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교육적 측면에서 진일보한 성과가 될 것”
“우주에서 미래 먹거리로 이어지는 신성장 동력사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사진=조선대 제공
사진=조선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우지수 기자] 조선대학교(총장 민영돈)가 지역대학에서는 유일하게 누리호 큐브위성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조선대의 큐브위성은 최초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실려 16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첫 발사 이후 비정상 비행으로 인한 실패를 겪었다. 이후 두 번째 도전에 조선대가 개발한 큐브위성 ‘STEP Cube Lab-II’이 탑재된다.

2019년 9월 항공우주연구원 주관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기술검증형 목적 분야’에 최종 선정된 오현웅 스마트이동체융합시스템공학부 교수팀은 2017년 개발한 큐브위성 ‘STEP Cube Lab-I’에 이어 또 다른 큐브위성 ‘STEP Cube Lab-II’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번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한국은 자체 기술로 우주발사체를 쏴 올린 세계 7번째 나라가 된다. 지역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해 연구팀을 지도한 오현웅 교수와 연구팀 소속 손민영 박사과정생에게 이번에 개발한 큐브위성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 오현웅 교수 “과학기술·교육적 측면에서 진일보한 성과가 될 것”

오현웅 교수
오현웅 교수

- 초소형 위성 ‘STEP Cube Lab-II’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6U(10×20×30cm) 크기의 큐브위성이다. 위성의 주요 임무는 최근 폭발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는 백두산의 열섬현상 등 지구의 광학, 중적외선, 장적외선 다중밴드를 관측하는 일이다. 한화시스템, 솔탑, 에델테크, 뷰웍스(VIEWORKS) 등 국내 산업체가 개발한 영상센서와 탑재체 데이터 처리부를 비롯해 조선대 연구팀에서 개발한 태양전지판 신기술이 적용됐다. 궤도운영을 하면서 적용한 기술도 검증한다.”

- 누리호에 큐브위성을 싣게 된 과정은.
“2019년 9월에 최종 개발팀으로 선정돼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큐브위성은 전기, 전자, 통신, 기계, 소프트웨어 분야 등 수많은 분야를 융합한 복합시스템이다. 일반 중대형 위성과 동일한 개발 프로세스로 설계됐으며 조선대 연구팀이 모든 설계과정에 참여했다. 상세설계를 통해 완성된 탑재체와 위성의 최종본은 인증모델 기능검증을 각각 실시한 후 우주환경시험에서 발사해 우주환경 적용 가능성까지 검증했다. 2년에 걸쳐 최종 검증이 완료된 비행모델은 5월 24일 누리호에 실린 검증예정 위성에 탑재돼 발사를 앞두고 있다.”

- ‘STEP Cube Lab-II’가 갖는 의미는.
“누리호 발사가 성공한다면 자국 발사체로 자국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7번째 나라가 된다. 우주산업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역사적 과정에 우리 연구팀이 함께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STEP Cube Lab-II’가 정상적으로 사출돼 주 임무인 백두산 천지 온도관측까지 완수한다면 과학기술·교육적 측면에서 진일보한 성과가 될 것이다. 특히 지역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우리 ‘STEP Cube Lab-II’가 조선대 학생들의 자긍심과 지역대학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조선대 연구팀이 개발한 큐브위성 ‘STEP Cube Lab-II’. (사진= 조선대 제공)
조선대 연구팀이 개발한 큐브위성 ‘STEP Cube Lab-II’. (사진= 조선대 제공)

- ‘STEP Cube Lab-II’와 ‘STEP Cube Lab-I’의 차이점을 설명해달라.
“‘STEP Cube Lab-I’은 1kg급 1U 크기의 큐브위성이다. 국내 산학연에서 먼저 논문 연구를 진행한 핵심 우주기술과 연구팀이 자체개발한 탑재체 기술을 궤도에서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 2018년 인도의 PSLV 발사체에 탑재돼 현재까지 위성으로부터 비컨 신호를 수신하고 있다. ‘STEP Cube Lab-I’는 전력문제로 주요 임무를 수행하지 못해 절반의 성공에만 그쳤다고 볼 수 있다.

‘STEP Cube Lab-II’는 10kg급 6U 크기로 우리나라에서 누리호를 통해 쏘아 올렸다. 또 ‘Lab-I’의 개발팀은 모두 조선대 학생 연구원들로만 구성됐다면 이번에 개발된 ‘Lab-II’는 국내 산업체와 협력해 임무 수준과 성공률을 높였다. 절반의 성공에 그친 ‘Lab-I’의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누리호 발사가 며칠 남지 않았다. 소감은 어떤가.
“누리호에 실려 발사되는 위성들에 조선대가 개발한 위성이 함께 실려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들에게 자긍심을 안겨줬으면 한다. 한편으로는 코로나19, 반도체 공급 문제 등으로 불가피하게 개발일정이 부족해 최종 시스템에서 좀 더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 조선대가 개발한 4기의 위성 중 우리 큐브위성을 가장 먼저 사출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앞서지만 우리 위성이 출발선을 잘 끊은 후 나머지 세 개 위성도 모두 무사히 사출돼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길 바란다.”

- 앞으로 어떤 과제를 추진할 예정인가.
“우리 지역은 ‘고흥항공우주클러스터’라는 뛰어난 우주 인프라를 보유했음에도 우주산업이 지역 특화산업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조선대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3기의 큐브위성을 개발한 저력 있는 우주 학문 연구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분야의 대학 성장력이 미진해 개인적으로 아쉽다. 이번 ‘Lab-II’의 성공적인 개발로 융합·연결이 키워드인 4차 산업에 우리 대학과 지역이 우주로 나아가는 호남형 우주산업 정착에 한 발짝 다가섰다. 우주에서 미래 먹거리로 이어지는 신성장 동력사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인터뷰] 손민영 박사과정생

손민영 박사과정생
손민영 박사과정생

- ‘Step Cube Lab-II’ 제작에서 어떤 일을 맡았나.
“궤도 열환경은 진공환경과 마찬가지로 온도변화가 심하다. 큐브위성이 정상적으로 임무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위성체 내 모든 장비가 허용 온도를 유지하는 열 설계가 필요하다. 궤도 환경이 반영된 열 해석 프로그램으로 큐브위성을 모델링하고 실제 위성이 겪을 궤도 환경을 해석·검토하며 반복 수정했다. 열진공시험을 실행하는 역할도 맡았다. 열진공시험은 해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제작된 ‘Lab-II’를 시험하는 단계다. 궤도 열환경에서 위성의 안정적인 작동을 확실시하기 위해 먼저 지상에서 검증을 거친다. 위성의 열 설계 및 탑재체에 대한 검증을 위해 열진공챔버로 위성이 실제 겪게 될 궤도 열환경을 조성하고 실제 임무 시나리오에 따라 시험을 진행했다.”

- 누리호 발사가 며칠 남지 않았는데 소감은 어떤가.
“누리호에 큐브위성이 탑재되면서 기대감이 커졌다. 사실 위성은 발사체의 발사부터 임무 수행까지 모든 과정을 안정적으로 끝맺어야 완전한 성공이기 때문에 걱정도 된다. 곧 있을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국내 초소형위성과 발사체 분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길 바란다.”

- 연구 참여자로서 한마디 부탁드린다.
“이번 큐브위성 개발에 참여한 대학 중 조선대가 유일한 지방대학이다. 이번 큐브위성 발사를 계기로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의 경계를 넘어 모든 학생 연구원들이 본인의 역량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이번 프로젝트 동안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항상 옆에서 이끌어주고 갈피를 잡게 해준 지도 교수와 선배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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