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에이아이(Open AI)가 지난해 12월 1일 공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 ‘챗GPT(ChatGPT)’가 장안의 화제다. 대화형 인공지능인 ChatGPT는 Chat와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GPT)의 합성어이다.

ChatGPT는 Open AI에서 만든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인 ‘GPT-3.5’ 언어 기술을 사용하는데 단어를 사용하는 검색엔진과 달리 ‘문장을 통해 질문을 주고받는 대화형 인공지능’이다. 시장에서는 구글로 대표되는 검색시장을 끝장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hatGPT의 등장에 언론계는 물론 교육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언론계에서는 그동안 예상해왔던 기사 작성에 당장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반기는 추세고, 교육계의 경우 학생들은 레포트 작성 등 숙제에 이용할 수 있으며, 만물박사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교수 연구자들은 논문 작성뿐만 아니라 자료 검색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반기는 분위기다.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의 비약적 발전을 목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 싱귤레러티(singularity: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넘어서는 시기)를 2045년으로 예상했는데 지금 기조대로 간다면 훨씬 앞당겨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ChatGPT와 교육 관련 대화를 시도해 봤다. 먼저 미래교육에 대해 물었다. “교육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전제를 달면서 여러 다양한 요소 중 주로 기술, 사회적 변화, 정치적 결정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점을 밝히고 있다. 또한 “미래에는 온라인 교육과 블랜디드 러닝이 더욱 확산될 것이고 기술의 중요성이 늘어날 것이며, 좀 더 개별화되고 자기주도적 학습으로의 이행이 급속도로 진전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코비드19로 온라인교육과 원격교육이 대세가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교육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학 혁신과 관련해 ChatGPT와의 대화를 이어갔다. 먼저 21세기 대학 혁신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했다. ChatGPT는 대학 혁신의 주요 트렌드로 온라인 학습(Online learning), 블랜디드 학습(Blended learning), 개별화 학습(Personalized learning), 역량기반 학습(Competency-based education), 협동 학습(Collaborative learning)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대학 혁신의 장애요인에 대해 질문했다. 한정된 자원(Limited resources), 변화에 저항(Resistance to change), 불충분한 연수(Inadequate training), 기술에의 제한된 접근(Limited access to technology), 사적 정보 보호(Privacy concerns) 등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세심한 계획과 배려를 통해 이런 도전들이 능히 극복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더 진전된 질문도 던져봤다. 이 중에서 최대 장애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건넸다. ChatGPT는 한 가지로 특정하긴 어렵지만 ‘변화에 대한 저항(the resistance to change)’을 꼽았다. ChatGPT는 교육자들의 저항을 혁신의 가장 큰 장애로 답했다. 그 이유로 교육자들은 새로운 기술이나 교수 방법에 익숙하지 않고, 이 때문에 자칫 자신들의 직업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으며, 그리고 익숙한 기존 방식을 고집하려는 자세를 들었다.

그러면서 변화에 대한 저항을 극복하고 성공적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관련 교수 연수를 지속적으로 시행해 보다 기술구사에 편안함을 제공해야 할 것이며, 이런 변화들이 궁극에 가서는 모든 이들에게 이득이 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알려줘야 함을 상기시키고 있다.

놀랍게도 ChatGPT는 여러 우문(愚問)에도 현답(賢答)을 막힘없이 해냈다. ChatGPT를 경험한 사람들의 공통적 견해는 아직 보완할 점이 있지만 그 자체로서 훌륭하며 당장 실무에 적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한다.

ChatGPT가 “오랫동안 끊임없이 생각하며 얻은 통찰력을 가지고, 어떠한 편견 없이 가르침을 던지는 현자(賢者) 같다”면서 이미 인간을 넘어서는 경지에 도달한 것은 아닌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던 한 블로거의 모습이 떠오른다.

ChatGPT의 등장으로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왔음을 느끼게 됐다. 더 이상 미래 문제가 아니라 현실 문제가 된 것이다. 인공지능이 우리네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먼저 언론계나 교육계 반응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생각을 송두리째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변화를 겪고 있다. 조용하지만 거세게 몰아닥치는 도도한 변화의 흐름에 첫 번째 희생양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호기심 반 두려움 반’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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