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총장, 지난해 3월 부임 이후 정부지원 사업 대거 선정 이끌어내며 ‘실무형 총장’ 평가 받아
학과별 직업체험 프로그램, 학과·학교 소식 등 다양한 정보 온·오프라인 통해 학생들과 소통 활발
‘신산업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 등 정부재정지원사업 다수 선정…대학 경쟁력 입증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 사업 선정, 사회복지를 지역특화 분야로 지역 수요 기반 직업교육 활성화 앞장
“전통적인 대학 교육에서 벗어나야, 전문대학이 평생교육 핵심 기관으로 자리잡아야”

이재용 영남이공대 총장. (사진=대학 제공)
이재용 영남이공대 총장. (사진=대학 제공)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코로나19 확산과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의 입지가 굉장히 좁아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런 힘든 상황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재의 위기를 넘어 앞으로의 50년을 더욱 강한 대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영남이공대는 지난해 3월 이재용 총장과의 동행을 선택했다. 이 총장은 교학부총장, 기획처장, 입학처장, 창업지원단장, 산학협력단장, WCC사업단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한 영남이공대 스페셜리스트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도 다수 선정되며 ‘실무형 총장’의 힘을 보여주면서, 영남이공대는 실습 위주와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을 선도하는 명문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이재용 총장을 만나 그간 소회와 2023학년도 현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대부분의 전문대학이 신입생 모집에 곤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남이공대는 2022학년도에 신입생 등록률이 오히려 상승했다. 비결이 궁금하다.
“영남이공대 입시성과의 비결이라 하면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먼저 우리 대학의 학과 구성과 모집 인원을 신입생 충원이 가능한 구조로 변화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학과 구조조정을 시행한 점이 주효했다. 이전에는 대학이 신입생을 충원할 때 학생을 대학의 입시구조에 억지로 맞추려다 보니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과 모집정원 사이에 미충원이 발생했다. 이에 영남이공대는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학과는 모집정원을 줄이고 학생들이 진학을 희망하는 분야, 즉 교육 수요가 있는 학과를 과감하게 신설하며 미충원을 방지하고 학생들의 니즈(needs)를 만족시켰다. 작은 규모의 학과나 전공단위의 입시구조로 탈바꿈하는 것이 신입생 충원율 향상에 도움이 될 것임을 확신했고 이러한 변화를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느냐가 대학의 입시경쟁력이라 내다봤기에 가능했던 선제적 조치였다.
또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을 통한 소통도 도움이 됐다. 영남이공대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과별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알렸다. 구체적으로 학과와 학교의 최신식 실습실 및 복지 시설 체험과 유튜브 라이브 방송 및 SNS를 통해 학과 비전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지원부터 합격까지 꾸준한 소통으로 학생들의 마음을 얻은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입학한 후에도 학생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학과에서 교수님들이 학생과의 스킨십을 통해 이탈을 최소화하고 학생 교육에 집중한 것이 신입생 등록률 상승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고 본다. 영남이공대는 올해에도 역시 지난해의 입시 준비를 바탕으로 더욱 적극적이고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 영남이공대는 최근 다수의 국고지원 사업에 선정되며 실습 위주 교육과 현장 중심의 직업교육을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들을 꼽을 수 있나.
“지난해 5월 ‘신산업분야 특화 선도전문대학 지원사업’ 선정을 시작으로 영남이공대는 △대학기본역량진단 일반재정지원대학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3.0)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운영대학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거점형 특화프로그램 운영대학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 △2022년 파란사다리 대구·경북권역 주관 대학 △공학기술교육혁신센터 지원사업 △고교생 대상 산업현장 탐방 및 직무멘토링 운영 사업 △고교단계 일학습병행 공동훈련센터 지원기관 △자동차산업고용위기극복 미래형자동차 현장인력양성 사업 △전력기반차 e-DS 핵심부품산업 육성사업 △산학연 Collabo R&D사업 등 다양한 분야의 지원 사업에 잇달아 선정되며 직업교육 중심 선도대학임을 입증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지원 사업 선정과 일학습 병행 등을 통해 약 418억 8000만 원을 확보해 학생들에게 풍부한 장학금, 우수한 시설, 대구 중심의 편리한 교통 환경 등을 제공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다른 대학에 복수합격하고도 영남이공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이는 영남이공대가 지역 내 다른 대학과 차별화를 두고 학생들로부터 진로 및 진학, 교육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영남이공대는 △국가고객만족도(NCSI) 전문대학 부문 9년 연속 1위 △2022학년도 신입생 수시모집 등록률 비수도권 전문대학교 1위(비수도권 입학정원 1500명 이상 전문대)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I유형) 연차평가 A등급 획득 등 교육역량이 매우 우수한 대학으로 평가받으며 국내 전문대학을 대표하는 ‘톱클래스’임을 증명하고 있다.”

- 영남이공대만의 일학습병행 프로그램이 지역인재 채용의 통로로 주목받고 있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전문대학의 입학자원의 상당수는 직업교육을 진행하는 마이스터고나 특성화 고등학교의 학생들이다. 하지만 국가가 일반 고등학교에 몇 배의 교육비를 투자해 국가발전이나 지역산업발전에 초석이 되는 현장인력으로서 성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고졸취업자를 받아줄 경쟁력 있는 기업이 흔하지 않아 졸업생의 50%만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에서 학생에게 평생직장으로 추천할 기업을 직접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고 기업도 전국의 고등학교를 찾아가 경쟁력 있는 고졸 취업자를 모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취업을 하더라도 현장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고, 주변 친구들은 대학생활에 대한 동경으로 쉽게 퇴사로 이어지기 쉬운 환경에 처했다. 국가재정의 손실이자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에 영남이공대는 고졸 취업과 진학, 대학과 기업과 고교의 복합적인 고민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 ‘스태칩팩코리아’와 일학습병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대학과 기업이 대구 및 경북 지역의 30여 개 고등학교와 협약을 맺어 대학은 기업에서 필요한 고졸채용과정을 지원하고 해당 학생들이 취업과 동시에 전문학사학위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업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에서는 안정적인 고졸 채용 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지역 고등학교에서는 유망한 기업의 예측 가능한 취업 인원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취업 학생은 취업과 진학을 동시에 이룰 수 있고, 대학에서는 입학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마이스터 및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 △대학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영남이공대는 지난해 대구경북 마이스터 및 특성화 고교생을 대상으로 해당 일학습병행 과정을 통해 개인별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지도 등 취업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했으며 107명의 학생들이 스태칩팩코리아, ㈜에이치티솔루션,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등으로 취업하는 데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도 345명의 고교생을 취업시키며 영남이공대 일학습병행 과정은 지역 인재 취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 최근 정부가 지역대학의 역할 강화를 강조해 전문대학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전문대학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지난 4월 영남이공대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국가경쟁력을 가진 분야인 조선 관련 협력업체, 협의체와 산학협력 협약을 맺었다. 수주호황과 맞물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대한민국 조선 분야지만 최근 현장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협약식에 참석한 기업대표들로부터 들었다. 대구 지역의 2차전지 제조업체에서도 비슷한 말을 들었다. 국가경쟁력을 견인해야 할 제조업의 인재 양성 기관인 전문대학의 상황은 심각하다. 현장인력을 배출하던 대학 내 기계, 금속, 전기, 전자 분야는 신입생의 지원이 적어 학과를 폐과하거나 모집정원을 줄이는 등 학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고 있다. 관련 학과 졸업생들도 보수나 근무환경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IT분야 등으로 취업을 희망하고 재입학하는 등 학생들이 관련 분야 취업을 꺼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별다른 대책없이 제조업 현장인력 확보의 어려움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러기에 전문대학은 제조업 양성 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새로운 방향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교 졸업 후 대학에 바로 입학하는 전통적인 대학 교육에서 벗어나 성인들이 필요로 하는 지식을 직장, 가정, 학교 등 어디서나 배울 수 있는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이제 대학은 지역과 국가를 초월하며 제도 교육과 비제도 교육 간의 구분이 약해지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전문대학은 고등교육을 받기 희망하는 산업체 근로자들이나 직장인들에게 시간제 등록이나 학점은행제 등을 통해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공간적 제약을 넘어 평생교육 체제에 부응할 수 있는 사이버 대학 등 다양한 교육 및 학습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대학과 산업 현장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교양 및 문화 프로그램, 학교시설 개방 등을 통해 지역발전의 지식거점으로 역할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전체 학생의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에서 국가가 직업교육을 책임져야 하며 일반대와 전문대 간 역할 조정과 정체성을 부여한 미래 고등교육 체제 확립도 필요하다.”

- 지난 6월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 사업에 선정됐다. 어떤 방향성을 갖고 운영할 계획인가.
“그동안 영남이공대는 대구시 남구 내 유일한 대학으로 남구청과의 긴밀한 업무 협조를 통해 대학 발전과 함께 지역발전도 함께 추진해왔다. 하지만 하나의 전문대학이 광역권 지방도시의 정책에 참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고 막상 참여해도 큰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교육부가 주관하는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사업 운영대학에 선정된 이후 1차 년도 15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으며 매년 평가를 통해 최대 3년간 45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를 통해 영남이공대가 기초지자체의 발전에 참여하면서 이전보다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남이공대는 사업 선정 이후 대구시 남구와 함께 지역특화 분야를 사회복지로 선정하고 △지역 상생을 위한 YNC형 일학습 병행 교육모델 개발 △지역 내 반려동물 친화적 생태계 조성 지원 △지역 인구 고령화 현안 해결 지원 △지역사회 문화체육 환경 공유모델 등을 통해 지역사회 공헌에 앞장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문대학·지자체·지역사회가 협력 및 상생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지역의 산·관·연 9개 기관이 상호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지역 수요 기반 직업교육과 지역사회 연계·협력 등 지역 착근형 생애 전 주기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다.
더불어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3유형에 지역 최초로 선정돼 지역민의 생애 전 주기 평생직업교육 활성화에 앞장서왔다. 앞으로도 영남이공대는 지역사회 발전을 선도하는 지역의 평생교육 핵심 기관으로 지역 수요 기반 직업교육을 통해 지역 착근형 생애 전 주기 직업교육 활성화 기반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대학의 위기라고 불리는 시대에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나.
“학령인구의 감소라고 해도 대학마다 잘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고 이를 통해 대학이 더욱 발전할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대학 운영의 고정관념을 깨고 전문대학의 직업교육기관으로 새로운 운영 방안을 가져야 한다. 단순히 대학에서 학과를 배치해 학령기 학생을 교육하고 취업을 지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업교육이 필요한 수요를 찾아 그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운영의 새로운 키워드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학령인구는 감소했지만 반대로 일을 서서히 그만 둘 50~60대의 은퇴인구는 100만 명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를 위해 일학습병행 전문학사학위과정, 성인학습자과정 등 평생학습의 기초를 다지고 교육 제도 개편에도 힘써야 한다.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교육 운영과 상이하고 충돌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시대의 흐름을 고려해 영남이공대는 선제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를 이어갈 것이다.
지방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말이 있다. 바꿔 말하면 지방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의 존폐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지방대학의 발전이 경제, 문화, 사회적 발전의 핵심 주체임을 인지하고 대학은 지역산업과 연계한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방대학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 권역별 산학연 연계체제를 구축해 학생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우수학생과 교수 유치에 노력해야 하며 지자체와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이어가야 한다. 지역의 대학이 사라지면 지역 경제가 무너지고 이는 지자체를 비롯해 정부에도 심각한 부담으로 떠오를 수 있다. 정부는 지역 대학 존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입시를 위한 다양한 정책 마련과 새로운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전문대학의 변화에 위축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펼쳐야 한다. 또한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국가와 지역산업 발전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 분야의 무상교육을 실시해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이 변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급격한 사회 변화에 대처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그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이제까지는 다른 정책과 실천이 필요하다. 가히 혁신적이라고 할 수 있는 변화를 시도하면 두려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대학 교육을 주도하고 대학 구성원들이 함께 이런 변화와 의지를 실현할 수 있다면 대학의 위기를 다시 한번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 이재용 영남이공대 총장은…
경북대학교에서 전기공학과를 전공했다. 이후 동 대학원에서 전기공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기획위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이사, 한국산학연협회 이사 등 다양한 활동을 했으며 2002년부터 대구시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을 시작으로 교육청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영남이공대 입학처장, 기획처장, 교학부총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뒤 2021년 3월 영남이공대 제12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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