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평생직업교육 관련 메타 협의체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COLIVE)’ 발족 1년
성인학습자 대상 재교육‧전직 교육 중요성 확대… 평생직업교육 역할 강조돼
전국 평생직업교육 단체 한 데 모여 1년간 협력, 성과 나눠
한광식 사무국장 “전문대 평생교육 기관 공동 민간 자격 과정 운영 등 협력 확산할 것”

한광식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사진= 허지은 기자)
한광식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사진= 허지은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10명이 모여 자신의 한가지씩을 내놓으면 각자는 아홉가지 새로운 것을 얻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전문대 평생직업교육 분야에서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발족 1년차를 맞은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COLIVE)의 한광식 사무국장은 협의회의 역할을 이렇게 정의했다. 평생직업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COLIVE는 전문대 평생직업교육의 고도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분산된 전문대 평생직업교육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한 데 모으고 노하우를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한광식 사무국장을 만나 COLIVE의 지난 1년에 대한 소회를 들어봤다.

학령기 인구뿐 아니라 성인학습자 역시 고등교육을 받아야 할 필요가 커졌다. 기술혁신으로 산업구조와 직업구조가 변하고 있는 탓이다. 새로운 직업을 갖기 위한 사람과 진보한 기술로 인해 업무 환경이 바뀐 직장인 등 성인학습자의 평생직업교육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평생직업교육에 대한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고 동시에 전문대에서도 일찍이 이러한 변화에 주목하며 전문대를 대표 평생직업교육 기관으로 만들고자 노력해왔던 것과는 달리 그에 대한 논의는 분산돼 있었다. 고등직업교육 기관에서 평생직업교육 기관으로의 체질개선을 위한 재원을 정부 지원사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서로 다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문대들은 저마다 상황이 달랐기 때문이다.

“전문대 평생교육원만 하더라도 많은 전문대가 운영하고 있었지만 이들만 모인 협력체가 따로 없었습니다. 물론 일반대까지 함께하는 협력체는 있었는데 전문대와 일반대 평생교육원은 추구하는 교육 모델이 다르다보니 한 자리에서 논의하기가 쉽지 않았죠. 그런 상황에서 전문대에 대한 평생직업교육 지원 사업이 추가되다보니 평생직업교육에 역점을 두고 대학 체질을 바꾸는 곳은 많은 데 비해 고민을 함께하고 머리를 맞댈 기회는 없었습니다.”

흩어져있던 논의를 모은 것이 바로 COLIVE다. 처음으로 전문대 평생교육원, ‘대학의 평생교육체제(LIFE)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전문대 사업단,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3유형 후진학선도형 사업’에 참여하는 사업단이 ‘전문대 평생직업교육’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뭉친 것이다.

“전문대에 맞는 평생직업교육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서 전문대 평생교육원장들과 관련 사업단 관계자들이 모두 관심을 갖고 평생직업교육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전문대가 원하는 평생직업교육 방향을 논의하고 한 데 모아 책자로 만들고 각 대학의 평생직업교육과정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어요. 어려움이 있을 때에는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합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건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을 하고 계시는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이 COLIVE 회장을 맡아주셨기 때문입니다. COLIVE가 전문대교협과 완전히 분리된 조직으로 갔다면 이처럼 COLIVE 회원끼리 밀접한 관계를 갖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지난 2020년 11월 5일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 발족식 및 세미나 모습.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지난 2020년 11월 5일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발전협의회 발족식 및 세미나 모습. (사진= 한국대학신문 DB)

정부 역시 평생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한 의지를 보이며 이들의 목소리에 응답했다. 교육부가 2022년 예산안에 전문대와 기초지자체 간 평생직업교육 분야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지원사업 계획을 담은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특히 기초지자체와 전문대 간 협력을 강조해온 COLIVE에게는 ‘힘을 모으니 된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였다.

“관련 예산이 확보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COLIVE 회원들도 고무된 상태입니다. 정부에서 평생직업교육을 얼마나 중요하게 보고 있는지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COLIVE는 기초지자체와 전문대의 협업에 지역과 전문대 상생의 해답이 있다고 보고 있었기에 이번 사업 추진 소식에 기대가 큽니다. COLIVE는 설립 초기부터 국가평생교육진흥원‧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전국시도평생교육진흥원협의회‧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와 같은 평생교육 거버넌스와 네트워크를 맺고 이들과 전문대 가교 역할을 하는 데 집중해왔습니다.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기초지자체는 대학이 필요하고 전문대 역시 지역과 함께해야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명지전문대학과 서대문구청의 협력은 이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 두 기관은 지역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스타트업볼트 프로젝트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홍보지원 사업 △사회복지기관 돌봄서비스 지원 프로그램 △취약계층 대상 맞춤형 방문서비스지원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대와 기초지자체가 협력하면 시너지는 매우 클 것이라 봅니다. 전문대는 그 어떤 교육기관보다 일자리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산업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산업 변화에 맞게 교육 콘텐츠를 유연하게 변화시키죠. 기초지자체는 지역활성화, 일자리 안정, 산업 육성, 그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 두루 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기관입니다. 전문대는 지역에서 원하는 인재를 배출하고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싱크탱크로 역할할 수 있습니다. 지자체와의 협력 속에서 존재 목적을 증명할 수 있고요.

문제는 그동안 기초지자체와 전문대를 연결해 줄 존재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니 화학적 협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COLIVE를 통해 기초지자체와 전문대 사이의 협력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교육부 예산안대로 관련 사업이 추진되면 COLIVE의 역할도 커질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비수도권 기초지자체에서는 전문대와의 협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지역인재 유출이 심각한 상황에서 능력 있는 젊은 인재가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령인구 감소 여파가 큰 탓에 지역 전문대 역시 기초지자체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인식개선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한 사무국장의 조언이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에서 열심히 공부해 성장한 학생들이 그 지역에서 생계의 터를 잡고 정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들은 지역 경제나 행정을 위한 주요 인적 자원인 동시에 지역 경제의 소비자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아직 이들의 정주여건 마련을 위한 지원책은 미흡한 편입니다. 오히려 이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떠날 때 지원해주기까지 하죠. 지자체의 지원으로 인력이 유출되는 것입니다. 지역인재 유출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기초지자체는 지역 내 대학들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야 합니다.”

지난 1년간 COLIVE가 전문대 간, 전문대와 기초지자체간 협력의 기반을 다져왔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자격과정 운영이 그것이다.

“전문대가 COLIVE에 다 모였으니 함께 공동 평생직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평생직업교육으로 여러 가지 교육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지만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민간 자격과정을 운영하는 일입니다. 지난 1년간 논의하며 만든 평생직업교육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어떤 자격과정이 현재 산업변화에 필요한지 발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전문대가 이를 바탕으로 국가와 지역을 위해 또 다른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앞으로도 전문대의 평생직업교육에 관심이 이어지고 전문대가 기초지자체와 함께 평생직업교육 대표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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