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선 인덕대 비즈니스일본어과 교수

송혜선 인덕대 비즈니스일본어과 교수
송혜선 인덕대 비즈니스일본어과 교수

지난 칼럼에서 ‘국제화’와 ‘정원미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일본 대학의 유학생 정책을 짚었다. 주요 골자는 일본 문부성의 ‘유학생 30만명’과 관련한 정책이 매우 훌륭하게 진행되며, 입학정원을 보충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일본의 APU(立命館アジア太平洋大学)대학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이번에는 일본의 대학 중 국제화에 성공한 또 하나의 대학을 소개하고자 한다. 2004년에 개교한 국제교양대학(国際教養大学)은 아키타(秋田県)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리더를 배출하고자 지난해 4월에 ‘응용국제교양교육(AILA)’이라고 하는 새로운 교육방법을 도입했다.

국제교양대학의 교육방법인 AILA 프로그램에는 네 개의 단계가 있다. 우선 AILA 1에서는 영어 학습 효율을 높여줄 4가지 기능을 철저히 습득하게 한다. △문장을 읽는 능력 △독해하는 능력 △생각을 발전시켜 문장으로 표현하는 능력 △효과적으로 프레젠테이션하는 능력을 다진다. AILA 2에서는 교양 기반과목을 이수하는 과정으로 과목 간의 관련성을 알게 하는 힘을 기름과 동시에 ‘Global Studies Program’, ‘Global Business Program’, ‘Global Connectivity Program’의 세 가지 영역 중 어느 영역으로 진학할 지를 선택하게 한다. AILA 3에서는 해외 대학 유학을 통해 이문화 체험을 진행한다. 최종 단계인 AILA 4에서는 자신의 연구 테마를 졸업논문으로서 정리한다.

국제교양대학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는 ‘AIU(国際教養大学의 약칭) 에코시스템’이라는 프로그램이다. ‘AIU 에코시스템’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첫 번째 특징은 100% 영어로 적은 수의 학생이 받는 수업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 특징은 4년 대학 생활 중 1년간은 해외의 자매대학에서 배운다는 점, 그리고 세 번째 특징은 다문화가 공생하는 캠퍼스 라이프라는 점이다. 국제교양대학의 수업은 모두 영어로 이뤄지며 50개가 넘는 나라나 지역에서 200개 이상의 대학과 교환유학제도를 맺고 있다.

또 캠퍼스 내에 준비된 기숙사는 다문화공생캠퍼스의 형성에 크게 공헌하고 있으며 학습·거주일체형 캠퍼스라고 부르기에 알맞은 학습 환경이 형성돼 있다. ‘AIU 에코시스템’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것이 전 세계에서 모인 교수진이다. 게다가 반수에 가까운 비율의 교원이 외국인이므로 수업 중에도 다양한 사고방식이나 문화에 접할 수가 있다. 국제교양대학을 보다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은 지역의 기업이나 사람들과의 밀접하게 교류하게 하는 연계 프로젝트다. 이 프로그램에는 유학생들도 일본인 학생과 마찬가지로 지역공헌 교류활동에 참가할 수 있다.

취업 면에서는 캐리어개발센터을 두고 일본 전국의 기업이나 대학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취직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역시 아키타(秋田)에 있으면서도 취직 준비가 가능하고, 취업상담은 개별 대응을 기본으로 다양하고 세심한 서포트를 제공한다. 그 결과 많은 졸업생이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전개하거나 기업이나 단체에 취업하고 있는 성과를 보여준다. 또 다른 특징은 아카데믹 캐리어센터를 두고 국내는 물론 해외의 대학원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을 서포트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2008년에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전문직대학원인 ‘글로벌커뮤니케이션실천연구과’를 설치한 바 있다.

국제교양대학에 관해 조사하면서 느낀 점은 아키다(秋田)라고 하는 수도와 떨어진 지방에 위치하고 있고, 2004년에 설립된 비교적 신설대학이라고 하더라도 학생들을 키우기 위해 대학만의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이를 잘 실행하기 위해서는 학생들 한명 한명을 위해 세심하게 배려하며 프로젝트를 설계해야 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오랫동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육자로서 국제교양대학의 케이스가 부러울 따름이다. 그에 비해 한국의 대학들은 어떨까? 국제교양대학과 같이 학생들 개인에 대해 깊이 파악하고 학생들을 기초부터 키우기 위한 독창적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겠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