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꿈꾼 고등학생에서 이화여대 학생, 그리고 스타트업 대표가 되기까지
‘교육부 학생 창업유망팀 300 페스티벌’에 참가해 top35 선정 등 성과 인정 받아
서비스 개선 거쳐 지역 내 문화예술 격차 해소, 음악교육 활성화 등 질적 성장도 노려
“끊임없이 도전하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로” “실패 겪으면서 오히려 성장”

신지현 문다(Moonda) 대표
신지현 문다(Moonda) 대표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최근 색다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학들도 이에 호응해 여러 지원 정책을 펴 창업에 도전하는 학생들을 지원하려 애쓰고 있다. 하지만 호기롭게 시작한 창업 세계에서 끝까지 생존하기란 바늘구멍에 낙타가 들어가는 것만큼 힘든 일이다. 신지현 대표(이화여대 국제학부·4)는 그 바늘구멍을 통과하려 하는 스타트업 기업 ‘문다(Moonda)’를 이끌고 있다. 문다는 음악에 관심 있는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동서양을 아우르는 다양한 악기 레슨 자동 매칭 서비스다.

살아남기 힘든 환경에서 문다와 신 대표는 연세대 캠퍼스타운사업단 스마트 문화벨트사업 선정, 제10회 이화비즈니스플랜 경진대회 장려상, ‘도전 K-starup’ 통합본선 진출, 한국여성벤처협회 벤처성장챌린지 네이버상 등 수많은 자리에서 가치를 증명해왔다. 이화여대 학생 신분으로 끊임없이 도전을 꿈꾸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자 지난 15일, 서초구에 있는 문다 사무실에서 신지현 대표를 만나볼 수 있었다.

■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외교관에서 창업가로 생각을 바꾸다 = 세상 이곳저곳에서 벌어지는 소식에 관심이 많았던 신 대표는 고등학생까지만 해도 외교관을 꿈꾸고 있었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독도 문제나 위안부 문제 등 예전부터 쌓여있던 사회 문제들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고 싶어 외교관을 진로로 삼았다.” 실제로 외교부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지만 외교관이란 일을 알아갈수록 그가 생각한 사회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이어갔다. 긴 시간 동안 고민 끝에 창업을 통해 해결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외교관으로 할 수 없는 일을 창업을 통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며 “고등학교 2학년부터 그렇게 마음을 먹고 평소에 생각했던 아이디어를 토대로 본격적인 창업 준비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 ‘도전학기제’에 참여해 창업 아이디어 실행 구체화 = 이화여대에 입학한 이후 그는 이화여대에서 운영하는 창업 동아리에 가입해 비슷한 또래들이 창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방식으로 앞서나가는지 면밀히 살펴봤다. 특히 한 학기 동안 자신의 꿈에 맞는 활동을 스스로 설계해 수행 시 학점으로 인정하는 ‘도전학기제’에 참여하며 창업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직접 팀을 꾸리기로 마음먹은 그는 대학교 3학년이 되자 직접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들고 가깝게 지내던 친구와 지인에게 직접 홍보하며 팀원을 모으기 시작했다. 문다 팀이 결성된 순간이었다.

그렇게 결성된 초기 문다 멤버들과 처음으로 구상한 창업 아이디어는 ‘지역기반 취미생활 큐레이션 서비스 플랫폼’이었다.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강좌를 듣고자 하는 이들에게 인공지능(AI) 기반으로 한 자동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아이디어였다.

문다 팀이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21 학생 창업유망팀 300 페스티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교육부 장관 인증서 수여식에서 활짝 웃고 있는 신지현 대표(왼쪽에서 6번째) (사진=이화여대 제공)
문다 팀이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21 학생 창업유망팀 300 페스티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교육부 장관 인증서 수여식에서 활짝 웃고 있는 신지현 대표(왼쪽에서 6번째) (사진=이화여대 제공)

해당 아이디어로 SSC 모의IR챌린지 최우수상을 비롯해 한국여성벤처협회의 벤처케어프로그램 중 top30에 선정되고 제10회 이화비즈니스플랜 경진대회에서는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아이디어의 참신함을 대중들에게 인정받았다. 더불어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2021 학생 창업유망팀 300 페스티벌’에 참가해 ‘창업도전형’ 부분에서 많은 참가 팀 중 top35 안에 들었다. 이를 통해 정부부처들이 공동으로 진행한 창업경진대회 ‘도전! K-스타트업 2021’ 예선리그 출전권을 따내 본선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 창업 준비금 조달 위해 1주일에 10번씩 과외도…멀고 먼 창업의 길 = 하지만 곧 위기가 닥쳤다. 문화센터의 운영 주체는 공공기관 혹은 사설기관인데 사설기관의 경우 백화점이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국 각지의 수많은 문화센터의 데이터를 모으는 것도 벅찬데 수많은 백화점과 각각 제휴를 맺어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시드머니(종잣돈)도 문제였다. 아이디어의 참신함을 알아보고 투자할 투자자를 찾기 전까지 스스로 해결해야 할 사업금액은 지원을 아무리 받았다고 한들 턱없이 모자랐다. 창업에 필요한 준비금을 모으기 위해 1주일에 10번씩 과외를 하기도 했다.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벽에 막히니 막막했다. 내심 생각은 했지만 꿈꾸는 것과 현실은 너무나도 달랐다.”

여러 위기 속에서 초기에 그가 모았던 팀원들은 전부 그의 곁을 떠나갔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는 중간에 합류해 끝까지 곁에 있어준 팀원들을 위해서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현재 문다의 공동창업자로 있는 디자이너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가망이 없다고 나갔지만 끝까지 믿어줬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변화를 위해 그는 그동안 제시했던 ‘지역기반 취미생활 큐레이션 서비스 플랫폼’에서 벗어나 초등학생 시절 클라리넷 레슨을 받았던 경험을 살려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레슨 자동 매칭 서비스로의 사업전환을 진행했다. 3~4번의 변화와 고민 끝에 그는 “어렸을 때 클라리넷을 배웠을 때가 떠올랐다”며 전환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레슨 과정을 교육할 선생님을 알아보기 위해 단순 지인소개나 온라인 검색으로만 찾던 과정과 AI 자동 매칭 서비스와 연결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최종적인 문다의 방향을 유초등 악기수업 플랫폼으로 전환하게 됐다”

■ “실패할 걱정보다는 포기하지 않는 자신감으로” = 이미 레슨 매칭 서비스를 선점하고 있는 기업들과의 차별성을 위해 문다는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매칭 신청을 하면 전담 매니저와의 상담을 통해 학생 성향을 분석하고 레슨이 끝난 이후에도 일지 업로드를 통해 학부모가 아이 레슨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한 직접 면접과 평가라는 까다로운 선발 절차를 거쳐 국내외 명문 음악대학 출신 선생님을 선발해 선생님에 대한 이력 검증을 진행하고 전담 매니저를 통해 일정 조율과 불만 사항 등 학부모와 학생의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해결하도록 했다.

지역 내 문화예술 격차 해소 및 음악 교육 활성화를 
지역 내 문화예술 격차 해소 및 음악 교육 활성화를 위해 문다가 구로 기적의 도서관과의 MOU를 지난 4월 13일 체결했다. (사진=문다 제공)

개선을 거쳐 이전보다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문다는 현재 서울의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서만 서비스를 운영하던 것을 서울 전역으로 확장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양적 확장과 함께 지역 내 문화예술 격차를 해소하고 음악 교육 활성화를 위한 지역기관과의 협약을 체결하는 등 질적인 성장도 노리고 있다. 그는 문다의 궁극적인 목표로 악기뿐만 아니라 체육이나 다른 예체능 분야까지 다루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웃어보였다. 이를 위해 차근차근 현재의 일에서 할 수 있는 개선점을 찾고 차별화를 두는 것을 잊지않겠다고 강조했다.

분명 그에게 있어 창업의 길은 가시밭길과 다름없었다. 실패와 좌절을 겪었지만 그 과정 덕분에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개선할 수 있었고 포기하지 않고 달려든 결과 어지러운 청년 창업 사회에서 문다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었다.

지금도 창업에 도전하는 수많은 청년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우리도 아직 멀었다”며 겸손함을 보인 그는 “분명 많은 어려움과 고난이 있을 것이다. 포기하거나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행착오의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믿고 끈기 있게 밀고 나가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문다도 뒤처지지 않고 혁신을 이어가겠다. 끊임없이 도전해갈 문다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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