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가구 전체 29.7%… 4명 중 1명 ‘펫팸족’
펫 시장 산업 규모 2027년 6조원 성장 전망
전문대학 펫 산업 인재 양성 주력
2022년 ‘동물보건사’ 국가공인 자격시험 시행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펫코노미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펫코노미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이중삼 기자] “3년 전부터 고양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어요. 이름은 ‘날두’에요. 부모님과 살 때는 기르지 못했어요. 털 날리는 문제 때문에 갈등이 심했거든요. 결혼하고 나서 바로 입양해 기르고 있어요. 저에게 날두는 가족이나 다름 없어요.”

바야흐로 ‘펫코노미’(Petconomy) 시대다. 펫코노미는 반려동물 산업을 뜻하는 신조어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펫코노미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가 지난 3월 발표한 ‘2021년 한국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604만 가구로 전체 29.7%를 차지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448만 명으로 4명 중 1명꼴로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황원경 KB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반려인은 1448만 명으로 15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 반려가구 중에는 반려동물로 개를 기르는 반려견가구가 80.7%로 가장 많았다. 2018년 75.3%에서 5.4%p 증가한 수치다”며 “반려견가구에서는 1가구당 평균 1.2마리의 반려견을 기르고 있고 고양이를 기르는 반려묘가구는 25.7%로 가구당 1.4마리를 키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이르는 ‘펫팸족’이 증가하면서 펫 산업 규모도 크게 성장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펫 산업 규모는 매년 치솟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1조 8994억 원(2015년) △2조 1455억 원(2016년) △2조 3322억 원(2017년) △2조 6510억 원(2018년) △3조 2억 원(2019년) △3조 3753억 원(2020년) △3조 7694억 원(2021년)으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미래에 대한 예측치도 내놨다. 특히 2027년에는 펫 시장 규모가 6조 55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인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핵가족화와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제 반려동물은 가족과 같은 존재로 대우받고 있다”며 “펫 시장 규모는 2027년 6조 55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규모는 2032년 7조 원에 도달한 후 서서히 시장 포화점인 7조 6000억 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산업연구원에서도 비슷한 전망치를 내논 바 있다. 2017년 발표한 ‘국내 펫코노미 시장의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012년 9000억 원에서 2015년에는 2배 증가한 1조 8000억 원대를 기록했다”며 “앞으로 펫 산업 규모는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지혜 서비스산업연구실 연구원은 “1인가구의 증가와 고령화 등의 사회적 요인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종류도 개나 고양이뿐만 아니라 토끼와 고슴도치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단순히 키우는 애완동물에서 삶의 동반자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에 따라 향후 반려동물과 관련한 서비스가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시사했다.  

■펫 산업 선제 대응… 부산시 810억 원 투입 = 펫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실제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해 두 팔을 걷은 지자체가 등장했다. 바로 부산시다. 지난달 30일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반려동물 산업 육성 방안을 내놨다. 먼저 대학 캠퍼스 내 펫 테마파크와 대학종합 동물병원을 설립하는 등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해 81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반려동물 산업 육성과 관련해 16개 과제를 선정하고 5년간 810억 원을 투입한다. 먼저 반려동물 양육 인프라 조성에 550억 원을 지원한다. 전국 최초로 ‘지산학협력 펫복합 테마파크’를 대학과 함께 조성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높은 수준의 반려동물 의료기반을 갖춘 대학종합 동물병원을 설립하기로 했다. 수의학 등 전문인력을 육성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하고 반려동물 양육가정에는 고급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펫 음식 연구와 기능성 사료 개발 등 펫 용품 중심의 산업 육성에 5년간 180억 원을 투입한다. 국립수산과학원 등 연구기관과 협업해 국내외 우수기업을 유치하는데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6조 원에 육박하는 국내 반려동물 시장을 부산이 선점하겠다는 취지다. 

박 시장은 “약 20% 넘게 부산도 반려동물 가족이 생기고 있다. 반려동물은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양육가정의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관련 산업 규모도 6조 원에 이른다”며 “에티켓과 동물복지 수준의 논의는 물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시민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 산업이 성장하면서 전문대학에서 반려동물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사진=영남이공대 제공)
반려동물 산업이 성장하면서 전문대학에서 반려동물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사진=영남이공대 제공)

■펫 시장 ‘공룡급’ 성장… 전문대 펫 산업 인재 양성 = 반려동물 관련 전문 인력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관리사, 반려동물행동교정사, 반려동물장례지도사 등 자격증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19 한국의 직업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 후 일자리 증가 직업 30개 가운데 동물보건사와 반려동물미용사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최기성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향후 10년 후 일자리가 증가될 직업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직업은 항공기 정비원이었다. 다음으로 동물보건사, 반려동물미용사, 소방관리자, 보건·의료관리자 순으로 나타났다”며 “의료·사회서비스 관련 직종에서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5월 공개한 ‘2020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업체는 1만 9285곳으로 종사자 수는 2만 4691명에 달한다. 2018년 1만 3491곳에서 3년새 5794곳으로 늘었다. 종사자 수도 2018년 1만 6609명에서 2만 4691명으로 8082명 급증했다. 업종별로는 △동물미용업(37.7%) △동물위탁관리업(23.0%) △동물판매업(21.5%) △동물생산업(10.1%) △동물운송업(3.4%) △동물전시업(3.4%) △동물수입업(0.6%) △동물장묘업(0.3%)였다. 펫 산업 관련 자격증도 상당하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민간자격정보서비스에서 ‘동물’로 검색하면 384건의 자격증이 나온다. ‘반려’라고 검색하면 379건, ‘애완’은 10건, ‘애견’은 36건의 자격증이 뜬다. 

이에 따라 대학에서도 관련학과 운영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특히 ‘직업교육의 산실’이라고 불리는 전문대학에서 반려동물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많은 전문대학에서 ‘펫’ 관련학과를 운영하고 있지만 신설하는 대학도 점차 늘고 있다. 반려인 15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펫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취업 전망이 밝다는 판단에서다. 

펫 관련학과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전문대학은 △연암대(동물보호계열)△동원대(반려동물과) △서정대(반려동물과) △신구대(애완동물과) △연성대(반려동물과) △가톨릭상지대(반려동물과) △계명문화대(펫토탈케어학부) △서라벌대(반려동물과) △수성대(애완동물관리과) △대전과기대(애완동물과) △우송정보대(반려동물학부) △부산경상대(반려동물과) △부산과기대(헤어·펫뷰티과) △부산여대(반려동물과) △경인여대(펫토탈케어과) △영남이공대 펫케어과 △혜전대(애완동물관리과) △충청대(애완동물과) △경남정보대(반려동물케어과) △장안대(바이오동물보호과) △대경대(동물사육복지과) 등이다. 최근 영진전문대와 대구보건대도 반려동물 관련 학과를 신설했다. 각 대학에서는 반려동물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연암대는 최근 반려동물 재활치료에 대한 실습과 교육을 총괄하는 ‘동물보건실습센터’를 설립했다. 동물보건사를 동물보호계열의 공통융합 대표직무로 선정했다. 

■정부, 동물의료 전문인력 양성 내년부터 ‘동물보건사’ 자격시험 시행 = 농식품부는 내년부터 ‘동물보건사’ 자격시험을 시행한다. 동물의료 전문인력 육성과 동물진료 서비스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동물보건사는 수의사의 지도 아래 동물의 간호 또는 진료 보조업무를 수행하는 직종이다. 동물보건사 양성과 자격 부여를 위한 ‘수의사법 시행령·시행규칙’을 개정·공포에 따라 내년 2월 첫 시험이 시행된다. 동물보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후 자격증을 부여받으면 동물병원 내에서 수의사의 지도 아래 동물 간호와 진료 보조 업무를 할 수 있다.

이번에 개정된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동물보건사 제도 시행에 필요한 절차와 방법 등을 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동물보건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뒤 자격을 인정받기 위해서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명시하고 자격·결격사유 해당 여부 확인 절차와 자격증 발급 기한을 정했다. 

또한 시험일 90일 전까지 △시험일시 △시험장소 △응시원서 제출기한 등 자격시험 실시에 필요한 사항을 공고하고 △기초 동물보건학 △예방 동물보건학 △임상 동물보건학 △동물 보건·윤리 및 복지 관련 법규 등 시험 과목과 합격 결정 기준을 마련했다. 시험은 과목당 100점 만점으로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60점 이상일 경우 합격이다. 이어 동물 보건사의 동물 간호와 진료 보조 업부의 구체적 범위와 한계도 적시했다. 

농식품부는 “내년도 ‘제1회 동물보건사 자격시험’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농림축산검역본부, 한국동물보건사대학교육협회,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 대한수의사회, 한국동물병원협회 등과 적극 협력해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펫코노미 시대가 열리면서 정부와 대학이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도 투자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GS리테일의 경우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쿼티와 함께 반려동물 전문몰 ‘펫프렌즈’를 공동 인수하기로 했다. 펫프렌즈는 반려동물 전문가와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최근 롯데마트는 ‘콜리올리’를 오픈했다. 장례는 물론 반려동물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마트 역시 ‘몰리스펫샵’을 오픈해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 입점했다. 반려동물 유기농 사료와 장난감 등 상품만 900여 개를 판매하고 있다. 펫 시장은 향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27년 펫 산업 규모가 6조 원 이상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대학·기업이 앞으로 펫 시장의 성장세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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