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근 핵가족화, 독신자 및 노령 인구 증가 등의 가족 구조 변화로 인해 혈연 중심의 전통적인 가족관계도 새로운 양상으로 변화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가 줄어들면서 상호 공감을 통한 애정 형성과 감정이입은 사람과 동물의 관계를 통해 보상받는 형국이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경제적인 발전을 통해 얻게 된 생활의 여유로 인해 복잡다단한 사람과의 갈등 관계보다는 자기중심적 이해관계가 없는 동물과의 교류를 통해 심신의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반려문화가 정착된 것도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국내 반려동물 돌봄 인구는 2000년 이후 크게 증가해 현재는 14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신조어도 등장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펫팸족(Pet+Family)이 유행하고 있으며 반려동물 관련 사업 규모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pet)과 경제(economy)를 합친 ‘펫코노미(Petconomy)’라는 단어도 흔하게 쓰이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2018년 기준으로 약 3조 원을 달성했으며 다가오는 2023년에는 4조 6000억 원, 2027년에는 6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여름은 그 어느 해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기 때문에 기력을 보충하기 위한 보양식 시장은 예년 대비 10%대 성장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런데 반려동물도 한 여름 무더위에 지치기 때문에 기력회복과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보양식이 편의점에 등장했고 매출도 사람의 보양식 못지 않았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펫팸족을 사로잡기 위한 사료 및 간식, 장난감, 동물병원 진료와 미용 그리고 택시, 유치원, 호텔, 장례서비스, IT결합상품, 관광 등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출시되고 있으며 반려동물의 식료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에 배달해 주는 이커머스업체도 등장했다. 심지어 반려동물을 위한 펫보험까지 출시돼 반려인들의 가입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펫팸족’은 반려동물의 건강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동물의약품 시장도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의 추세에 맞춰 동물산업에 최첨단 생명공학기술이 접목된 바이오산업이 결합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고 그에 따른 전문 인력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 바이오동물보호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요?
“우선 동물을 가족처럼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단순히 동물을 케어하는 수준의 전공을 기대한다면 오산이고 바이오 관련 학과라는 점에서 기초과학의 토대가 충실해야 한다. 특히 화학 및 생명과학 과목의 기본적 개념과 원리의 이해 및 문제상황에 대한 응용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과학 분야 동아리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각종 캠프나 강연회 참여도 빼놓지 않아야 한다. 최근에는 반려문화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과 관련된 자율동아리도 학생들의 관심 여하에 따라서 운영하는 학교도 있다. 따라서 자율동아리 형태로 반려동물과 관련된 모임을 만들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장안대 바이오동물보호학과
장안대 바이오동물보호학과

- 바이오동물보호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요?
“핵가족화 등 사회 구조적 요인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반려인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과 관련해 영양제, 건강관리제품, 돌봄서비스 등 관련 산업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새벽 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의 강자로 등장한 마켓컬리처럼 11번가는 반려동물 용품도 새벽 배송을 도입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반려동물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로버가 나스닥 상장되며 10억 달러(1조 원) 기업이 됐다. 그만큼 발전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농림식품수산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은 26.4%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육아 관련 산업보다 반려동물 산업이 더 발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뿐만아니라 인간에게 필요한 장기를 동물로부터 제공받는 바이오 의학 분야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될 정도로 바이오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바이오동물보호과에 입학하면 어떤 내용을 공부하게 되는지요?
“1학년 때는 생명과학, 반려동물학, 반려견기본미용, 동물행동학, 동물공중위생학, 동물해부생리학, 동물영양학, 반려견응용훈련, 반려견일반미용 등의 이론 위주의 수업을 통해 반려동물의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2학년 때는 동물내과간호학, 동물외과간호학, 동물번식학, 반려견응용미용, 바이오동물사육관리,동물실험기초, 현장실습, 동물시설환경관리, 동물간호학, 동물실험기법, 동물질병관리, 사료지원학 등의 수업을 통해 동물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다.”

- 바이오동물보호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무엇이 있나요?
“애견미용사, 애견훈련사, 반려동물관리사, 반려견종합관리사, 실험동물기술원, 동물복지간호사, 동물매개치료사, 애완동물심사위원, 축산산업기사, 실험동물기사, 인공수정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 바이오동물보호과를 졸업하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요?
“동물병원, 애완동물 전문점, 애견훈련소, 애견 미용사, 애견 사육 및 번식장, 동물 조련사, 배합사료 업체, 동물약품 생산 및 판매 업체, 애견 패션 산업업체, 국가 실험동물센터 및 연구소, 실험동물업체, 대학 실험동물센터 및 연구소, 제약회사 실험동물센터 및 연구소, 바이오벤처회사 및 연구소, 종합병원 실험동물센터, 축산직 공무원, 축산농장, 농장자영, 배합사료 업체, 축산시설환경회사, 동물약품회사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바이오동물보호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어느 곳이 있나요?
“동물과 관련된 학과로 대덕대, 동원대, 부산여대, 서라벌대, 서정대, 선린대 등의 반려동물과와 신구대, 대전과기대, 충청대 등의 애완동물과가 있으며 바이오동물보호과는 장안대에만 설치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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