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파급력이 곧 문화의 힘이다. 이 같은 문화의 힘이 우리의 전통에서 비롯된다면 더욱 자랑스러운 일이다. 지난 세기 한국의 발전이 노동집약적 제조업을 통해 가능했다면 21세기에 이른 오늘은 한국의 말과 글로 이뤄진 문화콘텐츠로 세계를 이끌고 있다. 방탄소년단(BTS)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같은 한류 문화가 대표적인 예다. 얼마 전 BTS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연이 대면과 비대면으로 62만 명이 관람했다고 한다. 한 번에 5만 명이 입장하는 공연장은 BTS 팬덤을 뜻하는 보라색 물결로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오징어 게임’도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시청률 1위를 차지했는데 전 세계의 1억 4000만 가구가 시청해야만 가능한 기록이라고 한다. 지구촌 곳곳으로 번지고 있는 한류 열풍의 중심에는 바로 한국어가 자리잡고 있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면 곧바로 어떤 표현이든 가능한 한국어는 인간의 발음기관을 본떠 만든 한글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언어라는 세계적인 언어학자들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재외동포 등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를 제 1언어로 사용하고 있는 인구는 7730만여 명으로 이는 전 세계 모든 언어 중 사용 인구 숫자로 보면 12위권에 해당한다. 그런데 한류 열풍으로 인해 전 세계 한류를 즐기는 동호인이 1억 명이 넘는데 이들이 한국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한국어 배우기 열풍을 지원하기 위해 창설한 세종학당이 전 세계 234곳에서 현지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인도에서는 한국어를 제 2외국어에 포함시켰고 라오스, 이집트, 요르단, 우즈베키스탄, 태국 등 아시아 및 아프리카에 속한 많은 나라에서 한국어 학과가 만들어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문화 강국이 모여있는 유럽에서도 프랑스, 독일 등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며 수강생이 넘쳐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라니 한국어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어를 배우겠다는 외국인이 늘어나면 이와 관련된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져 국익 신장은 물론이고 관광 대국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 한 나라의 언어는 그 나라 구성원의 문화를 이루는 근간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제품과 함께 음악, 드라마 등 한류 문화의 확산은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한국어가 국제 통용문자로 나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세계 무대에서 한국어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가의 역할은 막중한 사명감과 함께 큰 보람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가톨릭상지대 글로벌한국어과.
가톨릭상지대 글로벌한국어과.

- 글로벌한국어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
“기본적으로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자긍심과 함께 타인에게 그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적극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국어 과목에 대한 흥미는 물론이고 어학 분야 즉 까다로운 문법까지도 훤히 꿰뚫고 있어야 한다. 한국어의 조음이나 발성 그리고 의미 관계에 대한 꾸준한 공부가 필요하고 궁금한 내용은 국어 선생님께 질문해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 한국어만을 별도로 다루는 동아리는 없기 때문에 토론반이나 시사탐구반 등에 가입해 말하기 능력을 신장하거나 학교신문반 또는 문예창작반 등에 가입해 글로 표현하는 경험을 쌓는 것도 유의미한 활동이 될 수 있다.” 

- 글로벌한국어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일단 전 세계적으로 한국어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에 국내가 아닌 국외에서 얼마든지 취업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특히 한국어교육과 관련된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관이 국내에 많지 않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어를 교육하는 전문가로 활동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한국어 관련 학원을 차려 창업에 도전할 수 있고 한국 제품을 중재하는 무역 분야에 종사할 수도 있다. 지금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한국 문화와 제품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는 곳이 없기 때문에 한국어교육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안정된 일자리를 얻을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성과를 내기 어려웠던 분야도 해외에서 과감하게 도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여지도 충분하다.” 

- 글로벌한국어과에 입학하면 어떤 내용을 공부하나.
“교양으로는 행복한 공동체, 대인관계, 행복한 삶 등의 과목을 배우며 전공으로는 비즈니스한국어, 한국의료통번역, 관광한국어, 실무한국어읽기, 실무한국어듣기, 실무한국어쓰기, 실무한국어회화, 한국전통문화의 이해, 무역실무한국어, 한국어프레젠테이션, 고급한국어문법, 고급한국어이해, 고급한국어번역, 한국영상콘텐츠제작, 시사한국어, 실용 한국어문법과 표현, 한국사회의 이해 등을 배우게 된다.”

-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무엇이 있나.
“한국어교원 3급, 한국어교원 2급, 한국어통번역사, 한국의료통번역사, 한국관광안내사, 한국무역관리사, 한국전통문화해설사 등을 취득할 수 있다.”

- 졸업 후 진로는.
“졸업 후에는 한국어교육 기관(한국어학당),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외국인지원센터,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 초중고 한국어 과목 교사 등 다양한 국내 외국인, 다문화 가족 관련 기관과 한글학교, 세종학당(해외 한국어교원 파견), 한국문화원, 해외 대학 한국어 관련 학과 해외 취업, ‘한국’ 관련 콘텐츠 제작 그리고 기업의 통번역 담당 취업(외국인 학생), 한국 관광 관련 기업 등에 진출할 수 있다.”

- 글로벌한국어과를 운영하는 전문대학은.
“한국어와 관련해 전북과학대에 실용한국어과가 있고 유사학과로 계명문화대에 글로벌한국문학과가 개설돼 있다. 글로벌한국어과는 가톨릭상지대에 유일하게 설치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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