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들은 승마하면 대개 경마부터 떠올린다. 말 산업을 매출액 기준으로 분석하면 경마가 98%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종의 오해다. 또한 골프나 서핑처럼 승마도 경제력이 따라야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오랜 고정관념도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으로 진입한 상황에서는 더 이상 말 산업이 귀족 스포츠로 인식되는 것은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사고방식이다. 승마는 오히려 건강과 여가를 즐기는 현대인에게 유익한 생활 스포츠로 각인되고 있다. 귀족 스포츠의 대명사였던 골프도 문턱이 예전에 비해 낮아져 어느 동네든 골프 연습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듯 승마도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말 산업 선진국에서는 경마산업과 승마산업이 동반성장하고 있다. 말 산업의 선진국들은 수많은 말 품종을 보유해 여가승마, 생활승마, 치료승마, 생활승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승마라고 하면 유럽의 상류층이 즐기는 운동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승마가 가장 활성화된 프랑스는 축구, 테니스에 이어 세 번째 규모의 국민생활 스포츠로 성장했다. 독일도 승마를 즐기는 사람이 2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대중적인 레저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승마 관련 일자리만 50만 개 이상으로 웬만한 제조업의 고용률을 뛰어넘는다. 승마는 인간과 동물이 함께 하는 유일한 스포츠라고 한다. 유소년기에 말을 처음 접하고 초·중등학교 체육 시간에 승마를 배우며 사회 진출 이후에도 취미 활동으로 승마를 즐기는 선진국의 레저문화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승마 인구가 늘면 마필 산업도 증가할 것이고 농촌의 유휴 부지를 이용해 말을 키워서 농가 수익도 높일 수 있다. 또한 말을 타는 경험이 동기부여와 의사소통 및 사회 적응능력 향상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승마는 청소년들의 심신장애 특히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상 완화에도 우수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심리치료의 새로운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말 산업 구조는 경마가 90%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높지만 순기능 역시 많다. 마필 생산이나 승마 등 레저활동으로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고 특히 코로나19 시대 감염병으로 인한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승마가 심리적 안정과 함께 높은 운동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그런 만큼 말(馬)산업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나타나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 인재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승마산업학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
“승마산업은 동물과의 교감이 매우 중요하다. 자신보다 큰 동물을 다루면서 자신감을 얻고 말과 소통을 통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살아있는 동물과 활동하며 생성된 관계는 일에 대한 보람으로 연결된다. 그런 점에서 동물을 자신의 가족처럼 사랑하고 아낄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특정 과목에 대한 학업적 능력보다는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인성부터 길러야 한다. 그런 점에서 동아리활동이 매우 중요한데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산업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동물과 관련된 동아리가 개설되고 있는 추세다. 만약 학교에 동물과 관련된 동아리가 없다면 자율동아리 형태로 자신이 직접 개설해서 관심있는 친구들을 모아서 활동할 수도 있다.” 

- 승마산업학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승마가 활성화되면 새로운 레저 문화가 생기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부가가치가 발생한다. 일단 승마용 말이 필요하기 때문에 농촌에 말 사육이라는 새로운 소득원이 창출될 수 있고 승마와 관련된 의류나 장제류 등 관련 용품 시장도 커질 것이다. 또한 승마를 활용한 청소년의 육체적·정서적 교육도 늘어날 것이고 장애인의 재활훈련에도 활용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승마 자체가 여가를 즐기거나 건강을 관리하는 데 유익한 레저활동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가치는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최근에는 관광도 단순히 보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해변과 산길에서 승마를 즐기며 색다른 휴가를 보낼 수 있는 체험승마가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 

- 어떤 내용을 공부하게 되나.
“기초과목의 경우 마학, 마술학, 말조련실무, 장제학을 배우게 된다. 필수과목은 말관련상식, 말관련법규, 말 보건관리, 재활승마이론, 말 해부생리학으로 이뤄져 있다. 선택과목은 마장·마사관리, 기초의학 및 심폐소생술, 승마, 말 장구관리, 응급구조, 기본마술, 마필관리실무, 마장마술, 말 번식관리, 말 방역위생관리, 기승순치, 재활승마실무, 장애마술, 마케팅, 정보관리응용, 망아지관리, 말 질병 관리, 말 최지관리, 승용마조련실무, 장제실무, 경주마술, 육성마관리, 기승운동관리, 비기승운동관리, 장제실무응용, 재활승마강습실무 등이 있다.” 

- 승마산업학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을 꼽는다면.
“승마지도사(한국마사회), 재활승마지도사(농림축산식품부), 말 조련사(농림축산식품부), 말 장제사(농림축산식품부), 생활체육 3급 승마지도자(문화체육관광부), 산림레포츠지도사(산림청) 등을 취득할 수 있다.” 

- 졸업 후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한국마사회 경마장 및 산하 종마목장 및 경주마 목장의 조교사, 대한승마협회 및 산하 각 시도의 승마협회 승마 교관, 대규모 개인 승마장과 실업승마팀(삼성승마단, 한화승마단, 유한승마단, 에버랜드, 각 지자체에서 운영되는 승마장) 승마선수 및 조련사, 대안학교의 유소년승마단, 청소년수련장, 사회복지센터, 재활원 등 재활승마교관, 말산업 특화지구 공무원, 엘리트 승마선수, 개인 및 재활승마센터 운영, 마사회 경주마의 위탁 휴양 관리사업, 말(Horse) 공연 배우 및 연출자, 장제사 개업 등 진출 분야가 다양하다.” 

- 승마산업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어느 곳이 있나.
“말과 관련된 학과는 서라벌대에 마사과, 제주한라대에 마사학과, 마산업자원학과, 성운대에 말산업과 등이 개설돼 있고 승마산업학과는 강릉영동대에 설치돼 있다.”

<한국대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