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서울교대 대학원 인공지능과학융합전공 교수

김갑수 서울교대 교수
김갑수 서울교대 교수

1992년 마크 앤드리슨은 웹 브라우저의 초기 형태인 모자익을 개발했다. 그는 2011년 8월 20일자 월 스트리트 저널에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 삼키고 있다(Software is eating the world)”라고 기고하면서 소프트웨어가 모든 산업을 파괴하고 있다고 썼다. 현재 우리는 소프트웨어로 모든 산업의 서비스가 재구성되는 상황을 흔히 목격하고 있다.  2019년 8월 29일 포브스지에는 마르틴 반 아트쿰, 지 메이, 타리 싱이 “이미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 삼겼고, 지금은 인공지능이 소프트웨어를 삼키고 있는 중이다”라고 썼다.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을 안다. 즉, 우리가 살아갈 시대가 인공지능이 기사를 작성하고, 인공지능이 소설을 쓰고, 인공지능이 작곡을 하고, 인공지능이 소프트웨어를 작성하는 시대임을 알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사람들을 네트워크로 연계해 지식 정보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지식 정보들을 구조화해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사람이 할 일을 더 빠르게 처리하고, 효과적인 판단에 도움을 줬다. 그러나 지금까지 소프트웨어가 한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을 도와주는 용도, 예를 들면 문서를 작성할 때 알맞은 문장 구조를 작성하도록 도와주거나 그림을 그릴 때 보조해주는 역할 등이었다. 소프트웨어는 사람이 구상한 것을 좀 더 빠르게 구현해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사람의 생각을 뛰어 넘을 수 없었다.

인공지능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것을 만들 수 있다. 인공지능은 그림을 그리거나 작곡을 하거나 시를 만들거나 가장 창의적이고 하는 소프트웨어도 직접 만들 수 있다. 내가 생각해 만든 것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과 같을 수도 있다. 튜링은 인공지능이란 사람이 만든 것인지 기계가 만드 것인지 구별하지 못하는 것을 인공지능이고 했다. 지금 작곡을 하거나 그림을 그린 것이 사람이 만든 것인지 기계가 만든 것인지 구별 수 없는 시대에 와 있다. 미래학자인 커즈와일은 2005년에 자신의 책 《특이점이 온다》에서 특이점(singularity: 기계가 사람의 지능을 뛰어 넘는 단계)이 2045년에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인공지능을 사용해 완성할 수 있을까? 다음은 그 예시들이다. 

첫 번째, 무거운 짐을 들거나 배달하는 등의 사람이 물리적으로 하기 힘든 일을 인공지능 로봇이 대신 하는 경우다. 최근 어느 대기업 사무실에는 사람과 로봇이 같은 공간에서 있을 때 로봇이 커피나 간단한 서류들을 전달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수업에서 교구들을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나누어 줄 때 이를 AI 보조용 로봇이 수행할 수 있다. 사람이 인공지능에게 일을 시키고 인공지능이 이를 수행하고 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인공지능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고, 인공지능과 사람과의 관계는 종속적이다. 사실 인공지능 로봇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사람에게 필요한 일을 로봇과 공동으로 완성해 수행할 수 있어서다.

두 번째, 카메라 이미지 데이터를 학습해 분석하는 경우다. 이 때 카메라 로봇은 사람의 눈에 대응된다. 카메라 로봇은 부품의 외간의 특이점이나 육안으로 알아보기 힘든 것을 찾고 영상 데이터는 딥러닝을 통해 학습 및 분석된다. 수업 교실에 AI 보조 기능이 있다면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들을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도 있다.

세 번째, 번역이다. 이제 인공지능 자동 번역을 통해 모르는 언어로 작성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지식이 확대된다. 번역을 통한 지식정보의 공유가 쉽다. AI보조 교사는 외국어로 작성된 정보도 번역해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외국어 교육에도 원어민교사의 역할을 한다.

우리는 사람과 인공지능이 협업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어떤 일을 한 사람이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할 때 일을 창의적인 해결 방법을 빠르게 찾는 것처럼, 사람과 인공지능이 같이 협업해 더 창의적인 방법으로, 더 빠른 시간 내 일을 마칠 지도 모른다. 협업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처럼 협업하는 인공지능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우리는 직장과 학교에서 그리고 공장에서 많은 인공지능과 협업하면서 하루를 생활하고 있는 출발점에 와 있다. 그러면 우리 교육도 정보화 시대에 컴퓨터 교육이 필요한 것처럼 인공지능 교육을 국가적 차원에서 실시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