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관

배상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관
배상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관

벌써 2023년이다. 일 년이란 시간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 같다. 무엇을 했는지 기억조차 희미한데 새로운 해가 시작됐다. 해마다 반복되는 새해의 시작에서 인생이 장거리 경주인지, 단거리 경주인지 헷갈리고 있다. 필자가 살아온 기간을 보면 꽤 되는 것 같은데 돌이켜 보면 너무 짧은 시간이다. 그런데 그런 시간이 연속되면 긴 시간이 된다. 이런 인생의 시간을 청소년들은 어떻게 느낄까? 그들은 앞으로 진로를 선택하고 직업을 구해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데, 인생의 길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어느 길이로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

인생은 장거리 경주라는 말을 많이 듣고 살았다. 지금도 그런 말을 쉽게 듣는다. 어떤 일을 했지만 그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이런 말을 한다. 인생은 장거리 경주이기 때문에 지금 잘하지 못한다고 실망하지 말라고 말이다. 앞으로 많은 시간이 있기에 잘하면 된다는 위로의 말이다. 그 말을 듣고 위안이 되기는 하지만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다. 그래서 인생은 장거리 경주라는 말이 맞는 것 같은데 실제는 아닌 것 같다.

작년에 자격증을 하나 취득하고 싶었다. 그 자격증 시험을 보아야하겠다고 결심한 시간부터 실제 시험을 보는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시험 보기까지 천천히 쉬지 않고 적은 양만이라도 꾸준하게 공부하면 합격할 것 같았다. 그리고 필자의 머리도 나쁘지 않으므로 충분하리라 믿었다. 그러나 직장 생활을 하는 중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 공부하겠다는 결심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그러니 시험장에서는 후회만 하다가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인생에서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났었다. 그것은 어떤 일을 도전하든 간에 장거리 경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시작부터 마칠 때까지의 시간을 보면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 그러므로 그 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에, 현재의 작은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경향이 크다. 그런 것은 인생을 통틀어 계속 이어졌으며 지금도 그런 습관이 남아있다. 결론적으로 인생에서 이루고자 하는 일은 장거리 경주가 아니었다. 성공은 장거리 경주처럼 보이지만 단거리 경주였다.

필자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었을 때, 언제 취득할 것인가의 목표를 세웠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계획했어야 했다. 그리고 작게 나눈 목표를 성공시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야 했다. 어떤 시간에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를 설계하고 내 몸의 습관으로 만들어서 자동으로 공부하도록 해야 했다. 하지만 무작정 장거리 경주라고만 생각해서, 바로 눈앞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계획이 없었다. 눈앞에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면 필자는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The One Thing》의 저자 게리 켈러는 이렇게 말했다.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성공은 끊임없이 훈련해야 하는 마라톤 경기가 아니다. 성과를 올리기 위해 언제나 절제된 행동만 하면 되고, 모든 면에서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사실 성공은 단거리 경주다. 건전한 습관이 자리 잡을 때까지만 자신을 훈련해 달리는 단거리 전력 질주인 셈이다.”

우리가 장거리라고 생각하는 인생과 우리의 목표는 결코 장거리가 아니다. 시간은 길게 지나가지 않는다. 우리 목표를 위한 시간은 작은 단위로 지나가는데 우리가 알지 못할 뿐이다. 오랜 시간 일하고 노력한다고 해서 목표를 이루고 인생에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과 이루고자 하는 목표의 중간 목표를 위해 전력투구하는 것을 반복할 때 성공한 인생을 누릴 수 있다.

인생은 하나의 장거리 경주가 아니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여러 개의 단거리 경주다. 그 단거리 경주는 다른 사람과 하는 경주가 아니다. 현재의 나와, 목표에 도전해 이루기 위해 전력 질주하는 나의 경주다. 그것을 인식하면 큰 목표를 나눈 작은 목표에 전력을 다할 수 있다. 지난 2022년을 장거리로 보았다면 2023년은 여러 개의 단거리로 본다면 더욱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