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직업능력개발원 초대 원장을 역임한 뒤 지난 2월 27일 경일대 2대 총장에 취임한 이무근 총장은‘순시 총장’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취임 후 한달여 동안 교내 순시에 큰 비중을 두었다. 하루 업무 중 3∼4시간을 순시에 할애했을 정도. “서류나 구두상으로 보고만 받아서는 학교를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경일’의 참모습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몇 마디 말보다 직접 살펴보는 게 제일입니다” 이 총장이 실습실, 강의실을 들러 기자재 현황과 학생들의 수업모습은 물론 학과 사무실, 교수 연구실, 심지어는 건물 지하에 있는 보일러실까지도 살피는 것은 직접 눈으로 봐서 학교의 실상을 알아야 정책입안과 대학 행정을 제대로 펼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다. 이러한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을 반영하듯 이 총장은 임기동안“실무중심 교육을 강화해 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에서 곧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경쟁력있는 인재양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1시간여 동안‘실무중심 교육’이라는 말을 10여 차례나 할 정도로 이 총장은 연구중심보다는 실무위주의 교육에 강한 애착과 의지,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다음은 이 총장과의 일문일답.

-. 오랜 교수생활과 한국농업교육학회장,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 등 많은 사회활동을 거쳐 대학 총장에 취임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교수생활을 오랫동안하고 단체들을 많이 이끌어봤지만 대학총장은 처음이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경일대 총장으로 취임해 개인적으로 영광이기도 하지만 눈에 띄는 발전을 이뤄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수, 직원, 학생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그동안 교육계를 섭렵하며 얻은 나름대로의 경험을 대학경영 현장에 접목시켜 진일보한 대학으로 발전시킬 작정이다”

-. 총장에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기상조겠지만 그동안 느낀 경일대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캠퍼스 곳곳을 순시하고 학교현황을 보고 받으면서 느낀 것은 대학 구성원들의 대학발전을 위한 열정적인 자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젊고 능력있는 교수들이 많다는 것도 고무적이었다. 쾌적한 캠퍼스를 기반으로 한 수준 높은 대학정보 시스템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실무교육 위주로 짜여져 있는 각 전공분야와 맞물려 있어 발전가능성이 무한함을 느꼈다. 대학 구성원들의 의욕과 열정은 불타고 있으나 이를 제대로 결집해 낼 목표와 전략이 결여된 느낌을 받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구성원들의 전체 역량과 의지를 하나로 결집하고 조절해 나가는 것은 총장인 나의 몫인 만큼 구성원들이 앞을 향해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총장 재임기간 중에 가장 역점을 둘 부분은 무엇인가.

“최대 주안점을 둘 부분이 실무교육 중심대학의 육성이다. 연구중심보다는 실무교육 중심대학으로 특성화해 발전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는 전문인, 봉사인, 국제인, 평생 학습인으로 양성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과정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가능하도록 학과별 또는 전공별로 학생의 특성, 산업사회의 요구, 학문적 특성 등이 균형있게 반영되도록 하는 한편,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이수할 때 전공관련 자격증을 가급적 취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특히 교양교육을 통해서는 영어를 위시한 외국어, 컴퓨터 활용능력, 전인적인 성인이 되도록 실용적인 교양교과 편성운영이 되도록 강구할 방침이다”

-.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교육내실화가 절대로 요구된다. 이에 대한 계획은.

“대학발전은 양적 확대보다도 질적 성장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평가를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다. 그 방안의 하나로 학내·외 평가를 주기적으로 실시하여 교육의 질 통제와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예를 들면 앞으로 공과대의 각 전공별 교육성과는‘공학교육인정원’의 평가결과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따라서 공학교육은 공학교육인정원평가에 대비한 교육이 철저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다른 단과대나 학과들도 마찬가지로 교육과 연구에 대한 책무성(accountability)이 강화되는데 무게중심을 둘 것이다”

-. 지난 97년 경북산업대에서 경일대로 체제로 바꾼 경일대로서는 효과적인 홍보와 새 시대에 맞는 명확한 교육 방향 설정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입시, 취업 철에만 집중되는 홍보시대는 지났다. 1년 내내 홍보를 해야하는 시대가 온 만큼 효과적인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자금과 인력을 투입한다고 해서 홍보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대학자체의 역량을 표출할 수 있는 다양한 홍보 소재거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대학과 사회가 만나는 접점들에서 경일대를 자주 노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현재 그 구체적인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교육방향 설정의 경우 특정분야를 특화하면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에 따라 연구보다는 교육, 이론보다는 실무, 전통산업보다는 IT 등과 같이 세분화하다보면 경일대만이 경쟁우위를 가질 특화분야가 포착되리라 보고, 적어도 이들 분야만큼은 2004년까지 상위그룹, 2008년까지는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지원할것이다”

-. 마지막으로 총장님의 교육철학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대학적령 인구의 70% 정도가 대학에 재학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대학교육이 상아탑적 엘리트 교육중심의 형태를 벗어나 보편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대학 간 모방이나 획일화를 탈피해 학생들의 특성과 산업사회의 요구를 접목시켜 대학 나름대로의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운영해야 한다. 따라서 경일대는 현재 가지고 있는 실용 학문적 전공분야에 새로 부각되는 신산업분야와 연결된 신학문 분야를 창출, 백화점식 대규모 대학이 갖지 못한 순발력과 차별화된 교육을 지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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