 자동차 디자인 분야는 재능과 함께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의 땅이 얼마든지 열려있다.”

- 자동차디자인에 입학하면 어떤 내용을 공부하게 되는지요?
“디자이너로서의 소양을 키우며 자동차의 구조 및 특성을 충분히 익히도록 해 자동차 모델 제작 업무에 필요한 클레이 모델링과 복합소재 모델링 기술을 습득한다. 또한 설계와 디자인의 특성을 반영해 디지털 디자인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 활용능력을 배워 미래 자동차 디자인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갖춘다. 교양과목은 영어회화, 일본어, 생활스포츠, 기술창업의 이해 등, 전공과목은 ALIAS기초, CATIA1, CLAY모델링, 도면해독, 복합소재기초실습, 자동차디자인, 창의적공학설계, 복합소재모델링, 내장디자인, 감성공학, 자유곡면설계, 역설계, 전공심화실습, 포트폴리오, 현장실습, 졸업작품 등을 배우게 된다.”

- 자동차디자인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무엇이 있나요?
“컴퓨터그래픽스운용 산업기사, 제품디자인 산업기사, 컬러리스트 산업기사, ACS(Adobe Certified Specialist) / ACE(Adobe Certified Export)-아도비 국제공인전문가 등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 자동차디자인을 졸업하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요?
“자동차 5사(현대, 기아, GM대우, 쌍용, 르노삼성자동차) 디자인 센터의 자동차 모델러, 자동차 5사의 벤더 업체(인천 남동구, 경기도 화성, 반월공단 소재) 자동차 모델러, 자동차 모델러 양성기관 교육자, 자동차 디자인, 제품 디자인, 디스플레이, 디자인 기획사, 디자인 프리랜서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자동차디자인을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어느 곳이 있나요?
“자동차와 관련된 학과는 기계자동차공학과, 미래자동차과, 드론자동차운용학과 등 다양하지만 자동차디자인만을 전공으로 개설한 대학은 아주자동차대학이 유일하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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