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상전벽해(桑田碧海)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한반도 분단의 고착화가 된 6.25 전쟁, 우리는 당시 총 한 자루도 스스로 만들 기술력이 없었다. 그런 황무지 상황에서 맨주먹으로 일어나 ‘한강의 기적’을 일궜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국방의 근간이 되는 방위산업도 몰라볼 만큼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K방산’이 ‘한강의 기적’을 넘어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신냉전의 시대로 들어선 만큼 국방력이야말로 자국의 안보를 지키는 유일무이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방산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핵전쟁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지만, 이는 섣불리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라는 점에서 국가 간의 무력 충돌은 결국 뛰어난 무기와 이를 운용하는 시스템이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꾸준히 국방 장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했고 이젠 세계 최고 수준의 무기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무기의 성능이 방산 선진국에 비해 떨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훨씬 싸다는 점에서 신냉전 시대로 접어든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방산수출 수주는 7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는 대형 수출계약들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방산수출 수주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돌던 폴란드와 호주 등 방산시장의 큰손들이 한국 무기 대량 구매를 결정한 바 있다. 폴란드는 한국군 주력 K-2 흑표 중전차 직구매 180대 및 폴란드 현지 생산분 포항 총 980여 대, 국제적으로 성능이 검증된 K-9 자주포 직구매 48대와 폴란드 현지 생산분 포함 총 670문, 그리고 한국에서 생산한 FA-50 경공격기 48대 구매를 확정했다. 한화가 호주에 수출을 추진 중인 레드백 전투차량,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게임체인저로 등장한 미국의 하마스 다연장로켓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천무 로켓 시스템 등도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매력적인 구매 목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아무리 우수한 무기가 있어도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전문가의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 없이 매우 중요하다. ‘K방산’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기를 운영할 수 있는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양성해 이를 해외 시장에 함께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방산시장은 단순히 무기만 팔던 시대에서 벗어나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재의 공급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방산 장비의 운용과 관련된 인재의 양성은 ‘K방산’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여주대 국방장비과
여주대 국방장비과

- 국방장비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
“단순히 국방 장비 분야에 흥미를 갖고 도전해 보겠다는 지적 호기심보다는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 및 확고한 국가관과 안보관을 우선적으로 갖춰야 한다. 본인이 공부하고 또 사회에 진출해 근무해야 하는 환경이 결국은 든든한 국방력의 일환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학급이나 학교에서 학생회 활동을 통해 지도력과 함께 책임감을 배워야 한다. 요즘에는 고등학교마다 경찰이나 소방관, 직업군인과 관련된 동아리들이 개설돼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가입해 유사한 목표를 가진 선후배들과 함께 공통의 관심사를 탐구하는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 교과는 사회와 영어 과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 성취도를 이룰 수 있도록 하고, 체육은 수업 이외에도 별도의 시간을 할애해 체력을 쌓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 국방장비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지난 5년간 출산율 저하와 국방개혁으로 인해 병사들의 숫자는 7만 4000명 정도 줄어든 반면, 부사관의 숫자는 2만 3000명이 오히려 증가했다. 앞으로 병의 의무복무 기간이 18개월로 단축됨에 따라 국방부는 부사관 1160명을 연내에 채용할 계획이다. 또한 군 장비의 궤도 차량화에 따라 고가의 장비를 운용하고 탑승하는 인원뿐 아니라, 장비를 유지하고 정비하는 부사관 인력의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K방산’의 위상이 세계 시장에서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무기를 만드는 사람뿐만 아니라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전문가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점에서 해당 분야의 전공자는 점점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 어떤 과목으로 구성돼 있나.
“이 학과는 국방에 관련한 기술교육 및 체력단련과 함께 인성교육을 통해 대한민국 육·해·공군과 방위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궤도 장비 정비·운영 및 의료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크게 자동차분야, 국방의료분야, 기초 IT교육, 인성 및 군인화교육, 군 장학생 및 부사관 시험 응시 대비 교육으로 나뉜다. 특화된 맞춤 교육에 따라 각종 군 시험에 대비할 수 있으며 자동차 정비 자격증과 IT 관련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또 검도와 유도, 태권도 등 무도 자격증도 획득할 수 있다. 교양과목은 국방영어, 정보능력, 직업군인론, 생활영어, 진로 설계와 취업, 사회봉사, 창업가정신 등으로 구성된다. 전공과목은 응급처치, 재료역학, 리더십, 군간부평가실습, 장갑차정비실습, 군간부필기평가, 분한학, 자동차기관, 전술론, 궤도장비 운영, 열역학, 자주포정비실습, 전쟁사, 자동차섀시, 자동차전기전자, 현장실습 등을 배우게 된다.”

- 국방장비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자동차정비기능사, 자동차정비산업기사, 중장비운전기능사, 무도(태권도·유도 등) 자격증, 정보처리기능사, 각종 산업기사 자격증 등을 취득할 수 있다.”

- 졸업 이후 진출 가능 분야는.
“졸업 후 군 간부(장교, 부사관 :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특전사로)로 임관할 수 있고 육군3사관학교 편입 및 청주대 군사학과 무시험 편입학 추천입학이 가능하다. 전역 후, 군무원 또는 방위산업체 위업 시 가산점을 부여하며, 궤도차량(포크레인, 굴삭기, 지게차 등) 관련 업체 우선 취업이 보장된다.”

- 국방장비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국방과 관련된 학과는 경북과학대의 국방기술과, 포항대의 △국방드론과 △국방전자통신과, 대덕대의 △국방물자과 △국방탄약과 △국방해양부사관과, 창원문성대의 국방물자과 등이 있으며 국방장비과는 여주대에 설치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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